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공신을 찾아서

서울과학영재학교 합격, 김한성(불곡중 3) 군

지역내일 2010-09-08

전교1등 비결이요? 꼼꼼히 노력한 바느질 땀과 같은 것!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적당히 마른 군살 없는 몸매… 한성 군과 처음 대면했을 때 준수한 외모에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지만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자 쑥스러움에 얼굴을 붉히고 표현력이 다소 서툰 그저 평범한 우리주변의 학생임을 확인시켜 줘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어려서부터 생활주변의 과학 원리에 관심이 많았고, 비가 왜 오는지, 물의 파동이 왜 생기는지 그다지 궁금할 것 같지 않은 자연현상에 호기심을 보였던 아이. 학교에 들어가서도 다들 싫어하는 과학과 수학이 이유 없이 좋았다고 말하는 아이. 오늘의 주인공 김한성군이 밝히는 공부의 동기다. 

“공부는 과일과 같아요. 익을 때까지 열심히 하는 거죠”
지금껏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거의 없는 학생, 서울과학영재학교(전 서울과학고)에 당당히 합격한 수재, 다수의 과학 올림피아드에서 거머쥔 화려한 수상경력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성 군에게 얻을 수 있었던 공부의 비결은 아주 단순하고 명백한 진리인 성실성이었다. 오히려 대답을 듣고 나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 타고 난 영재가 노력 없이 일군 결과가 아니라 ‘무수한 시간’, ‘엉덩이의 힘’이 지금의 한성 군을 평범에서 비범으로 만든 비결이었음을 알게 해줬기 때문.
“사실 아이큐도 그다지 높지 않고, 그저 평범해요. 아빠나 엄마가 이과 계통이었던 것이 저한테 조금 영향을 주었던 것 같아요.”
전교 1등은 수학과 과학만 잘해서 되는 것은 아닐 터. 전 영역에서 고르게 잘해야 얻을 수 있는 타이틀임을 감안할 때 비결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성격자체가 맘에 들 때까지 완벽하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에요. 엄마가 학교에 갔는데 누군가 가사실습 바느질을 꼼꼼히 해놓아 눈에 띄었대요. 그런데 뒤의 이름을 살펴보니 저였다며 놀라시더라고요.(웃음)”  

평범한 하루 일과, 학원은 중3때 잠깐…취미는 자전거 타기
성실성 외에 뭔가 공부의 특별한 비법이 숨어있을 것 같아 한성군의 하루 일과나 공부 방법을 묻자 다소 평범한 대답이 돌아온다.
“대개 오전 7시 55분쯤 일어나 밥 먹고, 학교 가서 오후 4시쯤 돌아오면 수학, 과학 공부 좀 하고 저녁 먹고, 학교 숙제하고, 책 좀 읽고, 12시 반이나 1시쯤 자요. 비교적 잠은 충분히 자는 편이죠.”
그럼 컴퓨터 게임은 언제 하느냐고 반문하자, 재미없어 잘 안 한단다. 가끔 머리가 복잡할 땐 탄천에 나가 자전거 타는 게 재미있고 좋다는 ‘엄친아’다운 대답이 돌아올 뿐.
제일 싫어하는 과목을 묻자, 망설임 없이 ‘국어’라고 답한다.
“시험 공부할 때 국어 먼저하고, 또 시간 할애도 제일 많은데 꼭 한두 개씩은 틀려요.”
보통 2주 전부터 시험공부에 들어가는데 사회 이틀, 수학·과학 하루 공부하면 국어는 3일을 붙들고 공부 한단다. 공부방법을 묻자.
“교과서 읽고, 선생님 필기해주신 것 보고, 문제집 풀면서 해요.” 국어가 어려운 학생답게 단답형의 대답이 나오는 한성 군.

학교 내신으로 다진 실력이 과학고 합격의 비결
내친김에 학과와 내신관리를 묻자, 예습복습을 따로 하지는 않지만 학교숙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습이 된단다. 물론 학원 도움을 받아본 일은 거의 없다. 최대의 숙적인 ‘음·미·체’는 잘하지는 않지만 최대한 열심히 노력 하는 편. 예를 들면 위의 가사 실습처럼.
이쯤에서 처음부터 아껴둔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내년 입학을 앞둔 서울과학영재학교의 합격비결을 물었다.
“학교에서 내신위주로 공부하면 공부습관이 생기고, 그게 다져져 실력이 되니 공부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원래 과학을 좋아해 어려서부터 관련 책도 읽고 관심을 놓지 않았던 것이 비결인 것 같아요.”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찾으면 애써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하게 된다는 원리. 누구는 축구에, 누구는 미술에, 누구는 음악에 꽂힌 것처럼 한성군은 그렇게 과학에 꽂혔던 것.
“중2 때 과학고에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그때부터 준비했어요. 학원도 중3 봄에야 잠깐 다녔고요. 제가 원하는 목표가 있고 좋아서 공부하니 남들보다 짧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결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하고 싶고,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셨던 부모님께 감사하죠.” 
앞으로 한성군의 목표는 서울대 생명공학과에 진학해 공부하고 또 불치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사람이다. 자신의 진로 또한 분명하게 설정하고 있는 한성군에게서 이미 늠름한 과학자의 모습을 엿보았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Tip 김한성군이 밝히는 공신의 비결!
-좋아하는 분야와 관련해 독서와 체험 등 기본 바탕을 어려서부터 많이 갖는다.
-잠을 충분히 자야 수업에 집중도가 높아지고 공부 효율도 높다.
-무리하게 학원에 다녀 체력을 낭비하기보다 학교 공부와 내신에 집중한다.
-공부에 지칠 때 음악을 듣거나 운동을 해주면서 정서와 신체단련에 도움을 얻는다.
-조급해 하거나 마음이 불안하면 쉽게 지친다. 멀리 보고 지금 당장의 성적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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