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원장이 추천하는 책이야기 5

남태우원장이 추천하는 책이야기 5- 여행 작가가 쓴 청소년 과학 교양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까치 펴냄

지역내일 2010-07-23 (수정 2010-07-23 오후 1:56:49)

 
                                                    

“제물포” “천안함” “닭이 먼저다”
 이 책은 여행 작가가 쓴 과학 교양서입니다. 우주의 역사에서 시작해서 지구의 모든 것, 세상을 이루는 근원 물질, 인류의 탄생까지 정말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글을 쓴 브라이슨이라는 양반은 글을 유머러스하게 쓰는 걸로 정평이 난 사람입니다. 그래서 무겁지 않고 더 쉽고 더 재미있습니다. 그렇다고 절대 가벼운 글은 아닙니다.
 물리학, 화학, 천문학, 생물학, 지구과학을 이리 꿰고 저리 늘어놓으며 과거로의 여행으로 이끕니다. 여행 작가답게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면서 우리가 지금 이자리에 존재하기까지 우주와 지구와 우리의 몸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망원경과 현미경을 오가며 들여다 봅니다.




# 제물포   
  ‘제물포’는 ‘저 샘 때문에 물리 포기’의 줄임말입니다. 성의없이 수업하는 과학 선생님들을 조롱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중고생의 은어입니다. 여기서 ‘물리’는 과학 과목 모두를 아우르는 대유적 표현이겠지요. 과학 교과는 여전히 환영받지 못한다는 거지요. 이글을 읽는 분들의 중고등 시절 과학시간도 별반 다르지 않았겠지요.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시간. 과학 교과서는 알 수 없는 각종 숫자와 법칙과 정리와 외국인의 이름이 나열된 암호책일 뿐이었지요.   따분한 교과서는 제쳐두고 이런 책을 교재로 사용하는 게 훨씬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중학교에서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두세 번 반복해 읽히면서 선생님이 보충설명을 하고, 고등학교에서는 리처드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를 서너 번 읽는 것만으로도 교양으로서의 과학 교육은 충분하지 않을까요? 단편적인 과학 지식이 아니라 과학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주고, 이를 통해 호기심과 지식욕이 충만해 지면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거지요. ‘제물포’ 샘들! 한 번 해 볼 만하지 않나요?




# 천안함     
 천안함 침몰의 진상에 대해서 갑론을박 나라가 뜨거웠지요. 인간이 도달하지 못한 곳은 우주의 끝만이 아닙니다. 인간의 한 길 마음 속과 스무 길 바다 속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라이슨은 아직 과학이 해결하지 못한 많은 난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태양계 밖의 은하를 볼 수 있으며 화성의 지도를 만들고 달에서 피는 담뱃불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원의 끝에서 끝까지보다 짧은 거리인 10Km 바다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아무도 모릅니다. 천안함이 침몰한 수심 45m 속의 함미를 찾아내고 끌어올리는 데도 엄청 애를 먹었지요. 생명의 고향인 바다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천안함 침몰의 진상만큼이나 오리무중이랍니다.
 일전에 제가 학생시절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를 읽었다면 심리학자가 되었을 거라고 썼는데요, 이 책을 읽었다면 해양학자의 꿈을 꿀 수도 있었겠습니다. 아직 적성이나  관심있는 분야를 찾지 못한 학생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그 미해결 과제중의 하나를 해결해 보겠다는 목표를 세워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책 속에 길이 있답니다.




# 닭이 먼저다
  인류의 오래된 논쟁 중의 하나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일 텐데요. 영국의 과학자들이 ‘닭이 먼저’라는 것을 밝혀냈다는군요. 고딩 아들넘과 이 얘기를 하는데 이 아들넘 왈 “그럼 사람이 먼저지 정자와 난자가 먼저겠어요?” “...............”
 닭이 먼저든 달걀이 먼저든 모든 생명의 존재는 신비하고 소중합니다. 글쓴이는 ‘지금 여기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만한 행운인지 느끼라’고 말합니다. 거대한 우주 속에 살고 있는 작은 생명체의 신비함과 소중함을 느껴보라 합니다.
 하지만 경고도 잊지 않습니다.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도 함께 생각해 보랍니다. 인간 이외의 수많은 생명도 같은 무게의 신비와 소중함을 간직한 존재라는 것을 명심하라 말합니다. 지구의 주인이라는 교만함으로 자행하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에 의해 사라진 수많은 생명을 기억하라고. 우주의 나이에 비하면 우리는(존재하는 모든 생물) 이제 겨우 시작했을 뿐이라고....

조동기국어논술 영통캠퍼스 031-273-2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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