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동에 사는 주부 이미진(38세) 씨는 10년째 기부를 해오고 있다. “밝히기 쑥스러운 금액이에요. 아이를 가지다 보니 어렵게 사는 다른 아이들이 눈에 들어와서 시작한 일”이라며 “딸아이에게도 점차 기부 문화를 알려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 단체는 후원하는 아동과 결연을 맺게 해 가끔씩 카드와 사진을 보내오는데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해운대에 거주하는 또 다른 기부자는 “후원하면서 가장 기뻤던 일은 어렸을 때부터 후원하던 아이의 가정이 더 이상 원조를 받지 않아도 될 정도의 경제력을 가지게 되어서 독립했다는 소식이었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고요”라며 결국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게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후원 받는 나라에서 후원 주는 나라로 자리매김
이처럼 우리 사회도 시간이 흐를수록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1994년 우리나라는 유니세프 역사상 처음으로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전환했으며, 이제 한국위원회는 36개 유니세프위원회 중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금이 10위권에 이를 만큼 성장했다고 한다.
또한 월드비전 후원금 현황을 살펴보면 개인후원금 비율이 2005년 39.70%에서 꾸준히 증가해 2009년 70%에 이르는 등 내 이웃을 돌보고자 하는 마음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명 연예인과 세계적인 인물들의 기부 릴레이가 기부를 결심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밝히는 사람도 있어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했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트위터나 싸이월드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빠른 전달력을 이용한 기부도 새로운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가수나 배우들의 공연을 통한 기부나 재능을 나누는 기부 등 기부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월드비전을 통해 아동 후원하는 기성용 선수
내 이웃 후원은 각 지역 구청이나 동사무소로 연락
널리 알려진 단체에 기부하기 보다는 내가 사는 동네 주민을 돕고 싶은 사람은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연락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중개 역할을 해준다. 반가운 소식은 일시적이든 정기적이든 후원의 물결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분은 모친의 장례 후 조의금을 기부해 오셨어요. 평소 모친께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어 하셨다고요.” 남구청의 최혜영 담당자 말이다. 또한 수영구청 권덕순 담당자는 “결국은 지원을 통해서 저소득층을 벗어나게 돕는 것이 최종 목적입니다”라며 사례 관리를 통해 복합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의 작은 정성이 내일의 희망을 만든다
누군가는 도움을 받기만 할 뿐 자립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도와줄 필요를 못 느낀다고 한다. 또 누군가는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 줘야지 계속 물고기를 줄 생각만 하느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당장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의식주 해결은커녕 위태로운 상태에 놓이게 되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때로는 이것저것 재지 않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야 할 때도 있다. 조금 도와준다고 해서 내 삶이 불공평해지는 것은 아니다.
빅토르 위고는 ‘인생에 있어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다’라고 했다. 나의 작은 정성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는 큰 희망으로 다가갈 수 있음을 생각하자. 이제 주위를 돌아볼 때다.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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