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 삼촌(농촌,산촌,어촌)! 내가 갈게~
저렴한 숙박비에 독특한 체험, 전국 삼촌마을20-여행지로 인기
별빛이 부서져라 흘러내리던 은하수, 꽃게와 망둥어가 뛰어놀던 갯벌, 개구리가 밤새 노래하던 논두렁.. 누구나 시골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산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해외로, 그리고 화려한 펜션으로 떠나는 것만이 휴가라 착각하고 살지는 않았는지... 농어촌공사는 2010년 전국 20곳에 삼촌(농촌,어촌,산촌)마을을 지정하고 정부차원의 지원을 해 주고 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박한 숙박비에 착한 체험료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녹색휴가지, 삼촌마을들 중 지역에서 떠나볼 만한 곳을 소개한다.
#1.화서동 장서영씨 가족, <평택 바람새 마을>가다
수원시 화서동 장서영씨(36)네 가족은 이번 휴가를 평택 바람새 마을로 잡았다. 일곱살 아들과 다섯 살 딸을 데리고 바닷가로 가기엔 다소 부담스러웠던 까닭이다. 뜨거운 햇빛과 백사장 대신 가족이 택한 곳은 논풀(논에 만든 풀장). 농사짓는 곳으로만 여겼던 논이 풀장으로 바뀌었으니, 아이들에겐 색다른 체험이다. 논우렁잡기에 달구지 타기, 자연습지에 형성된 부들(습지에 자라나는 여러해살이 풀)미로에서는 서바이벌 체험도 할 수 있었다. 바람새마을 김경남 대표는 “자연관찰과 생태체험은 물론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처럼 뛰어놀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꼽았다. 장서영씨는 “논풀에서 아이들이 날 저무는 줄 모르고 놀았어요. 아빠들은 머드축구장에서 축구도 하고요..”라며 즐거워했다. 이른바 짝퉁농부체험을 하고 나서 맛보는 ‘우렁각시쌈밥’ 또한 일품이다. 람사르협약(국제습지조약)을 염두에 두고 만든 ‘람사공원’ 또한 바람새 마을만의 특화된 시설. 맨손물고기잡기와 같은 독특한 추억이 기다린다. 아토피에 좋다는 황토풀장까지 갖추고 있으니 건강 체험마을이라 봐도 손색없겠다. 농촌체험과 습지체험, 황토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싶은 가족에게 추천코스로 체험비는 1인당 6000원에, 한 코스당 3000원을 추가하면 된다.
#2.인계동 박승종씨 가족, <이천 자체방아마을>로 고고씽~!
인계동 박승종씨(40)가족이 택한 삼촌마을은 이천 자체방아마을이다. 수원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빠르면 4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옥수수 복숭아 등 제철 농산물을 수확해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어릴 적 고향이 시골이어서, 이맘때면 감자, 옥수수 수확하느라 무척 바빴다. 방학이면 농사일 돕느라 힘들어서 공부는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나이들고 보니, 그 시절이 그립고 애들한테도 수확의 체험을 가르쳐주고 싶어 오게 됐다”고 전했다. 엄마와 함께 <참새와 방앗간>이라는 시골방앗간 시설에서 벼로 쌀 만들어본 초등5학년 아들은 마냥 신기해했다고. 흙탕물을 튀기며 미꾸라지를 잡고 원두막에서 빠알간 수박 한입을 베어무니, 더위가 단번에 가신다. 민박은 1만원선. 식사는 1인당 5000원에 시골밥상을 맛볼 수 있다. 천연재료를 찰흙 주무르듯 만들어 비누로 완성하는 주물럭비누 만들기도 색다른 체험이 되겠다. 수확체험은 8월 10일이면 복숭아로 바뀐다고 하니, 알아두고 가는 것도 재미있겠다. 자체방아마을 김미경 사무장은 “10월 2~3일까지 열리는 자체방아 한마당 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 밖에도 마을을 다녀간 체험후기를 홈페이지 ‘사랑방’코너에 올려주시면 10월 10일에 추첨해서 이천쌀 10kg을 선물로 증정한다”고 전했다. 수확체험은 5000원부터, 민박은 1인당 1만원이다.
#3.병점동 서혜연씨 가족, <영동 금강모치 마을&비단강숲 마을>돌다
서혜연씨(38)가족은 이번 여름, 금강모치마을(영동군 학산면)과 비단강숲 마을(영동군 양산면)로 떠난다. 금강모치마을에서는 눈에 좋다는 블루베리를 따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올갱이잡기와 활쏘기, 투호체험까지 해 볼 수 있다는 특급정보를 접했기 때문이다. 서혜연씨는 “남편이 황토방을 유난히 좋아한다. 그윽한 흙냄새 속에서 묵고 나면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기 때문이다. 초등4,6학년인 두 딸에게도 새로운 체험을 시켜주고 싶어 황토민박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전통체험은 1000원부터, 블루베리따기는 5000원. 황토민박은 1만원(1인당)이니 초절약 바캉스인 셈이다. 금강모치마을에서 하루를 묵고 난 후, 다음날은 인접한 비단강숲마을로 향했다. 강원도 골짜기에서나 가능할 줄 알았던 레프팅과 뗏목 체험이 가까운 충북 영동에서도 가능하다. 2인용 자전거를 타고 강가로 가서 다슬기를 잡고 뗏목을 타는 데 드는 비용이 단돈 1만원. 밤에는 횃불을 켜고 물고기를 잡는 체험까지 해 볼 수 있다. 비단강숲마을 이순실 사무장은 “금강 줄기의 물과 숲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라며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여름방학이면 농사 거드느라 바빴던 어른들 세대. 그러나 방학에도 학원 다니기 바쁜 요즘 아이들에겐 시골은 동경의 대상이다. 부모와 따뜻한 공감대를 이룰 수 있고, 살아있는 생물과 호흡하고 돌아오는 삼촌마을. 혹시라도 이번 여름에 삼촌마을을 모르고 지나쳤다면 가을, 겨울 언제라도 다음을 기약해 보자. 일년 내내 우리를 기다리는 시골 부모님처럼, 늘 그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고향-바로 삼촌마을이다.
도움말 농어촌공사 도농교류센터 남장현 계장
권일지 리포터(gen103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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