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뼈다귀 맛을 알아?”
여성들의 골다공증과 자라나는 아이들 성장발육에도 그만이라는 뼈다귀 감자탕. 요즘같이 가만히 있어도 땀 줄줄 흐르는 계절엔 얼큰한 묵은지와 돼지 등뼈 넣고 푹 끓인 ‘묵은지 뼈다귀’탕 하나 시켜놓고 푸짐하게 붙은 고깃살 발라가며 먹는 것도 별미일 터. 후곡마을 학원가에서 10여 년 전 문을 열어 4년 간 뼈다귀맛의 진수를 보여준 박봉환 사장이 6년 전 정발산 일산동구청 맞은편으로 자리를 옮겨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으로 손님을 맞고 있었다.
고기 핏물 빼고 초벌 삶기가 가장 중요해
24시간 연중무휴로 돌아가는 ‘후곡뼈다귀’ 본점. 박봉환 사장은 매일같이 가게에 나와 고기 핏물 빼는 것에서부터 물 갈아주기, 초벌 삶기, 헹구기, 본격 끓이기, 손님상에 내가는 순간까지 그야말로 진두지휘한다. “재료(돼지고기) 자체가 뻣뻣한 육질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70분이면 고기는 다 익거든요. 무슨 말이냐 하면요, 조리 과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지요.” 박 사장은 돼지고기 육질이 아무리 질기다 하더라도 초벌 삶기를 잘하고 과정 순간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조리하면 부드러운 육질의 뼈다귀탕이 탄생한다고 강조한다.
경남 합천 출신인 박 사장은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기도 했지만 젊은 시절 제과제빵을 배우며 터득한 진리를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 단맛을 내는 설탕과 물엿도 그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고 부풀리는 특성을 지닌 베이킹파우더와 이스트도 그 쓰임이 각각 다르다는 것. 그는 좋은 맛을 내는 것은 재료들이 가지는 특성을 잘 파악해 얼마나 잘 배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한다. 그리고 그는 하루에도 열두 번 맛보기를 통해 ‘후곡뼈다귀’만의 맛이 변질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고. 덕분에 오랜만에 찾은 손님들도 늘 변치 않는 깊은 맛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일산동 나윤정 씨는 “몇 년 전에 먹었던 ‘후곡뼈다귀’ 맛을 잊지 못해 일부러 본점까지 찾아왔는데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맛에 반해 배불리 먹었음에도 주말에 먹을 용으로 포장까지 한다”며 웃었다.
일년에 2-3개월은 김장만 해도 부족해
어떤 손님들은 이집 묵은지 뼈다귀탕에 올라가는 김치가 중국산이 아니냐고 간혹 궁금해한다. 그러나 걱정 붙들어 매시길. 절대 아니다. 가게 뒤편이랑 지하에 마련된 창고 두 군데서 매년 11월부터 1월까지 7000포기 정도를 직접 담근다. 트럭이 4대 정도 다녀가고 단기 아르바이트 인원을 불러 하루에 2-300포기를 담근다. 다 담그고 나면 0도에서 3도 정도로 맞춰진 창고 저장고에 보관된다. 직업소개소에도 이 힘들고 고된 작업이 소문이 나서 그 시즌이 되면 인력난에 시달린다고 한다.
대대적인 김장 뿐 아니라 후곡뼈다귀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은 깍두기 담그기, 세 번은 겉절이 담그기, 2번은 우거지 삶기가 진행된다. 깍두기도 박 사장만의 노하우로 새콤달콤 꼬들꼬들 잘 절여진 무가 탄생된다. 맛의 비결은 박 사장이 강조하는 재료의 배합률이다. 이렇게 탄생한 묵은지와 김치들은 손님상에서 뼈다귀탕과 어우러지며 입맛을 돋운다. 특히 칼칼하고 얼큰한 묵은지 뼈다귀탕은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 소 사이즈가 2만 4000원, 중 사이즈 2만 8000원, 대 사이즈 3만 2000원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뼈다귀 전골은 소 사이즈 2만원, 중 사이즈 2만 6000원, 대 사이즈 3만원이다. 양도 결코 적은 양이 아니라서 온가족이 둘러앉아도 대사이즈 하나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후곡뼈다귀에서는 음식을 시키면 우선 멸치육수에 담긴 소면을 내온다. 소면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입안이 금세 담백해진다.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지 않게끔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씀씀이가 돋보인다. 그런 다음 부드러운 육질에 잡내 없는 등뼈를 하나 들고 여기저기 두툼하게 붙은 살을 뜯다보면 하루 동안 받은 스트레스가 스르르 풀린다. 때문에 한번 다녀간 손님은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게 되며, 뼈다귀맛을 아는 매니아도 입소문을 내줄 정도로 맛에 대해서는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여름에 선보이는 별미, 진한 국물의 콩국수
‘후곡뼈다귀’에는 뼈다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동치미 열무국수,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비빔 냉모빌, 그리고 고소하고 진한 국물이 끝내주는 여름 별미 콩국수가 준비돼 있다. 콩국수는 그 국물이 얼마나 진하고 고소한지 박 사장 자신도 감탄하며 먹을 정도. 이 별미 음식들은 한 그릇에 5천원이라 부담 없이 점심이나 야식으로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박 사장은 아이가 있는 젊은 엄마들을 배려해 한쪽에 미끄럼틀이 있는 작은 놀이방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오락기도 설치했다. 집에서 아이 보느라 지친 여성들이여, 여성들에게 특히 좋은 들깨가루와 깻잎이 듬뿍 들어간 뼈다귀탕 한 그릇 먹고 이 더운 날 힘 한 번 내보는 것은 어떨까.
문의 : 031-908-1007
박정은 리포터 mintlady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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