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빚고 사람이 찾은 ‘자연예술’ 전시장
설립자의 30년 노력과 예술혼이 한 눈에
거제자연예술랜드는 능곡 이성보 선생이 30여년 간 수집한 수석, 정원석, 동/서양란, 분재 등을 전시한 ‘자연테마예술공원’이다. 고현에서 차로 30분, 고현에서 출발해 사곡삼거리를 지나 동부저수지를 마주하고 거제자연예술랜드가 자리해 있다.
첫 대면부터 특별하게 만든 돌과 이끼로 만든 아치 정문을 지나면 전시실이 나온다. 1전시실에는 형상석과 석/목부작이 전시 돼 있다. 흙과 모래가 오랜 시간 엉겨 만들어진 ‘생강돌’로 만든 ‘폐백드리는 신부’를 지나 ‘천지창조’ 앞에 섰다. 다양한 크기에 남근석과 여근석인 ‘성석’을 보고 있으니 괜스레 쑥스럽다. 연못에 소풍 나온 오리와 거북이 귀엽다. ‘군상’이 나를 바라본다. 내게 무슨 말을 하고자하는 걸까. 나는 되레 ‘군상’을 보며 물음을 던져본다. 인생이 무엇이냐고.
2전시실에는 분경과 종유석이 있다. 분경은 돌과 풀로 자연 경관을 표현한 것인데 한 폭의 풍경화를 입체적으로 구성한 것이기에 연출은 물론, 구성미와 여백미가 중요시 된다한다. 작품 하나하나가 작은 낙원을 표현한 듯하다.
커대란 암석이 눈길을 끈다. 3전시실은 기암괴석과 석/목부작이 주인이다. 초가집을 닮은 돌로 호젓한 마을을 이룬 ‘단칸초가’가 보인다. 마당에선 닭과 병아리가 모이를 먹고, 아이가 마루에 앉아 수박을 먹는 모습이 그려진다. 아버지가 흠,흠 하고 헛기침을 하면 에미와 자식은 버선발로 아비를 반기리라.
훈훈한 상상을 접고 석림지실로 발길을 향했다. 석림지실은 600여점의 입석 석부작이 자리해 있다. 열병하듯 늘어선 수석과 갖가지 식물들이 만든 ‘돌의 숲’이 이룬 형상이 마치 중국의 천하절경인 장가계를 연상시킨다하여 ‘미니 장가계’라고 부른다한다. 여러 덩이의 돌을 잇고 표면에 이끼 및 착생식물을 부착하는 일은 많은 수고와 노하우가 필요한 일이라한다. 때문인지 지난 4월엔 미니 장가계와 관련해 ‘석부작용 입석 및 그 제조방법’으로 특허를 획득했다고.
동부저수지에서 오리배타고 추억 만들기
전시장을 나와 동부저수지로 향했다. 텔레비전에서 연인들이 많이 타던 오리배가 여러 척 있다. 아이는 오리배를 보고 타기도 전부터 흥분상태다. 열심히 페달을 밟느라고 힘든 아빠와 달리 아이들은 신이 나서 저수지를 감싸 앉은 산을 향해 고함을 질러본다. 소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휘감고 능선을 타고 넘어 사라진다. 나도 직접 타본 것은 처음이라 덩달아 흥이 난다. 같이 온 일행과 빨리가기 내기를 한다. 열심히 페달을 밟으니 바람이 귓불에 살랑이고 딸애의 웃음소리는 더욱 커진다. 오리머리를 분수 쪽으로 향해 갔더니 무지개가 보인다. ‘아! 내가 무심코 놓은 활시위가 도착한 곳이 저 분수 너머인가’라는 망상이 절로 든다.
거제자연예술랜드에는 1000여개 이상의 ‘자연예술’품이 전시 돼 있었다. 개인이 수집한 양이 방대하다. 거제자연예술랜드에는 시설이 약간 낙후된 것이 좀 아쉽지만 이성보 선생의 고집스러울 만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다양한 모양의 돌과 식물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시끌벅적한 관광지를 제쳐두고 거제자연예술랜드에 가보자.
김경옥 리포터 oxygen0801@naver.com
TIP 거제자연예술랜드(http://www.geojeart.com, 055-633-0002) 입장료 성인 5천원
오리배 탑승 4인가족 기준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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