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절영해안산책로

바다 보며 운치 있게 걸어가는 길

지역내일 2010-06-18 (수정 2010-06-18 오전 9:47:57)


절영해안산책로 출발점

부산에 살면서 가장 감사한 일 중 하나는 언제고 마음만 먹으면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를 사시사철 내 눈에 담아둘 수 있다는 것이다. 바라만 봐도 좋은 바다인데 옆에 두고 걸어가는 산책길은 상상만으로도 꽤나 운치 있다.
영도 절영해안산책로는 부산에서 아름답기로 두 번째라면 섭섭한 걷기 코스다. 절영은 영도의 옛 이름으로, 절영해안산책로는 원래 지형이 가파르고 험난한 군사보호구역이어서 접근이 어려웠으나, 시민들의 해양관광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공근로사업으로 조성한 길이다.


해안산책로 우레탄 길


제2송도 반도보라아파트 옆 산책로 출발점

부산대교를 지나 영선동 아래 로터리에서 제2송도 바닷가 쪽으로 500m정도 가다보면 반도보라아파트 옆으로 산책로의 시작을 알리는 조형물이 있다. 조형물을 지나 길을 따라 가면 왼쪽으로 벼랑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걷는 내내 바다가 보인다.
우레탄이 깔려 있어 푹신푹신 걷기도 좋고 평지라 남녀노소 모두 부담이 없다. 우레탄이 깔린 길은 출발점에서 800미터 정도로 끝이 난다. 길이 끝난 곳에서 또다시 피아노 계단을 올라가면 새로운 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예쁘게 색을 입힌 피아노 계단


예쁘게 색을 입힌 피아노 계단

원색으로 칠해진 계단의 이름은 피아노 계단. 흔한 계단도 빨강 파랑 노랑 예쁘게 색을 입히고 ‘피아노 계단’이라고 불러주니, 밟을 때마다 도레미파솔~경쾌한 음이 들리는 것 같다. 153개의 계단은 경사가 꽤 가팔라 평소 운동을 게을리 했다면 허벅지가 당길지도 모를 정도다.
계단 끝에 다다르면 눈 아래로 바다가 펼쳐지고 또다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다. 해안선을 따라가다가 산으로 올라가다가를 반복하는 길이라 오르락내리락 심심할 틈이 없다.


출렁 다리


파도 소리가 메아리치는 파도의 광장

가파른 경사면을 계단식 스탠드로 조성해 놓은 원형계단은 ‘파도의 광장’이라 불린다. 계단에 앉아 조용히 바다를 향해 귀를 기울이면 파도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진다고 한다. 절영해안산책로의 참맛은 걸어가다가도 자갈 위에 무턱대고 걸터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산책로 중간중간 시멘트로 길을 낸 곳에서는 어김없이 작은 조약돌로 물고기, 게, 꽃 등등 수많은 문양이 바닥에 박혀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여간 세심한 정성이 아니다. 쉬엄쉬엄 걷는 내내 조약돌로 멋을 낸 길을 밟아가는 것 또한 쏠쏠한 재미다.


산책로 정경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는 절영전망대

출렁다리를 지나면 절영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웬만큼 올라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제껏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데 이 장소가 사진으로 간직하기에 근사한 풍경을 가졌기 때문이다.
전망대 자체는 아주 작고 소박한 공간이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망원경은커녕 전망대라고 간판을 붙여 놓지 않으면 전망대라고 생각지도 못할 만큼 별다른 특색이 없다. 하지만 전망대에서 탁 트인 바다를 보고 있자면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7·5광장


길 위의 휴식 공간 7·5광장

전망대에서 더 위로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7·5광장이 나온다. 1975년도에 조성돼서 7·5광장으로 불리며 팔각정과 벤치가 곳곳에 놓여 있어 산책로를 걸어온 사람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7·5광장에서 시작해 산책로 출발점까지 걷는 사람들도 꽤 있다. 어디서 출발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온 몸으로 바다 바람을 맞고 파도 소리의 낭만을 만끽하며 걸을 수 있어 멋진 길이다.

무엇이든 귀한 줄 알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심히 여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산 사람들에게 바다가 그렇다. 바다를 보기 위해 몇 시간이고 길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꽉 막힌 도심에서 벗어나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를 옆에 두고 걸을 수 있는 행복을 맛보길 추천한다.




해안산책로만 걷기가 아쉽다면 영도 8경도 구경해보자. 영도 8경은 태종대, 영도대교, 절영해안산책로, 봉래산, 아치섬, 7·5광장, 동삼동 패총, 감지해변산책로를 말한다.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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