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 동아리 경연대회 최우수상 ‘중3동 주민센터 민요교실’

지역내일 2010-07-12

“멋들어진 우리 민요 함께 불러봅시다” 

‘이팔~ 청춘에~ 덩기덕 덩더러러러 덩기덕~’. 부천시 원미구 중3동 민요교실, 20여 명의 회원들이 장구를 두드리며 청춘가를 부르고 있다. 그 날 처음 온 회원도, 10년 된 회원도 우리 가락의 멋들어진 맛을 내보려고 노력 중이다. 최연묵 강사가 지도하는 민요교실 팀은  지난 24일 원미구청에서 열린 2010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경연대회 최우수상을 받았다. 열다섯 명이 출전해서 경기민요병창을 부른 결과였다. 민요교실 팀을 지난달 30일 만나봤다.  

신명나는 경기민요는 우리 것  
그 날 중3동 민요교실에는 새 회원이 들어왔다. 이 팀에 처음 들어오면 득음실력을 확인받아야 하는 규칙이 있다. 새로 들어온 김정희, 임순름씨는 강동윤 회장의 주문에 맞춰 태평가를 불렀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를 내어서 무엇하나~.” 노래가 끝났을 때 회원들은 박수를 크게 쳤다. 일단은 합격! “잘했어요. 잘했어.” 들어오는 사람도 맞이하는 사람도 기분 좋은 순간이다. 중3동 민요교실은 지난 2000년 3월 결성됐고 40대부터 60대 주부로 구성됐다. 물론 남성 회원도 있다. 이들은 최 강사의 지도 아래 경기민요를 배운다. 경쾌하고 리듬이 빠른 가락의 경기민요는 배우는 이나 듣는 이나 신명나는 우리 고유의 민족음악이다.
“처음엔 민요를 부르고 장구를 치는 것이 쉽게 보였어요. 그냥 부르고 두드리면 되겠지 뭐, 했지만 그게 아니었답니다. 해보니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겠더라구요.”
1년6개월을 배웠다는 강동윤 회장은 “처음엔 가락과 장단이 따로 놀았어요. 하지만 엇박자를 쳤어도 열심히 했더니 지금은 그 맛을 조금은 아는 것 같아요”라고 고백한다. 1시간은 소리를, 또 1시간은 장구를 치며 우리 것을 배우는 그들의 소리에서 옛 것을 찾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스승과 제자, 우리는 하나  
2010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경연대회는 중동, 상동, 춘의동, 약대동, 심곡동 등 원미구에 소재한 동주민센터 동아리들의 경연장이었다. 상2동의 영남사물놀이, 중동의 아름다운 요가 시연, 역곡1동의 댄스 스포츠 등 총 14개 팀이 나와 재능을 펼쳤다. 이 날 원미구청 대회의실에는 각 동 주민센터 동아리 회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해서 이들의 무대를 관람했다.
이 팀이 태평가, 늴리리야, 뱃노래 등 경기민요 병창을 부르자 관객들은 “너무 잘했다. 일등 할 것”이라고 점을 쳤단다. 전애숙 총무는 “발림 하나 틀리지 않았다는 관중들의 평가를 듣고 수상을 짐작했어요. 심사위원들이 그랬죠. 역시 우리 것은 좋은 것이라구요.”
다양한 장르의 경합이었기 때문에 실력이 출중하지 않으면 상을 타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중3동은 이 날 최우수상을 손에 쥐었다. “목성대를 안 아끼고 가르쳐 주신 강사님 덕이지요.”. “열심히 잘해주신 회원님들 덕분이예요.” 선생님과 제자들은 서로를 칭찬하는 일이 그저 즐겁기만 하다. 가락과 소리가 실과 바늘이라면 스승과 제자도 그러했다. 최우수상 수상은 그네들의 적극적인 민요 사랑에 있었던 것이다. 공간을 내주고 장구 수리 등 불편한 일들을 뒷받침해준 중3동 주민센터 직원들의 노고 또한 컸다. 이번에 받은 상금 45만원은 중3동 관내 불우이웃을 위해 전액을 기부했다. 신명나게 노래 부를 수 있는 자신들보다 더 즐거워하는 사람들도 있어야 한다며. 

소외 이웃을 위한 노랫가락 봉사
“소리를 배운다며? 한 가락 들어보자.” 회원의 친지들은 만나기만 하면 돗자리를 깔아준다. 그래서 회원들은 명절이나 가족잔치 때면 이곳에서 배운 노랫가락을 풀어놓을 수 있어서 좋기만 하다. 집안 살림하며 쌓인 스트레스도 풀어놓는다. 일상생활을 잊어버리고 장구와 민요 소리에 마음을 싣다보면 어느 새 기운까지 난다. 강동윤 회장은 팀의 분위기 메이커이고 강경숙 회원은 연습 때면 일찍 나와서 장구를 배치하고 자리를 펴두는 엄마 역할을 한다. 전애숙 총무는 팀의 재정과 모든 일을 관리하고 있다. 김성이 회원은 무슨 일에든 열심인 적극적인 사람이다. 회원들은 노래만 부르지 않는다. 배운 실력을 묻어두지 않고 세상과 만나러 가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양로원에 기거하는 독거노인들과 부천 관내 소외된 이웃을 위해 민요를 불러주며 봉사하는데 정성을 다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민요를 배우려면 매 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11시 중3동 주민센터 지하에 있는 민요교실로 가면 된다. 장구는 주민센터에서 지원해준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미니 인터뷰 -민요교실 강사 최연묵

“기본기요? 각자의 능력에 따라 달라요. 음감이 뛰어난 사람은 몇 달 만에 숙지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열심히만 하면 가락을 맞추고 장구를 연주하는 날이 와요.”
최 강사는 소리가 묵으려면 10년 탑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익은 소리가 난다고 했다. 가요는 한두 달이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지만 민요는 세월이 흘러야 깊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지만 꾸준히 정진하는 회원들께 감사합니다. 우리 것을 성심성의껏 가르치는 게 행복하다”는 최 씨는 “더 열심히 가르쳐서 다수의 대회에 입상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임옥경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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