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형제밴드 ‘The Park’
락(Rock)으로 락(樂)하다
부모님도 음반기획사 출신, 음악으로 뭉친 ‘형제애’
이들의 공통점은 ‘형제’. 그 중에서도 어떤 한 분야에 형제가 가담해 업적을 이룬 경우이다.
서로 잘 아는 협력자로 때로는 따끔한 조언자로 균형을 이루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용감한 형제들’은 저 멀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안산에도 있다. 바로 ‘형제밴드-The Park’ 박씨(氏) 삼형제가 들려주는 즐거운 락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형제는 용감했다
중앙역 앞 신도시 방향에 있는 연습실을 찾아 간 날. 동굴에 첫 발을 내딛듯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갔다. 안쪽에서 들려오는 미지의 소리처럼 음악이 들려왔다. 생소한 분위기의 연습실에 어리둥절해 있는데 밴드 일원 중 안면이 있던 창원(31)씨가 아는 체를 했다. 연습실 바닥은 ‘무슨 배선 공사라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많은 전기선이 깔려 있었다. 전기선을 피해 의자에 앉자 악기와 멤버가 눈에 들어온다. 형제밴드-The Park의 큰형이자 보컬, 기타를 치는 광원(32)씨. 검정티셔츠에 안경을 쓴 ‘착한 얼굴’의 그는 오랫동안 꿈꿔오던 음악을 동생들과 함께 해 더욱 즐겁다고 한다. 10대부터 밴드활동을 했다고 하니 그의 음악인생은 벌써 10년이 훌쩍 넘은 셈. “부모님이 음악인이었어요. 두 분이 만난 곳도 음반 기획사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그가 악기 만지는 걸 싫어했다. 연습을 못하게 악기를 숨기기도 할 정도. 음악을 업으로 하려던 그의 뜻도 부모님과 갈등의 원인이 됐다. “사람은 참 이상해요. 부모님의 반대가 클수록 더 강해지는 음악에 대한 열정...직장을 갖고 나이가 들면 없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형제 밴드를 결성하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밴드활동을 하던 그는 작년 8월, 둘째 동생 창원과 막내 동생 성빈(18)에게 ‘형제밴드’ 결성을 제의한다. 형의 영향인지 둘째도 수준급의 베이스 기타 연주 실력을 가지고 있었고, 전문 음악인의 길을 걷고자 하는 막내동생의 드럼 연주는 이미 공인이 됐을 정도. 막내 동생은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려고 준비중이다.
형의 제의에 동생들도 적극 환영했다. 밴드이름 ‘The Park’는 박씨 삼형제의 밴드라는 뜻 외에 공원이 주는 다양한 의미-모두 함께 즐기는 곳-를 담았다.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의 뜻이 담긴 이름이다. 이들의 연주 장르는 락(Rock). 일주일에 한번 연습실을 대여해 연습을 한다. “오늘이 일주일에 한번 있는 연습시간인데 제가 뺏어서 어떡해요?”라며 미안해하는 리포터에게 “그래서 오늘은 조금 일찍 와서 연습 많이 했다‘고 한다.
그들의 주 공연 무대는 연습실 인근에 있는 클럽. 매주 수요일 저녁 9시부터 1시간 동안 공연한다. 그 외 행사에 초대되기도 한다. 최근에 공연한 무대는 지난 달 말에 있었던 경기미술관의 도서관과 놀자 프로그램. 미술관의 야외 공연장에서 가족 관객과 함께 한 시간은 기분 좋고 소중한 기억이다. 요즘엔 7월 중순에 있을 <안산시민과 함께 하는 밴드 축제(가칭)>을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
형제는 나의 힘
동생들과 밴드 활동은 광원씨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형제애’ 어리게만 생각했던 동생들이 자기 몫을 기대이상 해 주는 것이 고맙기만 하다. 연습을 하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도 부대 효과. “내가 아까 틀렸지? 미안해”하고 실수를 자진납세 하기도 쉽다. 형제 중 유일하게 밴드에 참여하지 않는 셋째 동생은 연습장면을 보다가 “나도 밴드에 참여해야지”하며 이들의 관계를 은근히 질투(?)하기도 한다. 직장 생활을 하며 동생들과 밴드도 하고 틈틈이 작곡도 하는 그를 보며 반대하던 부모님은 이제는 세 아들의 공연에 ‘응원부대’로 참가할 만큼 든든한 후원자이다. 마지막으로 연주 모습을 보고 싶다는 리포터의 요청에 ‘박씨 삼형제’는 주저함 없이 악기를 집어 든다. 착한 외모의 그들이 강열한 락커로 변신하는데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남양숙 리포터 rightnam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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