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프라이스(open price), 제대로 알고 있나요?

소비자는 현명한 소비의 계기, 제조업체는 경쟁력 강화 자극제로 작용, 유통업체는 저렴한 상품과 새로운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

지역내일 2010-08-30

 


지난 7월 1일자로 오픈 프라이스제도가 확대 시행된 지 2개월 여.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무엇이며 오픈 프라이스 시행에 따른 대전지역 소비자들의 체감지수, 대전지역의 백화점, 대형유통센터, 동네마켓들의 대응책,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오픈 프라이스의 허와 실을 취재해 보았다. 
오픈 프라이스 제도란?
오픈 프라이스(open price)는 최종 판매업자, 즉 소매업자가 소비자에게 판매할 실제 판매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여 표시하는 제도이다. 기존 권장소비자가격은 제조업체가 판매 가격을 높게 표시한 뒤 실제 판매할 때는 대폭 할인해 주는 것처럼 함으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한 경쟁을 통한 판매 가격의 인하를 목적으로 지식경제부가 시행하고 있는 제도가 오픈 프라이스 제도이다.
오픈 프라이스제도는 제조업체가 제품 겉포장에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상품을 최종적으로 판매하는 유통업체가 판매가격을 확정해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오픈 프라이스제도를 실시한 것은 지난 1997년에 화장품에 적용해 시행했다. 이후 지난 1999년 9월 1일부터 텔레비전, 비디오테이프, 레코더, 세탁기, 오디오, 유선전화기 등 5대 가전제품과 신사·숙녀정장, 아동복, 운동복, 러닝머신, 인라인스케이트, 운동화 등 모두 12개 품목으로 확대했다. 그리고 지난 7월 1일부터는 라면, 빙과류, 과자, 의류 등 247개 품목이 추가돼 모두 270여개 품목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교육원 오장균 박사는 “오픈 프라이스가 시행됨으로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소비자에게는 현명한 소비를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제조업체에게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자극제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그리고 유통업체에게는 저렴한 상품과 새로운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제도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오픈 프라이스 아직은 낯설고 불편하다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확대 시행된 지 2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대전지역 주부들은 아직도 오픈 프라이스가 낯설고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미숙 주부(둔산동·44)-“정가표시가 사라져서 답답한 부분이 있다. 막상 생필품을 구매하면서도 이 가격이 제대로 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분별이 확실하지 않다. 또 전체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기준이 없고 특정 상품만 더 저렴할 경우, 일부러 그 상품을 사기 위해서 다른 마트를 이용한다는 것도 불편할 것 같다. 기존의 정가 표시가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 제도가 정착하기 까지는 다소 불편하고 답답한 기분이 지속될 것 같다.” 
최경숙(관저동·42) 주부-“기존의 방식을 가격표시가 되어 있으면 소비자 입장에서 믿고 살 수 있는데 막상 가격 표시가 사라져서 마트 간에 가격 경쟁이 벌어지면 주부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부지런해져서 시장조사를 해야 할 것 같다.” 
김미량(40·갈마동) 주부-오픈 프라이스제도가 시행되면 업체들간의 가격경쟁을 통해 좋은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내심 기대를 했는데 시행초기라서 그런지 대형할인마트 몇 군데를 돌아다녀봐도 가격이 거의 같다. 특히 신라면의 가격을 유심히 비교해 봤는데 가격이 모두 동일했다. 오픈프라이스의 장점이 아직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픈 프라이스, 체감온도 아직 못느껴
내일신문 리포터들은 지난 21일 대전지역의 백화점-갤러리아(둔산점), 롯데, 세이 등, 대형마트-홈플러스(서대전점), 이마트(둔산점) 등, 하나로마트(서부농협본점), 후생사(도마점), 정림마트(내동롯데점), 뉴한양마트(탄방동) 등을 돌며 가격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된 품목으로는 신라면(5개짜리), 서울우유(1000ml), 월드콘 등 3개 품목이다. 신라면의 경우 최저가격이 2750원에서 최고가격이 3150원으로 400원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신라면 최저가격 판매점은 후생사(도마동)로 평상시엔 3000원의 판매되던 것을 세일기간 동안만 최저가로 판매하고 있었다. 조사에 의하면 신라면을 비롯한 다른 품목들에서도 유통업체마다 약간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오픈 프라이스 시행 전에도 차이를 보였던 것으로 미루어 아직은 오픈 프라이스로 인한 체감지수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체감지수를 느끼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각 유통업체들은 나름대로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들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둔산점)관계자는 “1주일에 3번 정도는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질 좋고 우수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좀 더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7월 오픈 프라이스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경쟁업체와의 우위를 점하고 소비자들에게 최저 가격으로 만족을 주기 위해 더욱 더 긴장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림마트(내동 롯데점) 현진규 점장은 “오픈 프라이스가 확대 시행되면서 고객유치를 위한 전략으로 가격을 좀더 저렴하게 공급하고자 다량구매하는 방식과 생산업자와 직거래를 통해 양질의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동에서 동네 슈퍼마켓을 10년째 운영하고 있다는 이점순 씨는 “매일 한 가지라도 세일품목을 정해 저렴한 가격으로 단골들에게 공급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뱁새가 황새 따라가기는 버거운 형편이다. 오픈프라이스 실시 이후엔 가격 협상력이 있는 업체의 경우에는 구매력이 받쳐주니까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지만 동네 구멍가게는 구매력이 약하기 때문에 가격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소멸되겠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심란하다”고 말했다. 

