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 - 진흥축구회
축구로 이웃과 소통하며 지역사뢰에 참여하다
창단 2년 만에 연합회장배 우승, 가족끼리 유대관계도 가져
안산신도시축구의 강자 진흥푸르지오 축구회(진흥축구회, 회장 심병호)를 만난 날은 올해 들어 가장 덥다는 6월의 어느 일요일. 고잔동 주민자치센터 앞 운동장을 찾았을 때는 마침 다른 팀과 친선 경기가 있었다. 그들은 그늘에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도 개의치 않는 모양이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선수들의 모습은 ‘월드컵 전사’들과 다르지 않다.
월드컵 중계 가족끼리 모여 관전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함성이 자욱한 운동장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는 신동인 부회장(47)은 “진흥축구회는 인원의 70%가 푸르지오5차 주민으로 축구를 통해 주민들과 순수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생긴 단체”라고 소개한다.
아파트는 생활공간은 공동이지만 이웃 간의 유대관계는 일종의 ‘섬’. 익명의 공간이기도 하다. 10년을 살아도 아랫집 사람을 잘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 하지만 축구회 회원들은 아파트가 ‘이웃 없는 공동체’가 되는 것을 거부한다. 회원들은 축구를 통해 서로 알아가며 소통한다.
회원들뿐만 아니라 가족끼리도 관계를 맺어 교류한다. 2006년 월드컵에는 가족끼리 모여 축구를 관전하기도 했다고 한다. 모임의 김승모 총무는 “신도시에는 19개 단지 외 단위축구회 14개 팀이 있다”며 “축구야 말로 지역공동체의 기반이며 비영리단체의 순수친목 단체”라고 말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동호회
진흥축구회 회원은 현재 60여명. 매주 일요일 정기 연습과 비정기적 주중 모임을 갖는다. 매월 1회씩 다른 팀과 친선게임도 한다. 회원은 20대부터 60대. 이렇게 폭 넓은 동호회가 있을까? 축구회 회장은 두 아들과 함께 동호회에 활동을 하고 있다.
진흥축구회는 2005년 창단 2년 만에 12개 팀이 참가한 신도시축구연합회장배에서 우승을 하며 신도시 축구팀에 존재감을 알렸다. 차타고 지나가다 축구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축구회에 반해 가입한 김한진 고문은 그때를 기억하며 “정말 짜릿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결승전은 아마추어라 해도 거의 준 프로급 수준. 사실 축구회 회원들은 예전 축구로 한가닥(?)했던 사람들도 많고, 체력도 좋아 몸싸움도 대단했다고 한다. “축구회 가입으로 좋아하는 축구도 하고 이웃도 많이 알게 되어 좋다. 그 외에 불우이웃돕기 등 좋은 활동에 참여하게 된 것도 새롭다”는 그는 신도시축구연합회가 매년 개최하는 ‘불우아동돕기 설기현선수초청 친선축구대회’가 대표적인 예라고 소개한다.
회원들과 먹으려고 새벽부터 부침개 구워
이날 단원마을과 친선경기는 현재 1승1무. 경기를 마치고 온 선수들의 얼굴은 붉게 익어있다. 총무가 잘라 준 수박보다 더 잘 익은 것 같았다. 땀 흘린 뒤 시원스레 먹는 수박은 그야말로 꿀맛. 이 수박은 한 회원의 찬조했다. 한 회원은 새벽부터 손수 부친 거라면서 부침개를 한 접시 가져왔고 다른 회원은 고기와 묵은지 김치를 가져와 회원들을 행복하게 했다. 빙 둘러앉아 음식을 나눠먹으며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이야기, 경기내용을 나누는 선수들. 축구회야말로 나이와 세대를 초월하는 지역 공동체의 기초가 된다는 말이 실감 되는 순간이었다.
남양숙 리포터 rightnam69@hanm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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