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동네에서 숨겨진 맛을 찾았다. 천안시 동남구 구성동 신성 미소지움 아파트 정문 맞은편 골목을 조금만 들어서면 “미누네 박속낙지탕 칼국수” 집이 한눈에 들어온다. 연포탕은 아는데 손님을 맞이하는 강명일 사장님에게 염치불구하고 물어보았다. ‘박속낙지탕’은 어떤 것이고 어떤 맛이냐고.
정갈하고 깔끔한 밑반찬
미누내 박속낙지탕칼국수의 밑반찬은 정갈하고 깔끔하여 절로 젓가락이 나가게 한다. 계절에 따라서 조금씩 변화는 있으나 취나물, 가지, 머위대, 두릅 순, 방풍나물, 고들빼기 등 주로 약용식물을 나물재료로 한다.
리포터기 맛을 본 것은 취나물, 고사리, 머위대, 겉절이였다. 취나물의 향이 어쩌면 그대로 살아있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취나물에 들깨 가루를 약간 섞어서 소금 간으로 무쳤는데 도시 사람들이 맛보기에는 마치 자연의 쉼터 안에서 맛보는 기분이 가득하다. 입안에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것이 들깨와의 만남도 서로 잘 살려준다.
고사리는 슴슴하니 보드랍게 국물도 없이 독특하게 볶아내셨다. 언제나 먹어도 좋은 고사리를 편하게 볶아내서 잘근잘근 씹히는 맛이 아주 일품이다. 머위대는 아삭아삭 삶아서 약간의 된장을 섞어 무친 것이 어렸을 적 시골 마당의 평상에서 먹던 저녁반찬생각이 절로난다. 겉절이는 잎이 파란 겉절이 배추로 금방 무쳐서 내놓는데 먹음직스럽다. 맛이 달고 젓갈냄새가 나는 듯 마는듯하면서 매콤하다.
낙지와 박의 은근하면서 진한 속궁합의 맛, 박속낙지탕
전체적으로 밑반찬을 다 먹고 나니 탕이 나왔다. 박 속에 들어간 싱싱한 낙지 탕이다. 낙지 탕은 옛날부터 선조들이 선호하는 보양식 중 하나였다. 강명일 사장은 “낙지는 기진한 소도 일으킨다는 이야기처럼 낙지가 박 속을 만나면서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맛과 영양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골육수에 기본육수와 미나리, 파, 버섯, 조개, 그리고 박의 속을 무 대신 썰어 넣고 끓인다. 사장이 뜨거운 육수에 살아있는 낙지를 직접 넣어준다. 꿈틀거리는 낙지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곁들어 조그마한 세발낙지가 함께 어울린다. 뜨거운 국물 속에서 익혀가는 낙지를 금방 건져서 고추냉이를 곁들인 장에 찍어 먹으니 금방 꼴딱꼴딱 잘도 넘어간다. 애교로 들어가는 무안 세발낙지는 부드럽게 씹히며 넘어가고 무안낙지는 입안에 가득 차며 잘근잘근 부드럽게 씹혀 넘어간다.
낙지를 다 먹고 나서 국물과 함께 야채와 박 속을 건져먹는다. 무도, 감자도 아닌 박속은 처음 먹어본다. 약간 사각 씹히며 무보다 더 부드럽다.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담백한 맛이다. 야채와 박 속에 의해 시원한 맛이 낙지가 들어가 더욱 깊은 맛을 느끼게 한다. 사장님의 배려로 전복 몇 개가 같이 들어가니 말이 필요 없다.
국물을 어느 정도 먹고 나면 칼국수 면을 넣어먹는데 겉절이에 먹는 것이 궁합이 아주 제대로 맞아 떨어진다. 맛도 있지만 보양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인지 맛이 더한다.
병어회
바로 옆 테이블에 오랜 단골부부가 병어회를 시킨다. 병어는 전라도에서는 자주 먹는 것으로 충청도에서는 별로 즐겨먹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양파, 당근, 참나물, 청양고추를 넣고 먹는 것이 새콤달콤하고 병어만이 낼 수 있는 맛이다. 사장은 이 병어요리를 남성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였다.
강명일 사장은 전남 부안에서 천안으로 시집와 27년을 살았다고 한다. 그동안 다른 사업도 해보고 사회활동도 하다가 2004년 4월 이곳에 미누내 박속낙지탕을 개업하였다. 고향인 부안에서 친정어머니가 32년 동안 한정식 식당을 운영하신 것을 옆에서 보고 자랐는데, 막상 식당을 열고 보니 어깨 너머 배운 어머니 솜씨가 나오더라고 한다. 리포터가 보기에 철저히 준비된 음식점 사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발낙지와 낙지, 야채까지 거의 모든 재료는 무안에서 공수된다. 무안의 세발낙지를 이곳 천안에서 사장님 솜씨로 맛을 보니 정말 속이 개운하다. 반찬도 계속 먹혀서 미안할 정도지만 친절한 사장님의 배려로 몇 번씩이나 더 먹었다.
열심히도 했지만 고객들이 좋아하고 꾸준히 찾아주어서 처음에는 임대로 시작한 것을 매입, 본인 소유로 만든 강 사장. “앞으로 좀 더 시간이 지난 뒤 이 장소에 청소년 쉼터를 세워서 얼룩진 어린 영혼들의 상처를 함께 껴안고 치유하며 살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했다.
