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즐기면 인생이 두배로 즐거워져요
항상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돌아가는 일상을 신나고 즐겁게 변화시킬 수 있는 특별한 비법을 가진 부부들을 만났다. 그 비법은 바로 부부가 함께 하는 취미를 가지는 것. 부부가 함께 같은 취미를 가지고 즐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쉬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쪼개야 하고 많든 적든 경제적 부담도 감수해야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 노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큰맘을 먹고 시작하면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생활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함께 같은 취미를 즐기면서부터 즐겁고 신나는 인생은 물론, 닫혀 있었던 마음의 문을 열고 부부사이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었다는 그들을 만나보자.
‘스포츠 댄스’로 봉사까지 - 김상덕 . 이순자 부부
강서노인종합 복지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강서 효 문화축제’에서 김상덕 ? 이순자 부부가 그동안 닦아온 스포츠댄스로 무대에 섰다. “앵콜, 앵콜~”하는 소리에 수줍은 듯한 모습을 비추더니 음악이 시작되자 무아지경으로 춤의 세계로 빠져든다. 음악과 춤과 자신이 하나 될 때 느끼는 기쁨을 만끽하면서 빛나는 실력에 박수갈채를 받았다.
7년 전 구민회관에서 스포츠댄스를 배우며 그 매력에 푹 빠진 이순자(51)씨가 남편에게 같이 배워보자고 권하면서 같은 취미를 갖게 되었다. 대한항공직원인 김상덕(51)씨가 시프트근무를 하기에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라틴댄스인 자이브, 차차, 룸바 등을 퀵퀵 몸을 돌리며 동작에 맞춰 춤추다 보면 일체감을 느낀다고. 싸울 일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삶의 여유와 성취감까지 얻을 수 있다. 일상의 스트레스도 풀 수 있고 파트너와 함께 하기 때문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얻을 수 있다고.
전문학원으로 배우는 장소를 옮긴 몇몇 회원들과 돈독한 우정을 과시하며 칠순이나 팔순 잔치가 있는 집에 초대 받아 스포츠댄스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런 잔치는 처음 봤다”며 좋아하는 친지들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라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자신의 재주를 남과 함께 나누는 기쁨까지 누리며 봉사하는 재미가 솔솔 하단다. 스포츠댄스를 배우면서 더욱 마음이 하나가 된 부부는 동네 봉사도 함께 한다. 김씨는 등촌3동 새마을협의회장으로, 이씨는 등촌3단지 부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부끼리 할 수 있는 운동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스포츠댄스는 ‘사랑의 묘약’이라며 살짝 귀띔한다.
등산과 배드민턴으로 뭉쳤다 - 선광우 . 금창주 부부
잠에서 깨어나기에는 이른 새벽 시간, 계남체육관에서는 셔틀콕을 힘차게 날리며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다정한 부부의 모습이 눈에 띈다. 바로 선광우?금창주(신정동) 부부. 이제 배드민턴에 입문한지 1년 정도의 초보자들이지만 함께 배우며 땀을 흘리면서 서로의 힘든 점까지 이해하게 되었다고. 배드민턴이 건강과 부부금실을 높이는 가정행복의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 남편 선광우씨는 "아내와 빠르게 셔틀콕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가운데 승부가 갈리는 스릴이 마치 마약같다"고 전한다.
이들 부부는 배드민턴만 같이 하는 것이 아니다. 결혼할 때부터 함께 등산을 하기로 약속한 후 매주일 아이들까지 데리고 산을 오른다. 아내 금창주씨는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부부가 함께 산을 오른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라 덧붙인다.
평소에 못한 얘기도 산을 오르내리면서 두런두런 이야기할 수 있고, 힘든 코스 지날 때는 서로 도우며 부부애를 다질 수 있다. "부부가 하는 이야기야 뻔하죠. 아이들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서로의 생각이 다를지라도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잘 키울까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것이니까 해결점이 없어도 설령 언성을 높이게 되더라도 같이 이야기 나눌 시간을 마련할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은다.
"부부가 따로 시간을 내어 데이트를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 때, 운동도 같이 하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운동이 최고”라는 선광우?금창주 부부는 “배드민턴과 등산은 우리 부부를 엮어주는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 덧붙인다.
