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사람들

커피 머신 제작자 이상일

지역내일 2010-07-04

인생 2막의 주제는 ‘나만의 커피’ 

지난 23일 만난 이상일(45)씨. 그는 자신이 볶았다는 커피를 들고 왔다. 상일 씨는 검게 볶은 유기농과 예가체프 콩을 갈아서 드립퍼에 내렸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바리스타의 그것과 다르지 않은 자연스러운 솜씨였다. 현재 회사원인 이 씨는 인생 2막의 주제로 커피를 선택했다. 나만의 커피 맛을 만들고 수제 커피 머신을 직접 제작하는 특별한 커피 사업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에게 귀한 묘약인 커피와 커피 머신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직접 볶아서 이웃과 나눠 마시자 
자동차 무역업을 하던 상일씨는 커피를 사랑하는 이슬람권 친구를 만난다. 개인적으로 커피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친구가 마시는 커피에는 관심이 옮겨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설탕과 프림 등 첨가물을 넣지만 그네들은 원두를 볶고 갈아 드립퍼에 내려마셨던 것이다. 평소 호기심이 강했던 그는 커피를 배우려고 남의 가게에 취직한다. 서울 홍대 앞에서 로스팅 방법도 배웠다. 그러다 작년 6월 부천여성노동자 바리스타 과정에 도전하게 된다.
“배우는 데 시간내기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죠. 그러다가 생각했어요. 커피를 배워서 자격증을 딴 뒤 커피 집 사장으로 남지는 않겠다고요.”
커피전문점에서는 보통 볶은 원두 100g 당 7000원에서 많게는 1만5000원 정도에 판매된다. 하지만 이 씨가 구입한 생두 가격은 1kg에 1만2000원이었다. 
“꼭 커피 전문점에 가서 비싼 커피를 마셔야 하나요? 집에서 볶아 마시면 저렴하잖아요. 서민적인 커피 문화를 만들자고 생각했죠. 전문점에서 마시는 획일적인 커피는 소비자 다양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요. 그래서 결심했죠. 손재주를 발휘해서 커피 머신을 직접 만들어보자고요. 별 별 일이 많았네요. 제대로 된 기구를 만들때까지는요.” 

타공형 로스팅기와 더치커피 기계 제작
“처음엔 생두를 프라이팬에 볶아봤어요. 타고, 튀고, 팔 아프고, 땀도 나고 난리였죠. 현미와 쌀, 밤과 마늘, 은행도 비슷한 온도로 볶고 먹어 봤죠. 어떻게 했길래 커피는 저렇게 귀한 맛이 날까, 정말 궁금했어요.” 수망에 넣어 볶는 등 좌충우돌 시간을 보낸 그는 일명 개방형 통돌이 제조에 성공하게 된다. 알루미늄 판을 댄 나무틀을 짜고 내부에 있는 통돌이 속에 커피를 볶는 직화식 타공형 로스팅기였다. 로스팅기 제조에 성공한 상일씨는 또 다른 실험에 도전한다. 커피와인, 눈물의 커피, 워터드립으로 불리는 더치커피를 알고부터 시작된 연이은 모험이었다. “더치커피는 정수된 찬물로 오랜 시간 추출해 마시는 네덜란드식 커피예요. 내린 원액을 냉장고에 두고요. 여름에는 찬물에, 겨울에는 미지근한 물에 희석해 마시는데 다른 커피는 이 맛을 못 따라와요.” 흔히 에스프레소 원액을 희석한 것을 아메리카노라고 부르지만 더치커피 원액으로 아메리카노를 만들어서 사계절 음용하면 맛도, 건강에도 좋다. 외국에서 들여온 더치커피 기계가 매우 비싸다는 것을 안 상일 씨는 자신의 손으로  더치커피 기계를 만들었다. 또한 커피를 빠르게 식힐 수 있는 쿨러도 개발했다. 이 기계들은 현재 인터넷 커피마루 회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다.       

건강한 차 문화 형성에 이바지 하고 싶어
“체질에 맞는 커피를 마셔야 해요. 오래되지 않은 좋은 생두도 써야죠. 또한 갓 로스팅 한 원두가 좋아요. 내릴 때는 정수기물을 쓰고요. 너무 가늘게 분쇄하면 화학성분이 많이 배출돼 안 좋아요.” 그가 커피를 공부하고 기계를 만든 이유는 단순하다. 건강한 차 문화 형성에 이바지하고 싶은 거다. 획일적인 커피문화를 소비자 기호에 맞도록 바꾸자는 것이기도 하다. 그는 처음에 말했던 특별한 커피사업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제가 커피집을 낸다면요, 일반 커피 점과 같은 열풍식 로스팅 기는 쓰지 않을 거예요. 손님들이 와서 커피를 직접 볶아보고 마시고 가져갈 수 있게 할래요. 현재 주문제작 받고 있는 머신들은 크기가 커요. 그래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작은 기계도 개발할 거예요. 더치커피의 경우 나라별로 원두를 내려서 냉장 보관한 뒤 손님들께 선보일 겁니다. 사회적 기업에도 관심이 있어요. 작은 힘이라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지요.”
커피를 볶는 개방형 통돌이는 6만9000원에서 15만원까지, 더치 기계는 12만원에서 18만원한다. 그에게 메일 주소와 함께 전화번호를 보내면 커피 머신의 사용설명서를 보내준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TIP! 좋은 커피를 저렴하게 마시는 방법
먼저 생두를 준비한다. 수망에다 기름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볶아준다. 첫 번째 튀는 소리에 이어 두 번째 튀는 소리가 나면 불을 재빨리 꺼준다. 부채나 선풍기를 이용해서 열을 식혀주고 밀폐용기에 사나흘 담아 숙성시켰다가 콩을 꺼내 갈아준다. 신선한 커피라면 물을 부었을 때 표면이 부풀어 오FMS다. 네 바퀴 정도 물을 부어 달팽이 모양이 될 때까지 5~ 10초 동안 핸드 드립한다. 핸드드립의 경우 더치커피보다 원두 소모량은 많지만 손님이 왔을 때 드립해서 먹기에는 좋은 방법이다.  
문의 011-718-5052 carh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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