Tip 오픈프라이제도 이것이 궁금해요
소비자입장에서의 장`단점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소비자 주권을 찾기 위한 본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 규제와 감시를 통해 대형마트 등 강력한 힘을 행사하고 있는 유통업체의 전횡을 막아야 한다.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구매를 위해 소매점 간의 판매가격 비교사이트인 T-Price(http://price.tgate.or.kr)를 통해 가격정보, 용량정보를 적극적으로 탐색해야 한다. 특히, 적극적으로 매장 내 가격표시를 통해 판매가격을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최저가를 검색해서 판매자들이 가격인하 경쟁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서도 가격정보를 구해야 하는 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
장점 
1. 판매업체 간의 가격경쟁으로 소비자에게 저렴한 상품 공급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소비지출을 줄일 수 있다. 
2. 오픈 프라이스 제도는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거나 가격 외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비자를 유인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결정권을 유통업체가 아닌 소비자에게 되돌려준다는 큰 장점이 있다. 
3. 도매업자 간의 납품가 경쟁으로 판매가격이 하락하여 같은 상품이라도 유통업체별로 가격 차이가 나타나 알뜰 소비가 가능해진 진다는 장점도 있다.
단점
1.오픈 프라이스 제도 시행 초기에는 제품 가격의 가이드라인이 없어져 어느 정도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가격 결정권을 둘러싸고 식품·유통업계 사이의 파워게임이 벌어지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3. 가격 결정권이 유통업계로 넘어가면서 구매 파워를 앞세운 대형 마트를 중심으로 식품업체에 가격인하 요구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4. 납품체계에서는 가격 결정권이 완전히 유통업계로 넘어가는 오픈프라이스제가 시장 전반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 대형 식품업체라도 1위 브랜드를 빼고는 PB상품 제조업체로 전락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5. 오픈 프라이스제도는 대형 도매업자, 대형 판매업자들의 담합으로 높은 판매가를 형성할 수 있다. 
대형 유통업자 입장의 장점
장점 
1. 오른 프라이스 제도는 대형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간 파워게임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대형마트가 제조업체보다 상대적 우위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PB 제품 비중을 늘리면서 제조업체에 대한 우위를 강화하기 때문에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대형마트의 납품가 인하 압력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체들이 지금까지 대형마트와 세력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던 조건 중 하나는 일종의 ''하한선'' 역할을 하는 권장소비자 가격의 존재 때문이었다. 그런데 유통업체가 가격을 정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한 쪽의 힘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즉, 대형마트가 가격결정권을 강화할 것이다. 
3. 우리나라 유통시장은 3강 대형마트와 무수히 많은 전통 유통업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대규모 구매를 통해 제조업체에 바잉파워(buying power)를 발휘할 수 있겠지만, 중소 유통업체들은 납품가에서 대형마트에 불리한 조건으로 제품을 구매하게 되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게 될 것이다.
제조업자 입장의 장단점
장점
1. 오픈 프라이스제도 시행으로 제조업자는 가격을 편법으로 인상할 필요가 없어지고,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길어져 업체의 비능률적인 요소가 제거할 수 있으며, 제품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없앨 수 있고, 유통업체 간의 경쟁을 촉진시켜 상품가격이 전반적으로 낮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2.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확대 시행되는 과자·아이스크림·빙과류 등 가공식품 가격을 최고 70% 넘게 올릴 수 있었다. 이는 오픈 프라이스제도 시행으로 가격 결정권이 유통업체로 넘어가면 납품 단가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 빙과·제과업체가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단점
오픈 프라이스 제도는 대형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간 파워게임이 영향을 미쳐 대규모 구매를 통해 제조업체에 바잉파워(buying power)를 발휘할 수 있어 제조업체에 대한 우위를 강화하기 때문에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대형마트의 납품가 인하 압력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소 유통업자 입장의 장`단점
장점 : 오픈 프라이스제도는 소매상들이 가격 경쟁이나 서비스 경쟁을 통하여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단점 
1. 대형마트의 가격 할인 정책을 따라갈 수가 없어 대부분 고객을 잃은 상태에서 오픈 프라이스 제도로 더욱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 
2. 권장소비자가격이 붙지 않음에 따라 기준가격을 알 수 없어 혼란스럽다는 단점이 있다.
3. 오픈 프라이스가 시행되면 단가하락을 염려한 제조업체들에 의해 단기적 가격 상승이 일어날 수 있다. 제조업체들이 유통업체에게 가격 결정권을 빼앗겨 품질경쟁보다는 납품가격 경쟁에 급급하게 된다면 오픈 프라이스 시행의 취지를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다. 
4. 대형 유통업체에 밀렸던 중소 도매업자들이 출혈 경쟁으로 도산할 수 있어 중소규모의 상인들의 입지를 더욱 좁아지게 할 수 있다. 
5. 오픈 프라이스제도는 소매상들이 가격을 결정하여 가격표시를 해야 되기 때문에 전통 소매상들의 인건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자료제공-한국소비자교육원 오장균 박사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대전점 홍보실
유혜련, 김진숙, 조용숙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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