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안산 다문화합창단
노래로 한국을 배우고 꿈과 희망 느껴요
5-7세 다문화 어린이로 구성, 다문화합창대회에서 금상 수상
지난 5월 30일 남산 국악당은 박수갈채와 환호로 가득했다. 각국 전통 의상을 입은 안산 브라보 어린이 합창단의 맑고 고운 소리는 국악당을 가득 메우며 평화와 화합을 보여 준 감동의 무대였다. 시립선부어린이집 다문화합창단, 안산소년소녀합창단, 원곡초등학교 학생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합창단은 전국 다문화가정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제1회 전국 다문화 어린이 합창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당당하게 금의환양 하였다.
앙증맞은 율동과 노래로 관객 사로잡아
합창대회에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5-7세의 다문화어린이 합창단. 특히 시립선부어린이집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앙증맞은 율동과 노래로 관객은 물론 행사관계자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합창단 맨 앞에 서서 작고 동그란 입술을 움직이며 열심히 노래를 따라 부르는 이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환호했다. 대회 시작 전 서둘러(?)만들어진 팀이라고 볼 수 없는 노래실력과 무대 매너는 두고두고 회자 되었다고 한다. 연습 시간에 가만히 서 있지 않고 자꾸 뒤에 있는 언니들을 바라봐 은근히 걱정이 되던 5살 막내는 관객석을 똑바로 보며 의젓하게 노래를 불러 관계자를 안심 시켰다.
부끄럼 많던 아이, 노래로 명랑소녀 되다
다문화 합창단 연습실은 시립 선부어린이집 강당. 일주일에 두 번 (수요일, 금요일)모여 연습한다. 강당에 도착하니 5-7세의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 11명이 정민아 지휘자의 손동작에 맞춰 ‘도는 하얀 도화지~’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휘자의 손 움직임이 커지면 소리를 크게 하고, 작게 하면서 제법 합창단으로 면모를 보였다. 지휘자는 아이들에게 노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 이론을 수업하기도 한다. 합창단의 최고 연장자 김윤재(7세)는 자기가 좋아하는 ‘앞으로’는 언제 부르냐며 지휘자를 재촉한다. 부끄럼을 잘 타 선생님과 눈도 잘 마주치지 않던 김민주(6세)는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밝고 명랑한 꼬마가 되었다. 정민아씨는 다문화합창단 제의를 받았을 때 조금 망설였다고 한다. 안산소년소녀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는 그녀는 ‘내국인 아이들과 다문화 어린이들이 잘 융합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아이들은 너무나 쉽게 잘 어울렸다. 어른의 선입견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들은 평소에는 각자 연습실에서 연습 한 후 매주 토요일 안산 문예당 연습실에 모여 화음을 맞춘다. 요즘에는 10월에 와 스타디움에서 있을 어울림 한마당을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
사랑과 평화의 노래
안산 다문화합창단이 결성 된 것은 대회가 있기 바로 전. 외국인주민센터 이선희 계장은 다문화 어린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한국 사회에 어울리기에 합창이 적합하다고 생각 되었다. 그래서 지역 내 다문화 아이들의 엄마를 만나 합창단 가입을 권유했다. 처음엔 아이들이 매체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 합창단을 살갑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들이 합창단 언니, 오빠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교류하는 모습을 보고 반응이 변했다.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아이를 본 엄마는 그 동안 겪은 고생이 생각나는지 눈물을 쏟기까지 했다. ‘우리가 부르는 노래는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 우리가 부르는 노래는 평화를 전하는 노래~ ’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가 꿈과 희망이 되어 멀리 멀리 퍼져간다.
남양숙 리포터 rightnam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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