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결혼식장에 갔을 때의 일이다. 피로연도 이럭저럭 끝나고 마지막에 양가 대표의 인사가 있었다. 전직 기관장 출신이었던 신랑 아버지가 능숙한 화술로 멋진 인사말을 했다. 그러나 주위에서는 잡담 소리도 들리고 술렁술렁한 분위기였다. ''말솜씨가 대단하군''하고 생각할 뿐, 이렇다 할 감동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신부의 아버지가 일어나 인사말을 하기 시작하자마자 연회장에는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가 일었다. 시골에서 상경한 신부 아버지는 호주머니에서 구겨진 메모를 꺼내들고 읽으려다가 ''여러분 고맙습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 그냥, 그냥 좋아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며 다음 말을 잇지 못했고, 손님들도 신부 아버지의 얘기에 빠져들었다.
스피치를 센스있게 구사하려면 기본 원칙이 있다. 첫째, 스피치는 말하는 사람 중심이 아니라 듣는 사람 중심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중심적, 즉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가 바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며 상대의 입장에서 풀어가야 한다. 두 번째로, 스피치는 자신의 마음을 열어놓고 말해야 한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와 소통할 수 없다. 이를 자기개방이라 한다. 세 번째는 완급조절이다. 느리고 빠름 악센트로 강약이 주어질 때 상대를 빨아드릴 수 있데 된다. 스피치란 정직한 자기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고 거기에 감동이 우러나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에게 자기의 마음을 어떻게 전달하는가?
『‘진정으로 한 말은 마음에 가 닿는다’는 격언이 있다. 느낀 것, 눈에 비친 것을 자기 말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말의 기본이다. 말이란 평소의 생각을 평소에 사용하던 언어로 표현되었을 때 가장 자연스럽게 전달될 수 있다. 생활하는 가운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얘기할 줄 알아야 한다. “보고”와 “듣고”는 사실이요, 느낌은 느낌이다. 그러니까 얘기는 크게 볼 때에 “사실+느낌”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말을 할 때 “느낌”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모르는 경우가 있다. 느낌을 모르는 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느낌을 설명하라면 말로는 똑 떨어지게 표현을 할 수가 없을 때가 많다. 마치 우리가 ‘아름다운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것이 뭐냐고 설명을 하라고 해 보라. 그 아름다운 것을 잘 설명할 수가 있을까? 스피치에 있어 느낌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스피치에 느낌은 말하는 사람의 향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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