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밀착형 시민친화형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
성남아트센터가 오는 10월 개관 5주년을 맞는다. 개관 초부터 우수한 시설과 수준 높은 공연·전시를 통해 우리나라 문화예술계가 주목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성남아트센터가 시민들과 대중적으로 호흡하는 문화콘텐츠 생산,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예술교육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내일신문은 이러한 내용을 지난 834호(6월 27일자) ‘성남아트센터, 성남 문화 메카 맞나?’ 제하의 기사에 담았다. 이번 인터뷰는 시민들의 지적에 대한 성남문화재단(성남아트센터)의 답변이다.
-지역의 문화예술 수준을 높이는 데 성남아트센터와 같은 문화인프라는 필요조건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좋은 공연프로그램이 있어야겠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문화정책이 필요할 텐데요.
“시민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사랑방문화클럽과 우리동네문화공동체만들기가 있습니다. 둘 다 성남 지역사회 곳곳을 찾아가고 누비는 대표적인 문화정책 프로그램이지요. 특히 사랑방문화클럽은 전국적으로도 주목을 받으면서 각 지역에서 벤치마킹하고 있어요. ‘시민 스스로 창조하고 기획하는 문화네트워크’라는 모토로 시민이 중심이 돼 참여클럽 150여 개, 2000여 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성남문화재단은 이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문화정책 연구·개발 성과를 인정받아서 2009년에 전국문예회관 운영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했어요. 내일신문이 보도한 고양문화재단이 받은 것보다 1년 앞선 것이지요. 근데 기사에는 이 내용이 빠져서 좀 섭섭했습니다(웃음).
올해 문화공헌프로젝트 사업으로 태평동과 수내동 탄천변과 각 동네 및 복지시설 등을 직접 찾아가 공연과 문화예술 교육, 체험, 전시프로그램 등 시민들 곁에서 함께 문화예술을 즐기고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무대에 올린 뮤지컬 <남한산성>이 수익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지역밀착형 사업이었을지라도 적자폭이 너무 큰 게 문제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남한산성은 성남은 물론이고 광주·하남이 공유하고 있고 경기도가 관리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남아트센터에서는 지역 역사유산을 특화 아이콘으로 만들어 이를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뮤지컬 <남한산성>을 만든 것입니다.
창작물의 경우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이르는 장기 공연을 해야 합니다. 뮤지컬 <남한산성>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어찌 첫술에 배부르겠습니까? 뮤지컬 <명성황후>의 경우에도 1995년 초연 이후 15년 만에 even point(투입 대비 산출 균형)를 맞췄다고 합니다.
대개의 창작 뮤지컬이 그러하듯 내용이나 무대는 공연을 거듭하면서 가다듬어야 할 것도 있고, 수정하고 고쳐 나가야 할 측면이 많습니다. <남한산성>의 완성도를 보다 업그레이드하고 본격적인 국내·외 투어를 기획하고 시행하면서 세밀한 전략과 노력으로 수익목표 달성에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시민들께서도 뮤지컬 <남한산성>이 단순히 성남아트센터의 창작물이 아닌,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라는 점을 잊지 마시고 꾸준한 성원과 애정을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성남아트센터는 수익사업(공연·전시)과 비수익사업(문화재단 화동)을 겸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의 모델이다. 말하자면, 예술의전당과 서울문화재단의 기능을 합쳐놓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 성남아트센터의 자립도는 그래서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같은 단일 공연장과 단순비교 할 수 없는, 좀 복합적 측면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재단측의 설명이다. “미국 카네기홀의 경우 민간 기부금이 92%를 차지하듯 대개의 공연장들은 운영 적자를 민간 기부금을 통해 보전받고 있습니다. 입장권만으로 제작비를 충당해 수익을 올리려면 입장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갈겁니다. 이는 시민 관객의 부담으로 돌아가고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는 공연장의 기능과도 맞지 않습니다.”
-성남아트센터 출범 초기에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지역의 학교와 연계돼야 한다는 응답이 83.1%에 달했습니다. 내일신문에서도 ‘지역 예술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보도했고요. 성남아트센터가 지역의 훌륭한 공연인프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청소년, 공교육과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매개로 연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듯합니다.
“지난해에 이은 중장기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세계적인 연주자 장한나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청소년 음악 프로젝트 ‘앱솔루트 클래식’을 통해,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을 배출한 베네수엘라의 청소년음악프로그램 ‘엘 시스테마’처럼, 실력 있는 청소년들을 발굴·육성하는 ‘엘 시스테마-성남’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지난 3월부터는 지역 내 저소득층 가정과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음악교육을 위해 무료 피아노교실 ‘칸타빌레’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의 청소년들이 성남아트센터의 우수한 시설을 견학하고, 실무자들의 경험담을 들으며 문화예술 분야 직업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현장학습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분당에는 예술 분야를 전공한 주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재능을 펼쳐볼 공간이 많지 않다며 아쉬워 합니다. 이들을 위한 문화정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십시오.
“성남에는 주부뿐 아니라 정년퇴임하신 분들 중에도 예술을 전공한 분들이 많습니다. 이 분들의 재능을 지역사회 내에서 발휘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데 내일신문과 같은 지역 언론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이 분들이 재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함께 정보를 나누고 서로 도우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참여가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 가서 연주봉사를 하거나, 노인이나 장애인 등 문화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며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발휘하여 봉사하는 일은 개인적인 성취감과 함께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상당히 클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개인적으로 하라고 하면 어려움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시민예술 커뮤니티’를 활성화 하면 어떨까요? 사랑방문화클럽도 좋은 사례의 하나지만 ‘문화예술봉사단’과 같은 커뮤니티를 만들어 재능이 있는 개인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이 지속적이고 자발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재단이 중심이 되는 게 아니라 시민들 스스로 운영하도록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대안일 될 듯합니다.”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