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영통구여성축구단

축구란 내 인생의 활력소다.

영통구 여성축구단

지역내일 2010-07-23 (수정 2010-07-23 오후 1:17:07)

 

 지난 한 달을 뜨겁게 달궜던 지구촌 최고의 축제,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밤잠을 설쳐 가며 온 국민을 흥분하게 만든 축구의 힘, 그건 혼자가 아닌 너와 나를 묶어내는 매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매력에 푹 빠져 축구는 내 인생이라는 영통구 여성축구단을 만났다. 2004년 9월9일 창단 이후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온 저력을 그녀들의 눈빛에서 볼 수 있었다.


전국최강의 영통 여성 축구단
 영통구청 풋살(Futsal) 연습장을 찾은 날,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7월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그러나 10여 명의 회원들은 일반선수 못지않은 강도 높은 운동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 운동장을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패스연습에 골차기까지, 흐르는 땀은 주체할 수 없지만 얼굴에는 만연한 웃음. “처음에 와서 한 바퀴 뛰고 힘들다며 주저앉던 사람도 2주 정도 고생한 후에는 괜찮아합니다. 힘겨운 훈련을 잘 따라한 덕에 전국 최강 여성 축구단이 되었죠.” 이명우 감독은 올해 수원시의 모든 대회에서 우승했다며 자랑이다.
 회원 수 27명의 영통구 여성축구단은 여성축구팀이라고 만만하게 보면 안 될 팀. 웬만한 남성 팀과도 대등한 경기를 펼치곤 한단다. 매주 화·목·금 오전10시부터 2시간 동안의 연습으로, 탄탄한 짜임새와 놀라운 팀워크를 보유한 강팀으로 다져지고 있다. 고등학교 때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던 아픔을 가진 이 감독은 “선수들을 보면서 오히려 대리만족을 하는 것 같다. 아는 것을 최대한 접목시키며 자율적으로 운동하고 있다”며 열심히 하는 회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유산소 운동으로 몸은 튼튼, 흘리는 땀에 스트레스는 싹~
 얼핏 생각에 축구란 여성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일 것 같다. 더구나 그녀들은 대다수가 가정이 있는 주부들. 그녀들이 축구와 남다른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이 궁금해졌다. 팀 창단 때부터 함께 해온 전 배구선수, 권남순 주장은 체중 조절을 위해서였단다. 넓은 운동장을 누비면서 뛰어다니는 축구로 인해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유산소 운동이 절로 된다. “건강을 위해 시작했지만 심판 자격증을 따 심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심판을 하면서 축구 룰도 많이 알게 돼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는 권 씨는 팀에 심판자격증을 소지한 회원이 무려 7명이라고 귀띔했다. 2005년도부터 함께 하고 있는 손춘자 회원은 영통구에 축구단이 있다는 걸 알고 용인에서 영통까지 다녔던 열성파. 우울증이 심해 집밖으로 나가지 않았던 어두운 과거는 축구를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며 사라졌다. 박현숙 씨는 축구장에서 만나기 힘든 유독 하얀 피부를 가진, 뜻밖의 인물이었다. ‘생활체육이어서 아줌마들이 재미삼아 하는 운동일거라 생각하고 겁 없이 덤볐다가 혼쭐이 났다’고 첫 만남을 얘기했다. 인터넷에서 남편이 영통여성축구단 모집공고를 보고 권유해서 시작한 뒤, 첫 연습을 하고 쓰러졌다는 조인금 회원. 권남순 주장과 한 동네 사는 인연으로 시작했다 공을 가지고 노는 재미에 축구에 빠져 버렸다는 임수정 총무. 처음의 동기는 달랐지만 현재의 그녀들은 축구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며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나 혼자가 아닌 화합이 주는 축구의 매력에 중독되다!
 
 

 축구가 이들에게 던진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박현숙 씨가 말한 ‘중독’에서 하나의 해답을 찾는다. 생활의 즐거움이 돼, 혹여 못 나오는 날이면 그렇게 하루가 안가고 지겨울 수가 없다는 박씨. 서서히 젊음을 잃어가는 40대 초반에 그 ‘중독’이 다시 젊음의 활력을 되찾게 해 주었단다. 소극적이고 여성적이었던 성격이 주전으로 뛰고 싶어 개인 연습도 불사하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게 되었다는 조인금 씨. “축구는 자기 진영의 골대에서 상대팀의 골대까지 혼자 갈 수 없다. 개인기가 아무리 뛰어나도 나 아닌 10명이 더 있어야 경기를 할 수 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연습하는 시간이 길수록 호흡이 잘 맞춰 진다”며 화합도 빠뜨릴 수 없다고 전해준다. 말이 필요 없이 11명 선수들의 이심전심만으로 정확한 패스와 골이 이어질 때, 그 때의 짜릿함을, 그 기분을 또 어디 가서 찾겠는가? 
 포지션이 이영표 선수와 같은 레프트 윙 백이라는 전송월 회원. 수비수여서 상대선수를 막아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박어진 회원. 골을 넣을 때 함께 느끼는 일체감과 흥분은 모르는 사람은 말하지 말란다. 더하여 우승이라도 할라치면 기쁨으로 날아갈 것 같다고. 나 혼자만으로 이루어지는 성취가 아니기에 축구의 매력에 더 빠지는 것 같다는 그녀들이다.
 욕심꾸러기(?) 같이 전국대회 우승도 더 많이 해내고, 변함없이 꾸준한 팀이기를 바란다는 영통여성축구단. 다른 팀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팀워크와 실력으로 전국을 호령하는 최강의 팀이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서로서로 위하고 보듬어 주며, 헤어지면 또 보고 싶어 하는 그녀들이길 소망한단다. ‘운동에 관심 있고 건강해지길 원하는 주부라면 누구나 영통여성축구팀의 일원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권남순 주장의 말에 귀가 솔깃해진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축구의 매력에 푹 빠진 영통여성축구단이여~ 영원하라!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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