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이름 찾기 프로젝트
함께 만들고, 함께 놀고, 함께 봉사하고...패밀리가 떴다!
패밀리데이 지정, 가정헌법 만들기 등 가족의 의미 되새길 수 있는 프로그램 다양해
SBS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이혼, 재혼 세대, 동성연애자 등 다양한 형태로 공존하는 가족이 등장한다.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난 오늘의 가족은 혼돈의 길목에 서 있다. 과도기랄 수 있는 지금, 드라마 속 그들은 그렇게 어우러져 살면서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준다. 가족의 이름 찾기 키워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서로의 마음을 만지는 의사소통, 가족문화의 힘을 빌어~
서로를 인정하고 포용하면서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할 때 그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가족이다. 가족 갈등의 대부분은 서로의 욕구가 충돌되면서 발생한다. 이런 부부갈등이 결국엔 자녀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남편의 경우 아내가 아침밥을 차려주는 게 자신에 대한 존중이라 생각한다면 아내는 자신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게 존중의 의미. 자신의 욕구, 마음을 잘 표현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자녀들에게도 마찬가지. “우리나라 부모자녀 관계에선 공격적이거나 윽박지르는 말투가 참 많은 편이죠. 자녀와의 원만한 대화를 위해선 말투는 물론 아이가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줘야 합니다.” 더 이상 가족만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 “가족상담이나 자녀와의 대화법, 가족인문학강좌 등을 활용하거나 부모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옥자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은 조언했다.
해체되고, 복잡다양해지는 가족, 그 가족의 문화를 잘 회복해보자는 의미에서 ‘패밀리데이(Family Day)’도 만들어졌다. 여성가족부는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지정해 기업, 학교, 학원, 지역사회 등이 협력해 이날만큼은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여건과 문화를 마련하고 있다. 이런 문화적인 자원이 가족관계 증진에 제 몫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대가 무너졌을 때 알게 모르게 받았던 아이들의 마음의 상처가 ‘가족과 함께’라는 활동을 통해 치유되기도 한다.
매주말 대가족나들이, 가족 블로그 운영…우리 가족이 사는 법
천천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정미씨 가족은 매주말마다 미술관이다, 수목원이다 체험학습에 나선다. 친정부모님, 언니네 가족 등 9명 이상의 대식구와 늘 함께다. 김정미씨는 “가족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떻게든 일요일을 지키려고 한다. 시부모님들까지 합세해 여행을 다녀온 적도 많다”고 했다. 시어머님과 친정엄마의 관계는 친자매 이상, 친정엄마가 시댁으로 일주일동안 휴가를 다녀오기도 했단다. 문화의 공유는 초3, 유치원생인 두 자녀를 긍정적인 아이로 만들어줬다. 아이와의 추억만들기에 노력하는 남편은 항상 아이와의 대화에 귀를 기울인다. “조금만 일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희생한다면, 그보다 더한 가족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김정미씨는 조언한다.
주부 김연선씨(권선동)는 가족 블로그를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부모님과 8남매, 그 밑의 자녀들까지 40여명에 가까운 가족들이 블로그를 통해 근황을 전하고, 소식을 나눈다. 회비도 걷어 가족의 이름으로 입학, 졸업, 경조사비를 챙긴다. 전화나 휴대폰 문자보다는 블로그로 모임을 공지하는 것이 훨씬 빠르다. “지금 군인, 대학생이 된 아이들이 어릴 적에 시작했으니까 꽤 오래 됐죠... 덕분에 아이들이 컴퓨터도 빨리 다루게 됐어요.” 올해 78세인 친정아버지도 동참하시겠다며 진작부터 마을회관에서 컴퓨터를 배우기도 했다. 가족블로그라는 잦은 대화의 창구는 아이들과의 소통에도 참 많은 도움을 줬다. 김씨는 사춘기 자녀들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터놓았다. 이미 컴퓨터란 매체에 서로 익숙해있다 보니 엄마의 편지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이제는 김씨의 자녀들이 사춘기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이모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딸이 지금도 나를 다른 엄마들에 비해 신세대라고 한다. 주변에 가족 블로그 운영을 적극 권해주고 싶다”며 김연선씨는 즐거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가(家)족→가(加)족으로의 변화, 건강가족문화의 대물림
함께 즐기고, 함께 만들고, 함께 맛보며, 함께 떠나는 활동들은 ‘가족의 이름’을 강하게 각인시켜준다. 글자카드나 그림카드를 활용한 끝말잇기, 할아버지·할머니께 편지쓰기, 가족 연락망 만들기, 요리하기 등은 집에서도 가볍게 해볼 만한 활동이다. 가족 모자이크, 가족 티셔츠 만들기와 같은 미술활동, 우리가족 난타놀이와 같은 음악활동은 아기자기한 즐거움도 전해준다. 그 옛날 아빠엄마 세대가 즐겨했던 전래놀이나 가족월드컵은 산책길에 해볼 수 있는 활동, 이외에 가족이 함께 해서 좋은 나들이코스를 짜보는 것도 좋다.(패밀리데이를 즐기는 101가지 방법 참조-www.familynet.or.kr)
당장엔 패밀리데이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활용해볼 수 있다. 9번째 패밀리데이 프로그램으로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http://suwon.familynet.or.kr)에서는 15일, 오후 5시부터 우리의 춤과 소리 ‘연풍예술제’를 준비했다. 10월엔 화성행궁-화성밟기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 센터장은 “확장되어가는 가족의 개념을 공유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家)족이 아닌 가(加)족으로 살아가는 건강한 정신을 물려줘야 한다는 것. 가족품앗이로 각 가족이 가진 달란트를 서로 나누고, 다른 가정의 자녀를 보살피는 가족품앗이, 자아존중감은 물론 아이들에게 내 가족의 소중함도 함께 느끼게 하는 가족봉사단도 추천한다.
처음엔 어렵고 어색할지라도 시도하는 일을 멈추지 말자. 김정미씨의 가족문화는 시아버님때부터, 아니면 그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자상하게 가족을 챙기고, 많이 놀러 다녔던 기억을 더듬으며 남편도 아이들에게 똑같이 하고 있다. 몸에 밴 건강한 가족문화의 대물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소중한 가보(家寶)다.
도움말 및 사진제공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Tip. 가정헌법 만들기
1. 제목만들기: 각 가족만의 특성이 담긴 고유한 가정헌법 제목을 만든다.
(예) 레인보우 가정헌법, 행복지킴이 가정헌법, OO네 가정헌법 등
2. 가정헌법 내용 작성: 실제 실천할 가정헌법 내용을 가족들과 상의하여 결정. 핵심가치, 금해야 할 행동, 나들이·봉사활동 정도, 각자의 다짐 등을 적는다.
3. 가족사진 준비: 가정헌법 작성 시 가족들과 기념사진 촬영, 준비
4. 가정헌법 및 사진 등록: 작성된 가정헌법의 내용과 가족사진을 법무부 법질서캠페인 사이트(www.lawnorder.go.kr)에 등록
5. 법무부 인증 가정헌법 이미지 제작: 해당사이트에서 일주일 이내 다운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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