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체장에게 듣는다

한현택 대전 동구청장

“돈 없어도 풀뿌리 복지 해야죠”

지역내일 2010-07-11 (수정 2010-07-11 오후 11:58:22)
 지난 1일 취임한 한현택(54) 대전 동구청장은 첫 발걸음이 무겁다. 당선자 시절 불거진 신청사 건축공사 중단 사태 때문이다. 재정난에 공정률 47%나 되는 청사 건립 공사는 선거 직후인 지난달 16일 전면 중단됐다. 당선의 기쁨을 누리는 일조차 사치처럼 보이는 상황이다. 한 구청장은 “공사를 마무리하려면 300억원 이상이 더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재정조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최소 6개월 이상은 공사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것. 현 청사나 공유재산을 매각하는 것이 유일한 자금조달 방법이지만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 더 큰 문제는 당장 하반기 공무원 인건비와 복지비 등 필수경비도 없어 312억원의 부채를 얻어야 할 상황이라는 것. 이미 빚을 얻어 쓴 돈도 300억원이 넘는다. 그는 “모든 소모성 행사를 중단하는 등 최대한 예산을 아낄 계획이지만 자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정 문제가 비단 동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는 정부와 정치권 등을 찾아다니며 지방재정 문제 해결을 위한 답을 구할 계획이다.

임기동안 새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한 구청장은 ‘돈 안 드는 작은 복지’를 대안으로 내놨다. 그는 “노인정이나 자연부락 단위로 소규모 후원회를 만들어 지역 복지 문제를 풀어가는 효사랑 복지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어려운 재정 탓에 오히려 풀뿌리 복지 시스템을 고민하고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는 대전의 대표적인 원도심 지역이다. 그래서 한 구청장의 관심 역시 원도심 활성화에 쏠려있다. 주거환경개선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진행 중인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마무리하는 등 벌써부터 관련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대전역세권 개발이나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는 “대전 발전의 축이 중구·서구·서남부권을 거쳐 동구로 돌아오고 있다”며 “원도심 활성화 사업을 통해 ‘살 만한, 또 살고 싶은’ 동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5년을 공직생활을 했다. 그 중 25년을 이곳 동구에서 일했다. 동구 구석구석 그가 모르는 곳이 없다. 그는 “공직의 마지막을 동구청장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요란한 치적을 남기기보다 주민들과 함께 동구의 미래를 위한 꿈을 펼쳐나가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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