도심에서 즐기는 클래식의 선율 … 눈과 귀에 이어 입까지 즐겁다
매달 셋째 주 오전 11시 영등포아트홀에서는 수준 높은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온다. 귀에 익은 음악에 흠뻑 빠진 관객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음악에 매료될 때 쯤,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서희태씨가 관객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정감있는 해설과 질문으로 폭넓은 클래식 음악 세계를 선보인다. 한 손엔 커피를 들고 우아한 포스로 음악을 듣는 이들은 브런치 문화를 즐기려고 나온 주부들.
오전 11시를 전후로 시작되는 브런치 콘서트부터 점심을 먹으면서 즐기는 런치 콘서트까지 낮 시간대를 이용한 브런치 문화가 진화하고 있다.
주부들의 황금시간을 잡아라!
영등포아트홀의 ‘오감만족!! 영등포아트홀 11시 콘서트’는 주부들을 위해 마련된 브런치와 함께하는 휴식 같은 콘서트다. 주부들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오전 11시에 공연하고 빵과 커피, 과자 등 간단한 요깃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친구의 추천으로 함께 참여하게 된 주부 김미정씨(39·신정동)는 “흐트러지기 쉬운 오전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어 만족한다”며 “평상시 접하기 어려운 오페라도 감상하니 풍요로운 느낌도 들고 에너지가 생긴다”고 전한다.
9월 10일 열리는 세 번째 공연은 MBC 인기드라마 ‘베토벤바이러스’의 음악감독으로 널리 알려진 지휘자 서희태와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중심이 되어 오페라 콘서트 "사랑의 묘약"을 선보이며 다음 달에는 "아카펠라로 만나는 가을의 낭만"으로 관객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입장권은 만원(아동 5,000원)으로 인터파크, 옥션티켓에서 구입할 수 있고 현장예매는 잔여분에 한하여 당일 구매 가능하다.
(문의:2670-3128)
마포문화재단은 브런치 토크 콘서트 ''11시에 만나는 모닝 카페''를 9월부터 공연한다. 11월까지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삶의 행복''이라는 주제 아래 영화 평론가 유지나, 해금 연주자 꽃별, 설치미술가 한젬마 등이 출연한다. 콘서트는 10월5일, 11월9일, 11월30일로 이어질 예정이다. 콘서트 전에 커피와 쿠키가 제공되며 티켓은 1만5천원.
(문의: 3274-8600)
12월 말까지 매주 화·수요일 낮 12시 30분에 구로아트밸리에서 공연하는 ''소화제 콘서트''외에 예술의전당에서 매월 둘째 주 목요일 ''11시 콘서트'', 국립중앙박물관의 9월 16일, 10월 12일 ''아침 11시 콘서트''가 준비되어 있다.
한편, 브런치 영화와 모닝 연극도 있다. CGV에서는 영화 관람과 함께 팝콘과 커피가 무료로 제공되는 ‘미즈 시네마 데이’ 행사를 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1544-1122)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는 연극열전 시리즈의 하나인 ‘경남 창녕군 길곡면(연출 류주연)’을 9월19일까지 화.수요일 오전 11시에 공연한다.
(문의: 766-6007)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우리 지역 주부들, 브런치 문화를 말하다
오전 11시에 문을 여는 브런치 카페에 들어가려면 하루 전 예약은 필수, 예약을 못했다면 적어도 한 시간 전에는 들어서야 넉넉히 즐길 수 있다. 그만큼 요즘의 브런치 문화가 유행을 넘어서 다양한 형태로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증거. 브런치와 함께 정보공유의 장을 갖거나, 자기 계발을 하거나 예술과 함께하는 브런치를 즐기는 이들의 중심에 주부가 있다. 주부들이기에 얕고 넓기만 하다고 생각하면 오산. 이제는 브런치가 소모성의 형식적인 ‘끼니’를 벗어나 일상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목적 없는 모임은 ‘NO''
주부들은 브런치를 즐기면서 무슨 대화를 할까? 당연 화제의 제1번은 ‘교육’, 그 뒤를 이어 학원과 학교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번이라도 모임에 빠지게 되면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을 잡을 수 없어요. 학교 숙제부터 친구 만들어주기, 심지어 선생님과의 관계까지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브런치를 통해 알 수 있어요” 초등 3학년 아들을 둔 김미희(42·신정동) 주부의 말이다.
모임이 여기저기 있다 보니 테이블 너머로 흘러나오는 수다까지도 레이더망을 세운다는 이진실 주부(37·신정동), “아이가 1학년에 입학하고 보니 모든 정보에 관심이 많아지니 혹 모르는 것이 더 있을까 옆 테이블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덧붙인다. 이야기꺼리는 학교 밖을 넘어 문화, 연예계 비화, 경제, 주식은 물론 정치까지 종횡무진하다.
아이가 달랑 하나라면 모임이 한 두 개 정도로 끝나지만 둘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모임 날짜만으로 일주일 스케줄이 빡빡해지는 것이 현실. “아이가 셋이다 보니 정기적인 모임만으로 일주일이 훌쩍 지나가버린다”는 주부 김채연씨(47·목동), “대다수의 사람들이 낮 시간대 음식점에 주부들만 모여 수다를 떤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엄마들이 주는 정보가 제일 도움이 많이 된다”며 “시간낭비·돈 낭비라는 생각보다 얻는 정보가 더 많다”고 말한다.
브런치로 모이기 좋은 장소
그럼, 우리 지역에서 브런치로 가장 모이기 좋은 장소는 어디일까? 주부 김소라 주부는 “좀 넓직해야 목소리가 다소 높아지더라고 옆에서 눈치를 주지 않고, 오랫동안 앉아있어도 주인이 오가지 않는 곳이 브런치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장소”라 소개한다.
목동지역에서 김소라 주부가 추천하는 브런치는 ‘애슐리’. 하루 전 예약은 필수. 가격은 9,900원. 씨푸드 레스토랑 쿠마라는 오전 9시 반부터 문을 연다. 부가세 포함 9,900원. 투썸플레이스는 목동 엄마들의 주요 아지트, 샌드위치나 케이크와 함께 커피가 주 인기 메뉴. 현대백화점 지하 1층 세시셀라에서는 와플 브런치와 팬케잌 브런치를 만오천원에, 파리공원 앞 현대증권빌딩 1층에 있는 브런치 카페 네모아이에서는 샌드위치, 샐러드, 토스트를 먹을 수 있다. 커피와 함께 브런치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는 엔젤리너스 외에 로티보이, 탐앤탐스, 커피빈 등에서 모닝세트를 즐길 수 있다.
꼭 양식으로 먹어야 브런치인가? 한정식으로 즐기는 브런치도 인기다. 신정동 센트럴프라자 2층의 ‘담소정’은 점심특선 1인 12,000원, ‘토기장이’는 1만2천원, 1만7천원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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