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미용실’ 헤어디자이너 엽성찬 부부

20여년 주민과 함께 해온 작지만 행복한 가게

지역내일 2010-08-09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가는 요즘은 6-70년대에 비해 한 곳에서 오랫동안 가게를 유지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쉽게 가게를 열었다가 생각보다 사업이 되질 않아서 가게를 닫거나 가게가 잘되면
확장을 위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한 곳에서 오랫동안 가게를 한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인데 ‘세대교체 미용실’의 엽성찬 부부는
이상할 정도로 한 곳에서 고집스럽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봉명동에 있는 33㎡ 정도의 작은,
그러나 부부에게는 무엇보다 편안하고 행복한 장소에서 22년째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온양이 고향인 엽성찬씨는 “어린 시절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 직업을 찾던 중
미용실의 네온사인을 보았다”면서 “관심분야는 아니었지만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있었던 것만 믿고 도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전에서 기술을 배울 때도 성실함과 열정으로 남들보다 빠르게 수료했으며
업계에 진출하고도 조금 더 좋은 기술과 많은 경험을 익히기 위해 전국을 다니며 일을 배웠다.
기술자는 말보다 ‘기술’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헤어 기술과 고객 응대법에 대해 공부하고 노력해왔다.
그러다 내 사업장을 갖고자 물색하던 차 여직원이 500여명 되는 여성속옷공장을 발견하고
젊은 여성들이 많은 그곳에서 미용실을 오픈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
주위의 가게를 알아보던 중 친구 어머니가 주인인 지금의 가게를 발견하고 즉시 가게를 얻어
미용실을 시작하게 되었다. 벌써 22년 전의 일이다. 당시 엽 원장의 나이 21세. 이후 22년 동안 한 곳에서 변함없이 일하고 있다.
처음 미용실을 개업했을 때 너무나 바빴다. 부부가 쉴 사이가 없이 일했다.
두 아이들도 같이 미용실에서 지내면서 작은아이는 업고 일을 했다.
그럼에도 남편이 헤어디자이너로 일하고 부인이 보조를 하면서 22년을 한결같이 큰 소리 없이
서로 의지하며 일해 왔다. “주위에서 인정하는 잉꼬부부”라고 웃으며 말했다.
엽성찬 사장은 “부단한 노력과 서로의 사랑 속에서 꾸준히 한 길을 걸어왔다”면서
“지금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후배 헤어디자이너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을 따르다 보니 더러는 기초가 부족하고 깊은 기술 즉, 자기가 느끼고
깨달아 몸에 배인 기술이 부족한 경우도 종종 봅니다.
꾸준한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지요. 긴 시간의 노력과 성실한 자세와 인내만이
이 업계에서 장수하는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그는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아도 작은 미용실이지만 이곳에서 보낸 삶에 후회가 없다”며
“그동안 이곳을 다녀간 많은 고객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재산”이라고 했다.
그래서 좀 더 나이가 들고 그동안 꾸준히 찾아준 고객들도 나이가 들었을 때 한 분 한 분
고객들을 찾아뵙고 아껴주고 사랑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그의 부인은 다른 방식으로 꿈을 꾸고 있다. 그동안의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누어주는 삶을 위해 부인은 지금 사회복지사공부를 하고 있다.
“언제까지 계속할지는 모르지만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늘 한결같은 헤어디자이너로
남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천안 봉명동 태평양 사우나 옆 대로변에 위치. 572-0512
조명옥리포터 mojo7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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