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공신을 찾아서’
내신이 강한 학생은 수시, 모의고사 성적이 높은 학생 정시, 진로관련 비교과가 화려한 학생은 입사정관전형을 공략해 볼 만하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강점을 부각해 효과적인 전략과 로드맵을 세워야 최후에 웃을 수 있는 것은 입시에 있어서 기본상식이다. 공부의 신이라 불리는 ‘공신’들은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공부했을까? 그들의 에듀스토리가 궁금하다. ‘우리 동네 공신을 찾아서’는 자신에게 맞는 특별한 전략을 통해 공부에 성공한 학생들을 찾아 그들의 공부비법을 들어보는 코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윤민혁씨
“반에서 20등이던 내가 수능에서 3개 틀렸어요”
중위권 한계 수능 올인으로 극복, 필요한 부분만 작은 학원 도움 받고 혼자 공부
‘학원은 필요한 것만 다니고 주로 혼자 공부했어요.’ ‘책읽기가 많은 도움이 됐어요.’ 소위 ‘공신’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이들에게 뭔가 특별한 공부비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대답은 한결같다. 너무도 평범하지만 이것이 공신들의 스터디 코드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2학년에 다니고 있는 윤민혁씨도 마찬가지. 서현고 재학시 반에서 20등 정도에 머물던 그가 수능에서 단 3문제만 틀리는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그의 공부비법은 한마디로 ‘광범위한 독서량과 혼자 공부하기’로 요약할 수 있다.
“저에 대한 기대가 많으셨던 어머니 많이 속상하게 했어요. 전교에서도 아니고 반에서 20등이면 제대로 된 입시포트폴리오를 짜기에도 어려운 성적이에요. 내신이 턱없이 안 좋으니 당연히 수시는 어렵고 선택의 여지는 없었죠. 수능에 올인하자는 것이 제 전략이었어요.”
서현고 도서 대출 1위, 언어영역과 사탐영역 1등급 비결
내신이 취약했다고 하지만 공부에 대한 기본기는 다져 놓았기에 수능도 잘 볼 수 있지 않았을까? 공부에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독서의 힘이라고 그는 말한다. 독서는 특히 언어영역과 사회탐구영역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
“책 읽기를 워낙 좋아했어요. 학교 자율학습 시간 다른 친구들 문제풀이에 열중할 때 저는 책 읽기에 몰두했거든요. 한 시간이 아쉬운 고교시기인데 쉽지 않은 일이죠. 공부라는 생각보다 그냥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알아가는 것 자체에 즐거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즐거운 책 읽기를 통해 길러진 독해력은 언어영역에서 어렵지 않게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언어영역 지문을 독해하는 것은 그에게 너무 쉬운 공부였던 것.
“언어영역은 문학 비문학 분야의 처음 보는 글도 읽어내야 하기 때문에 곧 독서능력이라고 봐야 해요. 서현고에서 제가 도서대출 1위였어요. 특강을 통해 고전문학을 공부한 것 빼고는 언어영역 공부는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외고준비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어에 집중 투자
이매중학교에 다니던 시기 한 반에 30명 이상이 외고 준비를 할 만큼 외고 열풍이 거셌다. 그는 외고에 관심이 없었고 덕분에 남들이 다닌다는 영어학원도 꾸준히 다니지 않았다. 그렇게 중학교 시기를 보내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니 영어성적이 형편없었다. 외고를 준비한 학생들에 비해 듣기와 어휘량이 턱없이 낮았기 때문. 영어는 그가 극복하기 어려운 과목중의 하나였다.
“영어 기본 실력이 약하다보니 열심히 해도 3등급을 넘기 힘들었어요. 할 수없이 개인과외를 받았는데 선생님을 잘 만난 것이 제겐 행운이었죠. 그런데 공부하다 보니 영어 역시 언어이기 때문에 언어적 감각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문제 푸는 능력과는 다르다고 그는 강조한다. 수능은 유창한 영어말하기보다는 독해와 정교한 문법을 요구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 그가 이런 특성을 파악한 것이 수능영어를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10년간 출제된 기출문제 통해 수능 패턴 익혀
“대형학원은 자칫 커리큘럼에 매몰되기 쉬운 것 같아요. 부모님께 보이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경향이 강하죠. 관리가 잘 되는 소형학원은 자기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고1 부터 다니기 시작한 수학학원에서 제 실력이나 상황을 잘 파악하고 맞춤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다른 친구들처럼 1~2년씩 수학 선행학습을 하지 않았다. 한 학기 정도의 선행을 하되 학원에서는 기본 원리만 확실히 지도받고 나머지는 혼자의 힘으로 해나갔다. 고3이 되면서는 지난 10년간 출제되었던 평가원과 교육청 모의고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풀기 시작했다.
“무조건 문제를 푸는 것보다 수능 유형을 꿰뚫는 것이 중요해요. 모의고사든 기출문제든 반복해서 풀다보면 수능 문제의 일정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어요. 정말 치열하게 공부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요령과 전략도 필요한 것 같아요.”
‘끝까지 자신감을 잃지 않으면서 자만심에 빠지지 말 것’을 그는 후배들에게 주문했다. 성적이 잘 나오면 자만하기 쉽고, 못 나오면 좌절하기 쉬운 것인 수험생이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수험생의 가장 큰 덕목 중의 하나라고 그는 조언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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