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토요일,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다. 6시에 졸린 눈을 비비며 세안을 하고 다른 날보다 조금 이른 아침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런 나의 몸상태와는 반대로 직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유난히도 가벼웠다.
학원에 도착하니 많은 학생들의 표정이 눅눅한 날씨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아침 일찍 일어난 나와 같은 현상인지 조금은 어두워 보였다. 이런 어두운 표정이 이해가 안가는 바도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기 위해 유치하게 통하지도 않는 농담을 던져가며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정각 오전 8시, 아이들은 어깨에 비를 동행하고 함께 버스에 승차를 했다.
친구들과 서로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며 다소나마 미소를 머금은 표정을 짓는 모습에 교육그룹 정진의 직원인 나는 마음이 조금 놓을 수가 있었다. 한 팀인 실장님과 동영상을 촬영하는 PD님과 함께 차량에 몸을 싣고. 간단한 요깃거리와 함께 1시간 여를 달린 뒤, 도착한 “여주 오감도토리마을”
원래 취지는 고구마를 캐는 작업으로 농촌에서 일하시는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리는 것이였으나, 예상 밖에 기상(氣象)으로 인해 무럭 무럭 자라나는 콩에 악영향을 주는 잡초뽑기로 일정이 변경이 되었다.
우의를 착용, 습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작업에 열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를 뿌듯함과 함께 나부터도 저절로 아이들한테 뒤처지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 손이 바쁘게 움직여졌다.
예전, 나의 고등학교 모습을 생각해보면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마지못해 불평불만에 가득한 모습으로 동사무소로 힘겹게 걸음을 했던 지난 날들을 뒤돌아 보니 아이들이 아직은 아름다운 모습들을 간직하고 지금 주어진 일에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갑이 모자라 끼지 않고 작업했던 일들로 인해 손에 약간의 물집(?)이 생겼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뿌듯함이 절로 생겨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앞으로도 조금이지만, 아이들에게 이런 보람되고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고자 노력하려고 한다.
-“여름방학을 어떻게 지낼까?” 생각하다가 봉사활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정진학원에서 자원복지활동을 한다고 해서 참석을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이날은 엄청나게 무덥고 습한 날이어서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하는 염려가 되었다. 봉사활동이라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탓일까?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과는 달라서 놀랐다. 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씨에 우리는 우비를 입고 목장갑을 낀 채 잡초 뽑기에 열중했다. 작업을 하다보니 우리가 도시에 살면서 간과하기 쉽고, 농촌은 우리가 우습게 본 쉬운 곳이 아니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흔히, 단순 노동이라고 칭하던 농사짓는 일이 허리도 아프고 이렇게 힘든 작업인지 미처 몰랐다.
하루 체험하는 것도 이렇게나 힘이 든데 365일 작업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드실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궂은 비바람이 그치고 해가 뜨자 다시 밭으로 향하는 나와 친구들...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작업이 끝나고 집으로 오면서 차안에서 혼자 들었던 생각은 몸은 힘들지만 보람되는 하루였다.
이번 여주농촌봉사활동을 하면서 시골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도 나면서 매년 보내주시는 쌀과 과일의 소중함이 다시 한 번 느껴졌다. 또다시 나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두말 할 것 없이 하겠다고 나설 것 같다. 이런 저런 것을 다 떠나가서 그날만큼은 내 고생의 댓가만큼 추억속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교육그룹 정진 031-23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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