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봉사 10년의 결실 제빵강사,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요!
많은 전업주부들이 뭔가를 시작하고 싶어도 특별이 잘하는 게 없어 막막하기만 하다. 하지만 주부라서 더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당당하게 성공한 사람들도 많다. 문재희 제빵 강사도 그 중 한사람. 21살에 결혼해 어린 나이에 주부가 되었던 문재희(50.우장산동)씨, 친정어머니를 닮아 음식솜씨 살림솜씨가 야무졌던 그녀에게 1998년은 잊을 수 없는 해가 되었다. 주부이기에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을 전문적으로 배워보고자 일식과 양식을 배우고 평소 관심이 많았던 제빵 기술도 배웠다. “그때 배우기 시작한 제빵 기술이 저를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어 줄줄 몰랐다”며 환하게 웃는 문강사.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10년 넘게 열심히 봉사를 했고, 이젠 특기적성 제빵 강사로 일하고 있다. 그것도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으뜸강사’ ‘인기강사’가 된 것이다. “주기만 하다가 빵으로 인해 너무 많은 것을 받게 되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라는 그녀의 제빵으로 만난 행복한 인생 2라운드 이야기를 들어본다.
10년 넘게 열심히 한 봉사의 결실
“선생님 이거 드세요.” 학교를 향해 가는 재희씨 차 옆으로 달려온 아이가 반가움에 쮸쮸바를 내민다. 깜짝 놀라 브레이크를 잡는데, 10시부터 시작하는 그녀의 수업을 듣기 위해 일찍 나와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면 감격스럽다. 그녀가 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8시40분, 전기오븐 4대와 각종 용기에 밀가루?버터 등등을 싣고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서둘러 간 이른 시간에 아이들은 벌써 제빵 강의가 시작하는 10시까지 기다리지 못해 학교문이 열리기도 전 경비아저씨를 귀찮게 하는 것이다.
1998년 노량진에서 제빵을 배우고 서부여성센터에서 제빵강사 자격증을 따게 된 재희씨는 센터동기들과 의미 있는 하고 싶어 2000년부터 양천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제빵 봉사를 시작한다. “정말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제빵 기술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신나서 열심히 빵을 만들었는데 이런 기회가 오다니 정말 감사하죠”라는 그녀는 “어려운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보니 더 많은 분들에게 더 많이 드리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점점 그 수요처가 늘어갔고 저희가 만든 빵이 맛있다는 소리에 저희들은 더 열심히 만들었습니다”라고 과거를 회상한다. 어쩌다 아이들 간식으로 몇 개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데 몇십개씩 일주일에 며칠씩 빵을 만들다보니 얼마나 힘이들까? 그 많은 양의 재료구입에서부터 빵을 만들고 만든 후의 설거지까지 정말 힘든 노동의 연속이다. 거기에 집안 살림까지… 지금도 재희씨의 팔은 퍼런 멍 자국과 딘 자국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행복해 하는 아이들과 어머니들 모습에 정말 행복해
매주 월요일은 적십자 제빵봉사, 수요일은 양천구 자원봉사센터, 매달 한번은 서부여성발전센터 봉사, 매주 강서구 80세대 빵만들기 봉사, 여름방학 청소년 제빵 봉사 등 정기적인 봉사 외에 김장철에는 김치 만들기 봉사 등 나열하기 힘들 만큼 많은 사람들을 위해 빵을 만든다.
맏딸로 동생을 챙기던 마음씀씀이가 있어 넉넉하고 손도 큰 그녀는 “또 어려운 분들이 드시는 거잖아요. 받아 드시는 분들은 항상 부족한 기분이 드는데 더 넉넉히 드려야죠”라며 웃는다. 이런 넉넉한 인심은 수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다른 제빵 수업에 참여 했던 아이들은 만들어서 먹고 가족들과 함께 먹으라며 싸주는 빵을 보며 너무 행복해했다. 이런 모습을 보는 즐거움에 문선생은 수업전날 밤늦께까지 아이들에게 나눠줄 빵을 눕는다.
6-7년 정말 열심히 빵봉사를 하면서 그녀의 봉사단이 만든 빵은 다른 사람들이 만든 빵보다 맛있다는 입소문이 났고, 어느날 인천 초등학교에서 CA강의 제의가 들어오게 된다. 그런데 그녀도 제빵을 개설한 학교도 놀랄 일이 벌어졌다. 20명이 안되면 폐강한다던 제빵 교실이 점점 늘어나 처음 38명에서 120명이 되었고 인천교육청에서는 12명을 잘못 올린 것 아니냐며 실사를 나왔다. 이런 소문은 인근 학교로 퍼졌고 문강사의 강의는 점점 늘어나. 일산?안산?의정부 등지까지 전해졌고, 양천 강서의 은로?양목? 내발산?치현초등학교 등은 물론 각종 청소년 단체 일일 수업 강의도 이어졌다.
과분한 대접에 감격해 눈물이 날정도…
“제빵 수업을 아이들이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어요. 밀가루 반죽을 만지며 감정이 순화되고, 만든 빵이 오븐에서 구어지는 동안 기다리는 것도 배우고 여러 가지로 교육적인 것 같아요”라는 그녀의 수업에 참가하는 아이들의 숫자는 보통 100명을 넘길때가 많다. 문강사의 인기비결은 첫째 그녀의 넉넉한 인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좋은 재료와 말로만 듣던 고가의 빵 등 다양한 빵(마들렌,부라우니,피낭시에 등)을 만들기 때문이다.
“같이 봉사하는 회원들이 자원봉사는 그만하고 강의나 잘 하라고 하지만 지금의 절 만들어준 봉사를 그만둘 수 없죠”라는 그녀는 그러다 보면 새벽 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다. 이른 결혼으로 살림만 했기에, 다른 능력있는 여성들처럼 일을 할거라고 생각 못했기에 정말 감사한 그녀는 “특히 무표정하게 구경만 하던 아이가 수업을 하면서 변해서 저에게 사랑한다고 하트를 보내는데 정말 보람되고 감격스러웠어요”라며 눈시울이 불거진다. 그녀의 인기는 말해주는 또 하나 인천 평생교육 강좌도 맡게 되었을뿐더러, 오븐에 딘 팔을 보고 수강료 봉투에 화상연고를 동봉하기도하고, 바쁘신 선생님이 언제 음식하냐며 밑반찬을 싸오고, 방과후 오픈 수업에 온 가족을 데리고 오는 아이들에, 아이들 수강봉투에 이렇게 많은 빵을 주시면 남는 게 있냐는 우려의 말, 아이가 너무 좋아하고 성격도 밝아졌다는 감사의 쪽지 다 설명할 수 없다”며 감격에 겨워 말을 잊지 못하는 문강사의 모습에 행복과 감사의 모습이 전해졌다.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항상 감사하는 지금 마음처럼 변함없이 열심히 사는 게 바람입니다”라는 진정 감사가 넘쳐나는 문강사, 그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희경 리포터 yihk6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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