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은 보존하고 근종만 제거할 순 없을까?

지역내일 2010-07-08

ACOG “자궁 보존 원하는 여성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색전술’”

분당구 구미동에 사는 김미자(47)씨는 10년 전 자궁 적출 수술을 받았다. 당시 의사는 애가 둘이나(?) 있고 자궁근종의 위치가 좀 애매하니 차라리 들어내는 게 낫겠다고 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김씨는 아직도 “자궁이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허리도 많이 아프고 무엇보다 내가 더 이상 여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우울하다”고 토로한다.

자궁 출혈 등 없다면 적출 안해도 돼
40대 전후 여성 10명 중 4명에게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환인 자궁근종. 그러나 자궁근종 때문에 병원을 찾았을 때 많은 여성들이 김씨의 경우처럼 ‘자궁 적출’이라는 무시무시한 말부터 듣는다. 가임기에 있는 여성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 아닐 수 없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에서 발생하는 양성 종양이다. 1cm 미만의 작은 것에서부터 20cm 이상 되는 큰 근종까지 다양하게 있다. 문제는 자궁근종으로 인해 과다출혈, 월경기간의 연장, 복무 팽창, 빈혈, 골반통, 변비, 잦은 소변, 허리나 양쪽 다리의 통증, 성교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 그래서 자궁근종에 대한 완벽한 치료방법은 그동안 자궁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웬만한 크기의 자궁근종은 폐경기가 지나면 더 이상 자라지 않고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자궁 출혈 등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전신마취 수술까지 해가며 근종을 잘라낼 필요가 없다. 특히 임신을 해야 할 여성이라면 자궁을 보존해야 한다.
자궁을 제거할 경우 김씨처럼 후유증도 나타난다. 난소 기능 감소, 스트레스 장애, 질 건조증, 우울증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런데 굳이 자궁을 없애는 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정말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

합병증 거의 없고 회복 빠른 자궁근종 색전술
최근 자궁근종을 없애는 방법으로 ‘적출술’이 아닌 ‘색전술’이 화제가 되고 있다.
색전술은 인터벤션 영상의학 전문의에 의해 시행되는 자궁근종의 치료법 중 하나다. 우리 몸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게 된 데는 몸 속에 있는 작은 암세포까지도 찾아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영상의학이 한몫을 했다. 특히 전신마취 하에 수술적 방법으로 치료를 하던 많은 질환들이 다양한 영상 장비(MRI·CT·투시장비·초음파 등)의 도움으로 병변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색전술도 이러한 첨단 영상 장비의 도움으로 가능한 치료법.
국내 최초 인터벤션 전문병원인 민트영상의학과 김재욱 원장은 “색전술은 개복을 통해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과는 다르게 자궁을 보전하며 근종만 치료할 수 있고 절개하지 않고 치료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으며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르다”고 설명한다.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는 2008년 8월 ACOG의 Practice Bulletin(산부인과 의사들에게 권하는 임상지침서)에서는 자궁근종 색전술, 근종제거술, 호르몬 치료를 레벨A 치료로 지정했다. ACOG는 특히 “장단기 치료 결과를 근거로 보았을 때, 자궁근종 색전술은 자궁을 보존하기를 원하는 환자에게는 안전하고도 효과적인 치료”라고 발표했다.


자궁근종 색전술  사진 A와 같이 근종을 먹여살리는 비정상적인 혈관을 모래알 보다 작은 입자로 차단하면 근종은 더이상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어 사진 B와 같이 스스로 괴사한다. 

전신마취 NO 개복술 NO 흉터 NO
자궁근종 색전술은 첨단 영상 장비를 이용해 시술하기 때문에 인터벤션을 전공한 숙련된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있고 첨단 혈관 조영 장비가 구비된 곳에서 가능한 시술이다.
먼저 허벅지 옆의 동맥에 직경 1~2mm 크기의 가는 선을 넣어 골반 전체의 혈관에 대한 조영술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자궁근종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비정상적인 혈관을 찾아낸 후 도관을 그곳에 위치시켜 모래알보다 작은 물질을 주사한다. 이렇게 주사된 물질은 근종으로 가는 혈액의 흐름을 중단시키므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근종은 자연적으로 치료된다. 전신 마취와 절개 후 개복술이 필요 없어 출혈으로 인한 합병증이 없으며 가는 선을 이용한 시술이므로 흉터가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2007년 1월호에 게재된 자궁근종 색전술과 자궁 적출술을 비교한 논문에 따르면, 시술 후 운전이 가능한 시기가 색전술의 경우 8일, 적출술은 34일이 걸렸으며, 정상 성생활이 가능한 시기는 색전술이 21일, 적출술은 53일이 걸렸다고 보고하고 있다.
도움말 민트영상의학과 김재욱 원장

자궁근종 예방을 위한 몇 가지 체크사항
▲음식 = 인스턴트 식품, 밀가루 음식, 회 등 찬 음식과 우유 치즈 요쿠르트 등 유제품, 삼겹살처럼 기름진 육류는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운동 = 적당한 운동은 혈액순환을 돕지만 다이어트를 위한 강도 높은 운동은 피하는 게 낫다. 빨리 걷기 등 지방을 연소시키는 유산소 운동은 스트레스를 풀고 하체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생활 = 생리기간이라면 스트레스와 피로를 줄이고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는 게 좋다. 항상 아랫배는 따뜻하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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