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전체의 순환 도와 건강을 지켜줘요”
“어깨를 충분히 떨어뜨리세요. 꼬리뼈는 앞 쪽으로 당겨주시고요. 무릎은 살짝 구부립니다.”
24일 원미보건소 4층 대강당에서 80여 명의 태극권 회원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부천에서 25년 간 태극권을 가르치며 제자들을 키워온 최송배씨의 지도로. 50대부터 70대까지의 회원들은 “태극권을 하고나서 정말로 건강해졌다”며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현재는 노인들이 주 회원이지만 어린아이에서부터 젊은이까지 배우면 좋다는 운동, 원미보건소 태극권 교실을 찾아가봤다.
동작과 이론을 병행해야
“몸 전체의 순환을 도와서 면역과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우리나라의 전통 수행법인 태극권은 현대에 와서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신개념 운동으로 각광받고 있어요.”
최송배씨는 어깨와 꼬리뼈, 무릎에 관한 기본자세가 태극권의 바탕이라고 말하면서 기본자세로 서있기만 해도 순환이 원활해져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태극권은 중국 송나라 장삼봉이 확립한 수련법으로 몸의 건강과 호신을 위해서 만들어진 무술의 일종이다. 자기 내면과 외면의 긴장된 신경계를 반복적으로 오르고 내리면서 열어주고 닫아주는 것이 주 동작.
“초보자들이 태극권을 배우려면 우선 정확하게 가르쳐주는 선생님을 찾아가야 해요. 동작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이론도 함께 공부해야 하니까요. 이론을 배우고 동작을 병행하면 건강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있습니다.”
현재 최 씨가 키워낸 제자는 12명. 그들은 부천의 각 기관에서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태극권을 가르치고 있다. 최 씨가 지도하는 원미구보건소 태극권 교실은 매 주 월요일과 금요일 오후2시부터 3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건강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바람과 물과 불을 아우르는 건 땅의 힘입니다. 달, 별, 해는 하늘의 힘이죠. 이들을 몸 안에서 다루는 동작을 해보죠. 사람 몸에 꼭 필요한 것들이라 없으면 살 수가 없는 겁니다.”
최송배씨의 지도에 따라 회원들은 몸과 마음을 느슨하게 비웠다 채운다. 팔을 앞으로 펼치고 허리를 늘려주고 엉덩이를 뒤로 빼며 몸의 곡선을 둥글게 표현했다. 태극권의 특징은 느긋하고 부드럽다는 것. 연속 동작이 매끄럽게 진행돼야 하는 원운동이자 전신운동이다. 태극권을 하면 신경계, 호흡기계, 소화기계 관절 등 신진대사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처음 운동할 때는 다리에 힘이 없어 주저앉아 있었죠. 열심히 했더니 한 시간을 서있을 수 있어요. 곁에서 보던 남편도 따라하고 있다니까요. 이젠 건강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온 몸이 아파 고생이 심했다는 류지현(70)씨의 말이다. 기공체조와 태극권을 배운 지 10년이 넘었다는 민경희(72)씨는 “60세 때부터 늙느라고 잔병치레를 심하게 했다. 하지만 친구 덕에 배운 태극권 때문에 아픈 데가 없어졌다”고 했다. 우주봉(77)씨는 “뻑뻑했던 몸이 부드러워지고 운동만 하면 개운해서 좋다. 내가 아프다는 소리를 안 하니까 바깥양반도 운동시간을 챙겨주며 어서 다녀오라고 등을 떠민다”며 웃었다.
산만하던 아이 집중력 길러줘
“10년 배운 태극권을 바탕으로 부천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운동을 가르쳐요. 노인일자리사업인 건강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거죠. 아이들과 함께 운동하면 너무 즐거워요.” 정명자(75) 팀장은 일주일에 2~3회 태극권 강의를 나간다. 어린이들은 잘 알아듣고 잘 따라한다. “태극권은 아이들의 키를 부쩍부쩍 키워줍니다. 산만했던 아이는 집중력이 늘어나죠. 건강을 위해 배운 이 운동이 미래세대를 위해 쓰인다고 생각하니 자부심이 커져요.”
코를 쥐고 귀를 당기고 팔을 두드리고 온몸을 문지르고... 정공과 타공과 마찰공이 이어졌다. 기본 움직임을 지도하는 최 씨의 동작은 바람처럼 부드럽고 회원들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부천의 태극권 인원은 500여명 쯤 됩니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건강에 적합한 태극권을 많이 선호하고 계세요. 그런 면에서 건강과 관련된 지도방법을 가진 지도자가 많이 양성돼야 합니다. 태극권을 배워서 건강하고 보람 있는 생활을 하시면 더할 나위 없죠.”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미니 인터뷰
원미보건소 태극권 교실 최송배
“태극권에 대한 인식이 너무 잘 못 돼 있어요. 나이 많은 사람만 한다. 재미없고 어렵다는 생각이죠. 하지만 어려서부터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수련하면 건강과 장수는 여러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공원이나 운동장 등에서 태극권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가볍게 접근하기 때문에 태극권에 대한 기본상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태극권을 배우는 사람들은 먼저 기본 이론을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알고 가는 길은 편하지만 모르고 가는 길은 불편하고 불안하니까요.” 최 씨는 태극권이 부천시의 시민건강운동으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4년부터 현재까지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서 노인들의 건강운동을 지도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문의 032-673-1130, 011-71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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