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황금물결밴드
세상 구석구석을 향하는 희망, 그 황금빛 향연
농촌진흥청 문화봉사단 ‘황금물결밴드’
황금물결이 넘실대는 들판, 그 물결을 따라 ‘황금물결밴드’의 7080음악이 울려 퍼진다. 황금물결밴드는 꾸밈없이 소박한 농촌을 닮았다. 고된 노동을 마다 않으며 하루하루 황금들녘의 꿈을 꾸는 어느 농부처럼, 황금물결 밴드도 꿈꾼다. 그들의 마음이 희망의 음악으로 풍요로워지기를…. 그래서 오늘도 황금물결밴드가 떴다.
주체할 수 없는 끼로 똘똘 뭉친 황금물결밴드를 소개합니다~
팀의 리더이자 기타 연주, 싱어(singer)를 맡고 있는 송병권, 색소폰 연주에 단장 임희봉, 드럼 이선호, 베이스 기타 최광호, 드럼 연주 겸 싱어 유아선, 이외에 객원연주자 및 스텝들. 2004년 처음 결성됐을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5명의 멤버들이 황금물결밴드를 지키고 있다. “‘지가 해 봤자지~.’ 처음엔 다들 그런 생각이었죠. 학창시절에 취미로 했겠거니 싶어 기대도 안했는데 웬걸요, 첫 연습 때 며칠 걸릴 줄 알았던 곡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더라고요.” 이런 음악적인 끼들을 그동안 어찌 숨기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첫 만남부터 열정이 넘쳤다고 회고하는 임희봉 단장은 은근히 찰떡궁합 밴드임을 자랑한다. 여기서 잠깐, 그들의 과거이력을 살펴보자면 서울대 재학시절 그룹사운드 출신(유아선)에, 문선대 베이스캠프 연주자(최광호), 중고등부 밴드부 악장(임희봉) 등 다채롭다. 때를 만난 듯 황금물결밴드의 구성원 하나하나는 농익은 음악의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공무원에 대한 딱딱한 인식을 버리고 우리가 섬겨야 하는 농촌에 따스하게 다가가자 그랬죠. 그들의 희망이 되고 싶었어요.” 송병권 회장의 ‘황금물결밴드’명의 탄생배경은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감동적인 활약상을 짐작케 했다.
황금물결의 놀라운 영향력 하나._ 농촌문화의 변화
첫 농촌공연은 철원 오대미 마을. 호응은 좋았지만 낡은 장비 때문에 애를 먹었던 그 때의 기억을 뒤로 하고, 이제 황금물결밴드는 농진청의 아낌없는 지원과 함께 1년에 50회 정도의 공연을 하러 다닌다. 황금물결밴드만 떴다 하면 대박이다. 버려졌던 강릉 해살이 마을이 개두릅축제와 산골음악회로 봄여름이면 사람들로 북적대고, 안성 구메농사마을도 새롭게 조명 받으면서 이들 마을은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촌공사가 주최하는 ‘농촌마을가꾸기 경진대회’에서 각각 대상(08년)과 우수상(09년)을 수상했다. 마을의 발전과 생산물 판로 개척, 농민과 도시민의 ‘음악’을 통한 만남은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송회장은 “농촌 분들은 도시민들에게 피해의식이나 거리감을 많이 느낀다”며 “그러면 그럴수록 도시민들이 고객이다, 마음의 문을 오픈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려준다”고 했다. 도시민들을 향해선 이런 당부도 빼놓지 않는다. ‘여러분들이 이곳을 찾아줘야 농촌이 살아난다’고. 농촌진흥청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올리고, 그들에게 신청곡도 주문하며 이제 농담을 건넬 줄도 아는 농민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이들의 공연엔 마술과 레크리에이션이 펼쳐지고, 때론 피에로나 만화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선호씨의 변(辨)이 이어진다.
“주변에서 음악적 깊이에 대해 얘기를 하죠. 하지만 황금물결은 음악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에요. 즐거운 공연을 통한 소외된 이웃들의 행복, 이게 황금물결의 존재의 이유죠.”
황금물결의 놀라운 영향력 둘._ 직장, 사회문화의 변화
그들의 시선은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후 2시 수원역 광장으로 향한다. ‘사랑의 경사로 이어가기’라는 캠페인에서 3시간가량 공연을 선보인다. 장애인에게 계단은 ‘마음의 턱’이라 말하는 송회장은 “그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주고 함께 하는 시선을 주고 싶었다”며 캠페인 참여 동기를 밝힌다.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송회장이 몸담고 있는 복지관 트럼펫 동호회, 그리고 황금물결밴드가 하나가 돼서 음악을 선사하니 성금도 제법 모아졌다. 지난해에는 수원 지역 30여 곳에 경사로를 설치했다.
왕성한 활동 뒤에는 ‘일은 언제 하나’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따라왔다. 믿거나 말거나 황금물결은 남들과 똑같이 근무하고, 퇴근 이후나 주말을 적극 활용할 뿐이다. 이런 열정이 바꿔놓은 것은 농촌문화만이 아니다. 술을 즐기던 농진청의 과별 워크숍과 연말 송년회의 모습이 장기자랑과 복지관에서의 작은 공연 등 나눔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때마침 1년에 2번 초청받아 가는 행정안전부의 지방 여성리더워크숍 교육생들을 위한 공연이 오늘이란다. 행안부 주최의 제1회 공무원음악대전 은상(07년) 수상을 인연으로 시작했는데 ‘연예인보다 인기가 더 좋다’며 임단장이 환하게 웃는다. ‘젊은 그대’, ‘여행을 떠나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 그곳에서도 그들의 레퍼토리는 여전히 변함이 없으리라.
그래서 반갑고 고맙다. 언젠가는 들판뿐만 아니라 사람 사는 곳 어디에서나 희망의 황금 물결이 넘실넘실 춤을 출 테니 말이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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