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35년을 교직생활을 하면서 한번도 가족끼리 오붓하게 휴가를 보내거나 여행할 시간조차 없이 아이들만을 위해 외길만을 달려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퇴직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하며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오는 8월이면 35년의 교직생활을 끝마치고 퇴임하는 보문고등학교 송병문(63) 음악 선생님을 만났다. 그를 마주하고 있자니 오래 된 느티나무 그늘처럼 편안함이 느껴진다. 그는 남대전 고등학교에서 3년6개월을 몸담았던 시간을 빼고 보문고등학교에서만 31년을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보문고등학교의 자랑거리 중에 하나가 있다면 그가 키워낸 보문 밴드부다. 54년의 밴드부의 역사 안에는 그의 31년의 피와 노력이 녹아있다. 지난 6월4일 우송예술회관에서는 그의 정년을 기념해 연주회가 열렸다. 이날 학생들과 학부모 및 동료교사 등을 포함해 많은 보문인들은 마지막으로 관악대를 지휘하는 그의 모습에 우렁찬 박수를 보내 주었다.
“보문고등학교는 저에 모교이며 아이들을 가르치던 교육현장이고 일터였습니다. 특히 밴드부를 지도하면서 도레미란 음도 제대로 낼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관악기를 가르치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일본연주를 비롯해 KBS배 전국관악경연대회에서 2회에 걸쳐 은상과 금상을 수상했고 서울대학교 전국관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 등 총 18회나 각종 경연대회에서 수상함으로 하면 된다는 믿음을 증명해 보일 수 있었던 일들이 아직도 엊그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교육현장에서 오래도록 몸담아 오면서 느낀점들도 많다고 한다. 먼저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메말라지면서 예전 아이들보다 이기적이고 폭력적이 되어 가는 것을 보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또한 학부모들도 너무 성적에만 치중해 아이들이 진정 무엇을 하고 싶은가보다는 당신들이 못다이룬 꿈들을 아이들을 통해 실현시켜보려는 생각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입시에 필요한 국영수 등의 과목에만 치중해 음악이나 미술 등의 과목들은 변두리 과목으로 취급당하는 것이 교육 현실입니다. 입시위주로 성적만을 추구하는 교육은 반드시 한계가 있습니다.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미리 다하고 학교 수업시간엔 다른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일선 교사들은 좌절할 때가 많습니다. 예전엔 학교 교육만으로 박사, 의사, 검사 등 요즘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인물들이 모두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너무 공부공부 닥달하지 마시고 정서적으로 균형을 이루도록 이끄시면서 적성을 올바르게 파악해 그쪽으로 정성을 들이는 지혜로운 부모님이 되시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에어컨조차 고장난 후덥지근한 교실에서 연신 땀을 흘리는 리포터를 위해 차가운 바카스 한 병을 건네주며 연신 미안함을 숨기지 않는 노교사의 이마에도 땀이 흘렀다. 운동장에 심겨진 60여년의 세월동안 고목이 되어가는 나무처럼 그의 얼굴엔 주름이 지고 뽀얗던 얼굴은 검버섯이 피어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노병은 죽지 않고 다만 사라져 갈 뿐’이란 맥아더 장군의 고별 연설이 떠올랐다.
문의 : 010-8812-6282
유혜련 리포터 yoo25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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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이면 35년의 교직생활을 끝마치고 퇴임하는 보문고등학교 송병문(63) 음악 선생님을 만났다. 그를 마주하고 있자니 오래 된 느티나무 그늘처럼 편안함이 느껴진다. 그는 남대전 고등학교에서 3년6개월을 몸담았던 시간을 빼고 보문고등학교에서만 31년을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보문고등학교의 자랑거리 중에 하나가 있다면 그가 키워낸 보문 밴드부다. 54년의 밴드부의 역사 안에는 그의 31년의 피와 노력이 녹아있다. 지난 6월4일 우송예술회관에서는 그의 정년을 기념해 연주회가 열렸다. 이날 학생들과 학부모 및 동료교사 등을 포함해 많은 보문인들은 마지막으로 관악대를 지휘하는 그의 모습에 우렁찬 박수를 보내 주었다.
“보문고등학교는 저에 모교이며 아이들을 가르치던 교육현장이고 일터였습니다. 특히 밴드부를 지도하면서 도레미란 음도 제대로 낼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관악기를 가르치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일본연주를 비롯해 KBS배 전국관악경연대회에서 2회에 걸쳐 은상과 금상을 수상했고 서울대학교 전국관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 등 총 18회나 각종 경연대회에서 수상함으로 하면 된다는 믿음을 증명해 보일 수 있었던 일들이 아직도 엊그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교육현장에서 오래도록 몸담아 오면서 느낀점들도 많다고 한다. 먼저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메말라지면서 예전 아이들보다 이기적이고 폭력적이 되어 가는 것을 보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또한 학부모들도 너무 성적에만 치중해 아이들이 진정 무엇을 하고 싶은가보다는 당신들이 못다이룬 꿈들을 아이들을 통해 실현시켜보려는 생각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입시에 필요한 국영수 등의 과목에만 치중해 음악이나 미술 등의 과목들은 변두리 과목으로 취급당하는 것이 교육 현실입니다. 입시위주로 성적만을 추구하는 교육은 반드시 한계가 있습니다.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미리 다하고 학교 수업시간엔 다른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일선 교사들은 좌절할 때가 많습니다. 예전엔 학교 교육만으로 박사, 의사, 검사 등 요즘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인물들이 모두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너무 공부공부 닥달하지 마시고 정서적으로 균형을 이루도록 이끄시면서 적성을 올바르게 파악해 그쪽으로 정성을 들이는 지혜로운 부모님이 되시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에어컨조차 고장난 후덥지근한 교실에서 연신 땀을 흘리는 리포터를 위해 차가운 바카스 한 병을 건네주며 연신 미안함을 숨기지 않는 노교사의 이마에도 땀이 흘렀다. 운동장에 심겨진 60여년의 세월동안 고목이 되어가는 나무처럼 그의 얼굴엔 주름이 지고 뽀얗던 얼굴은 검버섯이 피어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노병은 죽지 않고 다만 사라져 갈 뿐’이란 맥아더 장군의 고별 연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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