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 서울양정고등학교

지역내일 2010-08-30 (수정 2010-08-30 오전 10:21:57)

 지역 간 학력 차 해소를 위해 이사를 가지 않고도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고교 선택제''가 시행 1년을 보내며, 2011학년도 고교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과학고를 시작으로 예고, 특성화고, 자사고, 외고 등 전기고교 전형에 이어 자율형공립고, 일반계 고교 등 후기고교 전형이 뒤를 이를 예정이다. 각 자치구 마다 ‘고교 입학설명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각 고교에서는 우수한 학생 유치를 위해 학교설명회를 열기도 한다. 이에 내일신문에서는 양천구 관내 고등학교를 찾아가 현황은 물론 다양한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최초의 민족사학’에서 ‘최고의 세계사학’으로!

 마라톤 손기정선수를 떠올리지 않아도, 최초의 민족사학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양정고는 이미 지역 명문으로 자리 잡아 왔다. 더군다나 2011학년도부터는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하며 새로운 출발선 상에 서있다. 새 희망을 품으며 제 2의 도약을 준비하는 양정고의 이모저모를 만나 보도록 하자.   

바른 인간교육과 글로벌리더 육성
‘깨우쳐서 바름을 기르고 마음을 길러 자신을 바르게 한다.’는 창학이념을 바탕으로 탄탄하게 100년 역사를 만들어온 양정고(교장 김창동)는 현재 총 44학급 남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작년 8월 서울지역 중3학생 선호고교 조사에서 2위, 올 1월 인기도 조사에서 서울시 8위, 강서 양천 지역 1위에 선정되는 등 선호도가 높은 학교로 알려져 왔다.
 양정고는 전통을 중시하고 다소 보수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와 달리 세계화의 선두를 꿈꾸는 글로벌 리더 육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제적인 안목과 경험을 갖춘 인재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국제교류홍보팀을 발족해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국제교류 활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국제교류위원회에서 연간계획을 정해 시행하고 있다. 세계 곳곳의 학교들과 자매결연을 체결하는가 하면 학습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 일본, 러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등 15개 학교와 교류 중이며, 오는 10월에는 교육계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월드스쿨포럼’을 개최해 2주간 영어토론 및 공연을 통한 청소년 교류를 활발하게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특성화교육과 자율형 교육과정
 양정고에서는 다양한 특성화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과제학습답사’는 학생들에게 일괄적으로 단체 관람을 유도하는 단순한 수학여행의 개념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에게 보람 있고 의미 있는 현장학습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 아래 이루어진다. 또 학생들의 사고능력과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 신장을 위한 ‘독서일기쓰기교육’, 졸업생과 재학생과의 유대 강화를 통한 ‘멘토링제’, 지성과 감성을 갖춘 양정인을 육성하기 위한 ‘1인 1악기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전인교육 덕분에 양정고엔 문제 학생이 없기로 유명하다. 양정고 졸업생이자 현재 모교에서 수학교사로 재직 중인 박윤근교사는 “양정고는 왕따 없는 학교, 인성을 중시하는 학교, 대학 진학 성과를 부풀리지 않는 학교, 교장의 독단이 없는 학교”라고 자신 있게 덧붙인다. 
 또 다채로운 자율형 교육과정이 도입된다는데, ‘예비 고1을 위한 입학 전 프로그램’, 외국어, 인성, 경시대회, 독서 논술 한자, 예체능 영역 등 ‘양정 5품제’를 운영한다. 100년 전통의 육상경기대회와 마라톤대회, ‘양정-배재 럭비 정기전’ 등을 꾸준히 추진할 예정이며 오케스트라반, 산악반, 문예반, 올림피아드반 등 다양한 ‘동아리반’이 지속적으로 운영된다. 그밖에 영어, 제 2외국어, 수학, 과학, 논술 등 다양한 ‘방학 캠프’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미래를 이끄는 글로벌 리더의 전당
 양정고는 그간 탁월한 진학 성과를 보이며 지역 명문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데, 수준별 이동수업과 방과후학교 내실화로 학생들의 성취도를 높여왔다. 또 각계각층의 동문 및 전문가를 초빙해 전일제 진로의 날을 운영하고 진학입시전략팀에서 개인데이터를 활용한 진학 및 심층상담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또 명문대에 입학한 졸업생과의 1:1멘토링제도를 운영해 큰 성과를 나타내는 등 체계화되고 내실 있는 진학지도를 시행하고 있다.
 학교의 위상이 대학 입시 실적으로만 좌우되고 있는 현실에서 양정고는 높은 입시실적은 물론 특성화교육, 인성교육, 글로벌교육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는 학교로 도약하고 있다. 2015년까지 3단계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동문으로 구성된 양정발전위원회 및 각 동문회의 전폭적 지지를 기반으로 미래로 도약하는 양정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실력과 비젼을 지닌 양정인 육성이라는 기치 아래 양정고는 이제 세계로 100년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해 나갈 것이다.   

