냅킨의 탄생은 목욕을 기피하는 서양의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중세 유럽에서는 건강에 나쁘다는 이유로 목욕을 꺼려왔고 이로 인해 창궐한 기생충들로 말미암아 식사 도중 머리를 매만지거나 몸을 긁는 행동이 금기로 굳어진 것이다. 아울러 식사하기 전 반드시 손을 씻고 냅킨을 사용하는 문화도 생겼다. 냅킨과 관련해 한 가지 특이할 점은 영국이나 캐나다에서는 냅킨이라는 표현이 아이들 기저귀를 의미한다는 사실이다. 이들 국가에서 냅킨을 청하려면 ‘서비에트(serviettes)’라고 불러야 한다. 한편 조선시대 임금도 ’휘건‘이라 불리는 냅킨을 두르고 식사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덧붙인다. 그러면 냅킨의 올바른 사용 매너들을 살펴본다.
냅킨은 자리에 앉자마자 성급하게 펴지 말고, 모두가 자리에 앉은 것을 확인한 후에 무릎 위에서 조용히 펼친다. 식사 전에 인사말이나 건배를 하는 경우는 나중에 펴도록 한다.
냅킨은 완전히 펴는 것이 아니다. 대개 두 겹으로 접어서 접힌 쪽이 자기 쪽으로 오도록 무릎 위에 올려놓으면 된다.
냅킨은 원래 실수로 음식물을 떨어뜨리더라도 옷을 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이다. 따라서 냅킨으로 얼굴이나 목을 닦거나 입술의 루주를 닦아서는 안 된다. 그런 경우에는 종이 휴지를 이용한다. 그리고 물이나 포도주를 엎지른 경우 직접 냅킨으로 닦기보다는 웨이터를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냅킨은 입에 묻은 음식물을 닦거나 핑거볼을 사용한 후 손가락의 물기를 닦을 때 주로 사용된다. 이 경우에도 가볍게 닦아야지 지나치게 무리한 동작은 삼간다.
원칙적으로 식사 중에는 식탁에서 자리를 떠나는 것이 아니지만 중간에 잠깐 자리를 비울 경우에는 냅킨을 의자 위에 대강 접어두고 나오면 된다. 그러면 웨이터는 다시 식탁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 음식을 닦은 자국이 보이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식사 도중 냅킨을 깨끗이 사용하고 식사를 마친 후에도 냅킨을 잘 접어 의자 위에 올려놓고 나오는 것을 매너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금기로 되어 있다. 왜냐하면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착각하여 다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렇게나 테이블 위에 던져 놓고 나오면 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식사를 마치고 일어설 때까지는 냅킨을 무릎 위에 두는 것이다.
냅킨을 목에 걸어 매거나 셔츠나 조끼의 단추 구멍에 끼우는 이들이 간혹 있는데 그다지 점잖은 행동은 아니다. 목에 냅킨을 거는 습관은 16세기에 화려한 목의 장식으로 말미암아 생긴 관습이었다. 어린이들은 간혹 이러한 방식으로 냅킨을 쓰기도 하는데 흉이 되지 않는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상대방의 실수를 보고 직접적으로 지적하거나 비웃기보다는 차라리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좋다. 혹 가까운 사이라면 완곡한 방법으로 일깨워 주어도 무방하다. 영국의 한 국왕은 인도의 귀족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인도의 귀족들이 냅킨을 모자로 착각하고 머리에 올려놓자, 왕도 똑같이 냅킨을 머리에 올려놓고 식사를 했다고 한다. 매너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다.
(TIP) ‘잘 먹었다는 표시’의 제스처
독일에서는 식사를 마친 후 식탁에서 자리를 뜰 때 냅킨을 심하게 구겨 식탁 위에 던져놓는데, 많이 구기면 구길수록 ‘잘 먹었다.’는 표시라고 한다.
그리스에서는 ‘잘 먹었다.’는 표시로 나갈 때 접시를 바닥에 깬다. 너무 잘 먹었으면 하나 더 요청해 깰 수 있다. 이는 접시 깨는 소리에 놀라 귀신이 들어오지 말라는 지역적인 터부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먹었다.’는 표시로 트림을 한다. 이것은 중국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TIP) 냅킨 사용 5대 꼴불견
냅킨을 불필요하게 만지작거리거나 안경을 닦는다.
여름에 레스토랑에 들어와서 냅킨으로 땀을 닦는다. 이런 때는 손수건을 사용한다.
냅킨으로 코를 푼다. 이런 경우에는 화장실에서 종이 휴지로 처리한다.
냅킨을 목에 감거나 가슴에 매단다. 이런 것은 어린이에게만 허용된다.
냅킨을 혁대에 걸어 사용한다. 자세가 바르면 냅킨은 떨어질 염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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