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아트센터, 성남 문화 메카 맞나?

지역내일 2010-06-29

뮤지컬 남한산성 거액 쏟아 붓고도 적자
…시민 위한 문화콘텐츠 개발 제공은 뒷전

‘문화의 도시 성남’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최고의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성남아트센터가 올해로 개관 5주년을 맞았다.
특히 올해 준공되는 문화집회시설에 미술관 신관을 개관하고 문화강좌 시설과 레스토랑, 이벤트 광장을 비롯한 시민 편의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업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문화시설과 달리 성남시민의 세금으로 성남시에서 운영권을 갖고 있는 문화재단인 만큼 ‘열린 성남아트센터’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 또한 큰 것이 사실. 
연초 시정 업무보고 자리에서 성남아트센터 이종덕 대표이사는 “2010년에도 시민의 문화향수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문화예술 진흥에 기여해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성남아트센터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성남문화재단이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주요업무계획과 행정사무감사 자료 등을 통해 짚어본다. 

◆ 소수 위한 고품격문화프로그램에 편중돼 = 성남시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성남문화재단은 지난 2004년 12월 1일 제1대 이종덕 상임이사를 임명하고 같은 해 12월 22일 출범했다. 이듬해 10월 성남아트센터가 문을 열어 올해로 개관 5년째다.
정관에 따르면 성남아트센터는 성남지역의 공연 전시사업 등 복합문화공간 역할과 함께 공공이익을 추구하는 문화재단 역할을 함께 하도록 돼 있다. 시립합창단 시립소년소녀합창단 시립교항약단 시립국악단 등 성남시립예술단 역시 성남시 부시장이 단장을 맡고 모든 업무처리는 성남시 문화예술과 소관이다.
공공성을 표방하고 있는 전문 예술법인인 만큼 성남시의 공연단체나 예술가 지원, 더 나아가 예술 교육사업 지원 역시 재단이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성남시민의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늘리겠다는 성남아트센터의 운영방침이나 문화콘텐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지역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성남문화재단의 인식은 경기도 고양시에서 운영하는 고양문화재단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와 관련해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최만식 의원은 “수정구와 중원구 등 구도심지역이 분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소외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지역을 위한 대중적인 문화프로그램이 부족하다”면서 “성남아트센터는 고품격 문화프로그램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대중적으로 호흡하는 문화콘텐츠 생산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성남문화재단은 퇴직 공무원 재취업 코스? = 현 이종덕 대표이사는 지난 2004년 12월 1대 상임이사 취임 이후 2대, 3대 상임이사를 거쳐 지난 1월 정관개정으로 대표이사가 되기까지 무려 6년째 성남아트센터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굳혀왔다. 이종덕 대표이사가 전권을 갖고 있는 문화재단의 인사발령 문제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는 이런 ‘장기집권’(?)도 한몫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11월 열린 성남문화재단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최만식 의원은 성남시청의 국장급 은퇴 공무원과 명예퇴직 공무원들이 성남문화재단에 재취업하는 문제를 꼬집었다.
최 의원에 따르면 2005년부터 최근까지 퇴직한 성남시 5급 이상 공무원 51명 중 11명이 문화재단에 재취업을 했으며, 이들 중 성남시청 문화예술과 등 관련 업무 출신 공무원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것. 공직자윤리법에는 은퇴 공직자가 산하기관 등에 다시 취업하는 것과 관련해 1~2년의 경과규정을 두고 있다.
최 의원은 “명예퇴직금 1000~2000만원을 받고 퇴직한 공무원이 불과 1~2개월 만에 문화재단에 취업해 수천 만원의 연봉을 받는 것은 공직자윤리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해도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종덕 대표이사는 “처음 성남아트센터의 상임이사로 부임하면서 성남에 대해 잘 알지 못한데다가 문화예술계와는 거리가 먼 경영, 총무, 시설 분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해 지역 내 공무원을 추천 기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수익목적 사업에서도 적자 면치 못해 =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남문화재단의 예산은 233억7천21만2000원. 이 중 지난해 11월 성남아트센터가 창작 뮤지컬 <남한산성>의 총 제작비로 시에서 받은 지원금은 전체 예산의 9%에 해당하는 20억원에 달한다.
<남한산성>은 성남시가 지역특화 문화상품으로 거액을 쏟아부으며 야심차게 내놓은 프로젝트 기획공연이었다. 홍보비만 2억7500만원을 썼을 만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뮤지컬 남한산성은 수익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월 19일 열린 제168회 성남시의회 임시회 제1차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윤광열 의원은 뮤지컬 <남한산성>이 2억4200만원 적자라고 지적하면서 그 이유를 추궁했다.  
성남문화재단의 기획공연은 지역밀착형 공연사업, 예술 사업, 수익사업으로 구분해 운영된다. 문제는 수익사업으로 준비되고 있는 공연에서조차 수익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
올해 마련한 수익공연은 뮤지컬 아이다를 비롯해 김건모 바비킴의 대중콘서트, 이미자 하춘화의 효 콘서트, <남한산성> 타 공연 투어 등 4개. 이 중 뮤지컬 <남한산성>의 타 공연장 투어는 9억8500만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세입은 그보다 적은 7억4294만원으로 예상된다. 성남문화재단 공연기획부는 오는 10월 서울 중구의 충무아트홀에서 남한산성 투어공연을 위해 대관료 문제와 무대 변경제작 등을 사유로 3억3880만원의 추가예산까지 신청해 놓은 상태. 이번 공연이 충무아트홀과 공동기획형태로 진행된다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투자 대비 수익 실적이 너무 형편없다.

◆ 지역 활동 예술인 지원 대폭 늘려야 = 지난해 12월 7일 열린 성남문화재단 2010년도 세입 세출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성남시의회 윤광열 의원은 장한나 앱솔루트 클래식&성남 국제 청소년관현악 페스티벌의 단 2회 공연에 4억5075만원의 거액이 투입되는 것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첼리스트 장한나 한사람의 출연료가 3500만원인데 반해, 성남예총의 9개 회원단체 수백여 명이 한 달간 참여하는 성남민간예술인 한마당 제작지원비가 1억8000만원인 것은 성남 지역예술인을 폄하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성남문화재단이 예술사업이라고 분류해놓고 있는 사업 대부분은 적자 폭이 더욱 크다. 성남문화재단의 2010년도 세입 세출 예산안 예비심사 제출자료에 따르면 오는 10월 개관 5주년 기념 오페라  <아이다>의 제작 예상 비용은 총 4억5100만원이지만 세입은 겨우 1억2960만원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적자 폭이 큰 이유에 대해 심사에 출석한 성남문화재단 노재천 문화예술본부장은 “오페라를 즐기는 인구가 많지 않아 기업 협찬에 의존하지 않고 전액 티켓을 판매해 수익을 올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성남시민들에게 무료입장의 기회를 많이 주기 위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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