***잠깐 인터뷰 - 양정고를 사랑하는 영원한 ‘양정팬’들과 함께



 양정고를 취재하며 학교를 대표할 수 있는 학생 몇 명 섭외를 부탁했다. 건장한 학생 4명이 반갑게 리포터를 맞아주었다. 좌로부터 이윤호(3년) 송준모(3년) 김동언(3년) 손대부(3년)학생.

* 학교 대표로 왜 뽑혔다고 생각하나요? 다른 학생들 보다 뛰어난 점이 많은가 봐요.”
 - 뛰어난 학생들이어서 뽑힌 게 아니라, 저희는 양정고를 어느 누구 보다 사랑하는 양정팬이거든요.(이)

* 요즘 학생들은 남녀공학을 더 선호하지 않나요?

 - 남자고등학교 만의 끈끈한 무언가가 있어요. 체육시간에도 편하게 운동하고 대화도 잘 통  하고... 주위 친구들이나 이웃들이 양정고를 다닌다고 하면 부러워해요.(이)
 - 중학교 땐 남녀공학이었는데 오히려 지금이 더 좋은 것 같아요.(김)

* 학교 진학 실적이 좋은걸 보면 너무 공부만 하는 건 아닌가요?
 - 오케스트라반에서 트럼펫 주자로 활동하고 있어요. 1인 1악기 연주 덕분에 트럼펫을  배우게 되면서 성격까지 변했어요. 남들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성격이었는데 무대에 설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하더군요.(손)
 - 저는 댄스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무대공포증도 사라지고 자신감을 찾으며 변해가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죠. (김)

* 동아리활동 말고 또 무슨 활동들을 하나요?

 - 2년 선배인 친형이 학생회장을 멋지게 수행하는 모습을 보고 저 역시 학생회장의 꿈을 키워오다가 당선되어 현재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리더쉽은 물론 인생에서 중요한 많은 것들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죠.(송)

* ‘보수’라는 이미지를 버리지 못하는 양정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양정의 전통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보수’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학생들 대부분 나쁜 의미의 ‘보수’가 아닌 좋은 전통을 이어 나가기 위한 발전적인 ‘보수’로 받아들여요.(이)

* 양정고 자랑 좀 해 주세요.
 - 선후배간 결속력이 좋아요. 5만 여명의 선배님들이 사회 구석구석에 퍼져 있다고 생각하면 든든합니다. 정신적인 후원은 물론 기부금도 무척 많아요.(송)
 - 선생님들이 정말 좋으세요. 실력, 열정, 학벌 등등... (이)
 - 또 교육시설, 운동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고, 정원이며 캠퍼스 모두 좋아요. 쾌적한 시설에서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죠.(김)
 -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는 학교 분위기를 빼놓을 수 없죠. 동아리 활동을 잘하는 학생들이 공부도 잘하던걸요. 여기 나온 김동언, 손대부학생처럼...(송)

* 처음 양정고를 배정받고 기분이 어땠어요?
 - 사실 남녀공학을 원했던 학생들은 남자고에 배정되어 실망하고, 보수적인 학교분위기 때문에 불만을 갖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실망이 만족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3학년 정도 되면 저희들처럼 양정고 왕팬이 되죠.(송)

* 일반고에서 자율형사립고로 바뀌었는데 학생들 반응은?
 - 대부분 반기는 분위기죠. 우수한 후배들이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싫을 이유가 없죠. 선배로서 후배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책임감이 더 생기기도 합니다. (손)

*  양정고가 자사고가 되면서 입학을 문의하는 여학생들도 많다고 하던데?
 - 여학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양정고는 영원한 남학교라고 합니다.(송)
최수연리포터
somuz@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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