구성동 미소지음 아파트 맞은 편 골목 안. 041-555-1984
조명옥 리포터 mojo7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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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하고 깔끔한 밑반찬
미누내 박속낙지탕칼국수의 밑반찬은 정갈하고 깔끔하여 절로 젓가락이 나가게 한다. 계절에 따라서 조금씩 변화는 있으나 취나물, 가지, 머위대, 두릅 순, 방풍나물, 고들빼기 등 주로 약용식물을 나물재료로 한다.
리포터기 맛을 본 것은 취나물, 고사리, 머위대, 겉절이였다. 취나물의 향이 어쩌면 그대로 살아있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취나물에 들깨 가루를 약간 섞어서 소금 간으로 무쳤는데 도시 사람들이 맛보기에는 마치 자연의 쉼터 안에서 맛보는 기분이 가득하다. 입안에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것이 들깨와의 만남도 서로 잘 살려준다.
고사리는 슴슴하니 보드랍게 국물도 없이 독특하게 볶아내셨다. 언제나 먹어도 좋은 고사리를 편하게 볶아내서 잘근잘근 씹히는 맛이 아주 일품이다. 머위대는 아삭아삭 삶아서 약간의 된장을 섞어 무친 것이 어렸을 적 시골 마당의 평상에서 먹던 저녁반찬생각이 절로난다. 겉절이는 잎이 파란 겉절이 배추로 금방 무쳐서 내놓는데 먹음직스럽다. 맛이 달고 젓갈냄새가 나는 듯 마는듯하면서 매콤하다.
낙지와 박의 은근하면서 진한 속궁합의 맛, 박속낙지탕
전체적으로 밑반찬을 다 먹고 나니 탕이 나왔다. 박 속에 들어간 싱싱한 낙지 탕이다. 낙지 탕은 옛날부터 선조들이 선호하는 보양식 중 하나였다. 강명일 사장은 “낙지는 기진한 소도 일으킨다는 이야기처럼 낙지가 박 속을 만나면서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맛과 영양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골육수에 기본육수와 미나리, 파, 버섯, 조개, 그리고 박의 속을 무 대신 썰어 넣고 끓인다. 사장이 뜨거운 육수에 살아있는 낙지를 직접 넣어준다. 꿈틀거리는 낙지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곁들어 조그마한 세발낙지가 함께 어울린다. 뜨거운 국물 속에서 익혀가는 낙지를 금방 건져서 고추냉이를 곁들인 장에 찍어 먹으니 금방 꼴딱꼴딱 잘도 넘어간다. 애교로 들어가는 무안 세발낙지는 부드럽게 씹히며 넘어가고 무안낙지는 입안에 가득 차며 잘근잘근 부드럽게 씹혀 넘어간다.
낙지를 다 먹고 나서 국물과 함께 야채와 박 속을 건져먹는다. 무도, 감자도 아닌 박속은 처음 먹어본다. 약간 사각 씹히며 무보다 더 부드럽다.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담백한 맛이다. 야채와 박 속에 의해 시원한 맛이 낙지가 들어가 더욱 깊은 맛을 느끼게 한다. 사장님의 배려로 전복 몇 개가 같이 들어가니 말이 필요 없다.
국물을 어느 정도 먹고 나면 칼국수 면을 넣어먹는데 겉절이에 먹는 것이 궁합이 아주 제대로 맞아 떨어진다. 맛도 있지만 보양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인지 맛이 더한다.
병어회
바로 옆 테이블에 오랜 단골부부가 병어회를 시킨다. 병어는 전라도에서는 자주 먹는 것으로 충청도에서는 별로 즐겨먹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양파, 당근, 참나물, 청양고추를 넣고 먹는 것이 새콤달콤하고 병어만이 낼 수 있는 맛이다. 사장은 이 병어요리를 남성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였다.
강명일 사장은 전남 부안에서 천안으로 시집와 27년을 살았다고 한다. 그동안 다른 사업도 해보고 사회활동도 하다가 2004년 4월 이곳에 미누내 박속낙지탕을 개업하였다. 고향인 부안에서 친정어머니가 32년 동안 한정식 식당을 운영하신 것을 옆에서 보고 자랐는데, 막상 식당을 열고 보니 어깨 너머 배운 어머니 솜씨가 나오더라고 한다. 리포터가 보기에 철저히 준비된 음식점 사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발낙지와 낙지, 야채까지 거의 모든 재료는 무안에서 공수된다. 무안의 세발낙지를 이곳 천안에서 사장님 솜씨로 맛을 보니 정말 속이 개운하다. 반찬도 계속 먹혀서 미안할 정도지만 친절한 사장님의 배려로 몇 번씩이나 더 먹었다.
열심히도 했지만 고객들이 좋아하고 꾸준히 찾아주어서 처음에는 임대로 시작한 것을 매입, 본인 소유로 만든 강 사장. “앞으로 좀 더 시간이 지난 뒤 이 장소에 청소년 쉼터를 세워서 얼룩진 어린 영혼들의 상처를 함께 껴안고 치유하며 살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했다.
구성동 미소지음 아파트 맞은 편 골목 안. 041-555-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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