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문화재 사적 509호로 지정
둔덕면 폐왕성이 ‘거제 둔덕기성’으로 명칭이 바뀌어 사적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거제시 둔덕면에 위치한 ‘거제 둔덕기성’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제 509호)으로 지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둔덕기성(屯德岐城)은 7세기 신라시대 성(城)의 축조 수법을 알려 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특히 성벽이 삼국시대 초축(初築)되고 고려시대 수축(修築)돼 축성법의 변화를 연구하는 데도 학술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유적에서 인화문(印花紋) 토기, ‘상사리(裳四里)’ 명문기와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됨에 따라 신라 문무왕대 설치된 상군(裳郡, 행정도시 성격) 및 경덕왕대 거제군의 치소성(治所城, 지금의 군청 소재지)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고려사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문헌에 따르면 고려 의종(毅宗, 1146~1170)이 3년간 거제도에 유배됐고, 조선 초 고려 왕족들이 유배된 장소로도 기록돼 있다.
이 성은 당초 의종이 거제도로 유폐된 후 축성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지표조사(1999년, 동아대박물관), 시굴·발굴조사(2004~2009년,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와 학술세미나(2009년 10월, 거제시) 등을 통해 신라시대에 처음 쌓은 것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동문(東門) 터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현문식’(懸門式, 성벽의 외면에서 바라볼 때 凹형태) 구조로 특기할 만하고, 체성(體城)의 축조수법이 타 산성에 비해 정연하며, 집수지의 규모 등을 볼 때 관방·치소·유배지 등의 기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이 성은 일반적으로 고려 의종의 유폐지로 알려져 폐왕성이라 불려왔는데, 이 명칭은 1934년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통영군지’에 처음으로 언급됐으며, 더 오래된 문헌인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 32권 거제현 고적조(古跡條) 등에 ‘둔덕기성’이라고 기록돼 있어 사적 명칭을 거제도의 객사였던 기성관(岐城館)과 함께 성곽의 역사성과 거제도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 ‘거제 둔덕기성’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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