장애를 넘게 해준 고마운 자원 봉사 - 장부근· 윤미자 부부
인생의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봉사로 아름답게 극복하고 있는 장부근·윤미자(68,목동)씨 부부. 12년 전 공무원이던 장 씨는 정년퇴직을 5년 앞두고 중풍으로 쓰러졌다. “그 때 나는 눈만 뜨면 이 양반 왼쪽 다리며 팔이며 죄다 주무르고 운동을 시켰지. 움직이게 해보려고…” 윤씨의 말 속에서 당시의 절박함이 느껴졌다.
“자원봉사센터에서 재활운동으로 발마사지를 받다가 리포멕스(봉 마사지)봉사단을 만나게 됐지.” 3년 동안 봉사단의 도움을 받으면서 봉사단원들의 헌신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장씨가 혼자 산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고, 매주 수요일이면 1시 부터 시작하는 리포멕스 봉사를 위해 부부가 함께 장애인 복지관으로 향한다. “이 사람이 땀 뻘뻘 흘리면서 환자를 마사지 할 때 왜 저렇게 기를 쓰고 하나 속상할 때도 있어.” 장씨의 안쓰러움에 “한 명만 마사지해도 땀이 뚝뚝 떨어져. 그래도 아픈 사람들을 보면 그냥 슬렁슬렁 할 수가 없어”라고 응답하는 윤씨. 이 부부에게 장애인 복지관은 봉사 처이기에 앞서 본인들의 위로 처이기도 하다. “이 양반한테 장애가 생기고 주위의 차가운 시선에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 자격지심이었던 것 같아. 여기서는 더 아픈 사람들이 와서 치료받고, 고마워하고, 이 양반의 건강이 어떤지 관심도 가져주고…”
“계속 지금처럼 봉사하고 싶어. 기어오다시피 했던 사람이 봉 마사지를 받고 걸어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껴.” 아직 회복 중에 있어 행정업무 봉사를 하고 있는 장씨는 앞으로 생명의 전화 봉사도 계획하고 있다. 장씨의 열정에서 장애를 극복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디지털 카메라로 나누는 사랑의 대화 - 김동수 . 설연하 부부
“어머나! 여보 이거 어떻게 찍은 거에요?” 4년 전부터 운영하는 블로그 ‘길동무 사랑방’에 사진을 올리고 있는 남편 김동수(65,목동)씨 옆, 사진을 보던 설연하(57)씨가 감탄사를 연발한다. 디지털 카메라(디카) 부부-김동수, 설연하 부부가 사진으로 공감하고 격려와 조언을 나누는 특별한 즐거움을 함께 한 것은 3년 전부터. “저는 활동적이라 기타, 스포츠 댄스, 자원봉사 등도 하며 다양한 취미 활동을 했지만, 혼자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안타까웠죠”라는 부인 설연하씨. 그러다 여행을 하며 사진 찍는 걸 즐기던 남편이 디카를 배우면서 이들 부부의 공감 나들이 ‘출사’가 시작 되었다. “2007년 제가 양천문화센터에서 디카를 배우고 제 처는 일년 쯤 후 같이 배우기 시작했죠. 전국의 아름다운 곳을 다니며, 자연과의 공감을 아내와 같이 나누며 저희 부부의 사랑이 더 커졌어요”라고 남편 김동수씨는 전한다.
부인이 양천보건소 방문간호사 일을 시작하며 사진을 찍으러 부부가 함께하는 출사는 주말에만 가능하게 되었지만, 연하씨는 그 시간이 너무 기다려진다. 부인이 좋아하는 대상은 ‘꽃’, “예쁜 꽃을 찍다보면 내 마음도 예뻐지고 얼굴도 예뻐져요”라며 웃는 연하씨의 미소가 꽃 같이 화사했다. 양천미디어 포토클럽 회원으로 사진 촬영 후 컴퓨터로 합성을 하는 다중촬영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남편 김동수씨는 “계속 활동하면서 7순에는 사진전을 열고 싶어요. 사진 찍는 취미는 자연과 공감하며 마음도 몸도 건강해지고, 특히 아내와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죠”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