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호호~웃음 기공 체조로 100세 장수도 거뜬해요”
성남시 기공 대회서 대상수상 … 이웃에 나눔으로 행복 전파해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 단지 안에 위치한 한솔종합복지관. ‘하하’ ‘호호’ ‘히히’ 큰 소리로 울려나오는 울창한 웃음의 기운이 3층 강당을 가득 메우고도 모자라 연신 창문 밖으로 새어 나온다. 잔잔한 음악에 맞춰 기를 모으다가 이내 왁자지껄 한바탕 웃음으로 마무리 되는 이 모임의 정체는 7080 어르신들의 국학 기공 동아리모임. 젊은 사람들도 따라 하기 어려운 호흡과 심오한 동작, 유연한 팔놀림이 예사롭지 않은 이들은 총 46명으로 구성, 평균나이 70대 중반을 기록하며 노익장을 자랑하는 할머니 회원들이다.
성남시 국학 기공 대회… 백발 할머니들 일 내다
“난 4년째 체조를 해오고 있는데 강사 선생님이 지도를 잘해줘서 잘 배우고 있어요. 천식이 있었는데 기공 체조 하면서 많이 좋아지고 몸이 가벼워지니 만사가 두루 좋아졌어요.” 국학 기공 동아리의 맹렬 회원 이순자(81ㆍ정자동)씨의 소감이다.
그런가하면 83세의 최준호(분당 정자동)씨는 은색 백발을 휘날리며 기공 수업에 4년째 개근하고 있는 열혈 할머니다.
“귀가 어두워 잘 들리지는 않지만 4년간 몸으로 익힌 체조이고 보니 그다지 어렵지는 않아요. 변비도 없어지고 나이가 많은데도 이렇게 체조 배우러 왔다 갔다 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내 복입니다.”
이들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다. 국학 기공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각별하기 때문. 그것은 얼마 전 성남시 국학 기공 대회에 출전해 1등인 대상을 거머쥐는 것으로 분명하게 확인이 되었다.
“총 12팀이 참가했는데 탄천에서 매일 연습하던 젊은이들, 내노라하는 단체의 회원들이 다수 참가했는데 그 중에서 우리가 1등을 한거야. 얼마나 기쁘던지~ 복지관에서도 떡 돌리고 축하 파티도 열어 주더라고요.” 아침마다 2시간씩 자전거로 탄천을 왕복한다는 박찬복(76ㆍ정자동)씨의 감격 소회다.
“우리 어르신들이 연세가 많아 상을 타는데 조금 유리 했나 물어봤는데 심사의원들이 나이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음을 밝혀주셔서 더욱 값지고 뿌듯한 상이 된 거죠” 복지관 이나래 사회복지사가 어르신들이 느낀 당시의 감격을 거들어 준다.
뿐만 아니다. 국학을 배우며 함께 한 웃음강좌는 이들의 마음에 행복 바이러스를 유감없이 퍼트리고 있다.
“한 시간 동안 기공 체조도 하고 웃음대화도 나누는데 큰소리로 하하하, 호호호, 히히히 웃고 나면 온간 시름이 죄다 날아가 버리죠. 한번은 집에서 큰소리로 웃음소리를 연습하는데 복도를 지나던 사람이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들여다보더라고요. 하하하.” (최준호)
4년을 배웠으니 이제는 나누어야지
날씨가 많이 덥거나 추운, 여름과 겨울엔 복지관에도 방학이 있다. 국학 기공 수업도 여름방학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들의 기공 체조는 멈추지 않는다. 복지관으로 나오지 못하는 재가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그동안 갈고 닦은 기공 체조를 가르쳐 드리고 있는 것.
“사실 어제 처음으로 시작했어요. 2인 1조가 돼서 어르신들 모셔놓고 체조를 가르쳐 드리니 우리도 노인인데 백발노인들이 어린애 마냥 좋아들 하는 거예요. 몸이 굳어 잘 안 되는 동작들도 천천히 가르쳐 드리고 요구르트 드시라고 건네주면서 내가 다 뿌듯하고 좋았어요.” (박찬복)
“그동안 꾸준히 배워온 체조로 나눔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싶어 자원봉사 어르신들을 모으면서도 누가 지원하려고 하실까 내심 걱정했다”는 이나래 사회복지사. 그런데 예상을 깨고 14명의 어르신들이 선뜻 응해 주셨단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국학기공 나눔활동’.
“이 나이 먹어 봉사를 하고 싶어도 할 곳이 없잖아요. 이렇게라도 우리가 봉사할 만한 일이 있으니 우리야 신나고 좋지.”(이순자)
가장 어린 나이가 60대, 그리고 70대 회원이 대부분. 80대 고령 회원들도 국학 기공 수업만 되면 젊은이 처럼 펄펄 날아다닌다.
“오래하다 보니 어려운 복식호흡도 저절로 되고, 봉사 나가서 가르칠 때도 노인양반들 몸 상태에 맞게 융통성 있게 하다 보니 벌써부터 우리가 인기야~”
이들 46명의 7080회원들은 내년에 있을 기공 대회에 벌써부터 기대를 걸고 있다. 뭔가 목표가 있는 이들의 눈빛이 맑은 소녀의 눈빛처럼 반짝였을 무렵, 최준호(83)씨가 던진 한마디. “마음은 애긴데 몸은 어느새 여든이네.” 늙음이 서러운 게 아니라 마음이 늙는 게 서러운 것임을 유감없이 보여준 이들 맹 파워 할머니들의 앞으로의 활약이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