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일일이 개별적인 학습 특성을 파악해 공부전략을 달리하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 대신 몇 가지 유형 중에서 자신의 유형을 따져보고, 그에 적합한 공부 방법을 알아보면 좋을 듯하다. 학교에서 늘 접하는 시험 스타일에 따른 내신·수능·논술형으로 분류, 그에 맞는 학습법을 알아봤다.
단기기억, 장기기억을 거쳐 창의력으로 발전하는 학습단계
학습은 크게 단기기억, 장기기억, 창의력의 3단계를 거쳐 진행된다.(그림참조) 단기기억단계는 학습할 내용을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해 단편적인 정보가 입력되는 공부의 첫 단계다. 선생님의 설명 듣기, 교과서·참고서의 공부할 내용 파악하기, 단어 외우기나 문제 풀이 등을 통한 학습내용 반복 등의 활동이 이에 해당된다. 와이즈멘토의 허진오 팀장은 “맨 처음 학습한 정보들이 단기기억으로 저장되기까지의 과정에는 절대적인 학습량과 관련된 본인의 의지, 자기 능력에 대한 확신, 동기 수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학습 환경 등의 여러 요소가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학습량만 늘린다고 해서 학습 내용이 머릿속에 온전하게 기억으로 남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시간을 공부하더라도 예습, 체계적인 시간과 계획의 관리, 학습 내용을 이해·정리·암기하는 방법에 따라서 단기 기억에 저장되는 정도는 달라진다.
단기기억이 반복 학습을 통해 기억에서 유지되고 이것들이 의미적으로 연결되면, 정교화 된 장기기억이 생성된다. 이는 단순 반복형 기억들의 연결이 이루어져 쉽게 잊히지 않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장기기억은 복습이나 좋은 학습방법을 통해 단기기억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된다. 학습 내용이 점차 쌓이면서 기억에 입력된 학습 정보는 학습자가 평소 읽고 느끼고 생각하며 받아들인 다양한 정보와 통합되어 논리로 표현해내는 창의력으로 나타난다.
각각의 학습단계에 강한 유형에 따른 3가지 학습유형
▷단기기억에 강한 내신형
올해 고1이 된 영은(세류동)이는 지난 6월 모의고사 성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중학교 때도 상위권이었고 1학기 중간고사 성적도 괜찮았지만 모의고사 성적은 그에 훨씬 못 미쳤기 때문. 출제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은 내신시험은 대부분 단기기억이 중요한 시험으로, 배운 내용을 충실하게 잘 소화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따라서 영은이 같은 내신형 학생들은 평소 학교수업에 충실하고 스스로 시험 계획을 잘 세우는 등, 자기 통제를 잘해 내신 성적은 잘 나온다. 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을 종합해내는 능력과 비판·창의적 사고력, 이것을 말·글을 통해 체계적으로 표현해내는 기술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수능이나 논술-면접과 같은 시험에서는 약한 면모를 보일 수 있다.
내신형은 학습한 내용을 장기 기억 속에 유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학습법의 습득이 요구된다. “단순히 아는 것에 이해하려는 노력이 덧붙여질 때 지식은 더 오래 머릿속에 남게 된다. ‘태정태세문단세…’와 같이 외울 부분의 앞글자만 따거나, 노랫말에 암기할 내용을 붙이는 것, 또는 개별적인 지식을 기존에 알고 있는 것들과 연관 지어 기억하는 것도 전략적인 암기법이라고 볼 수 있다” 고 허 팀장은 조언했다. 다양한 문제풀이와 더불어 평소 신문 읽기와 논술강의 수강, 토론활동을 집중적으로 할 필요도 있다.
▷ 이해와 응용력이 뛰어난 수능형
여러 유형의 교과서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는 수능시험은 장기적으로 쌓아온 개념에 대한 이해와 응용력이 성적을 좌우한다. 장기기억이 뛰어난 경우에 유리한 수능형 학생들은 모의고사 및 수능과 같은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사고력을 요하는 시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편이다. 이들은 개별 사항들을 아우르는 의미적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여러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자칫하면 나중에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신으로 이어져 학습량을 늘리는데 등한시하기 쉽다. 이는 고학년이 되면서 성적이 떨어지거나, 답보 상태를 지속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수능형 학생들은 학습량을 최대한 늘릴 수 있는 학습계획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평소 주제가 있는 대화나 토론을 생활화 하는 것도 중요하다. 논리적인 독창적 사고를 위해서는 신문 사설 및 시사 주간지를 읽어본다거나 문학작품 원문을 읽는 노력을 해야 한다.
▷창의력이 좋은 논술-면접형
박학다식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논리를 전개하는 창의력이 좋은 현재(고2, 매탄동). 성적도 우수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실제 내신·모의고사에서는 저조한 성취도를 보이고 있다. 이 유형의 학생들은 외부의 여러 학습원을 통해 얻는 지식은 물론, 자신이 읽고 느끼고 생각하는 등의 지적 활동을 통해 받아들인 다양한 정보를 통합하여 고유의 체계화된 지식구조를 갖춰 논술-면접형의 시험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학습한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견고히 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거나 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는 학습행동 및 습관을 가지고 있어 그 외의 성적은 저조할 수 있다.
논술-면접형 학생들은 단기적 학습을 위한 학습행동 및 습관상의 취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고학년이 될수록 이런 특성이 학업성취도 향상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절대적인 학습량을 늘리고 복습 자체를 생활화해야 한다. 허 팀장은 “당일 배운 것은 7일안에 반드시 복습하고,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전인 7주 이내에 더 복습한 뒤, 다음 방학 기간 중인 7개월 이내에 다시 복습함으로써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시키는 777학습법도 효과적이다”고 전했다. 노트 필기와 오답 노트의 활용도 필수적이다. 복습한 부분을 눈과 손, 입과 귀 등 다중 채널로 입력하면 뇌와 몸이 동시에 해당 내용을 익혀 오랫동안 기억 속에 유지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
도움말 와이즈멘토 허진오 팀장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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