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호 교육의원 당선자에게 듣는다

지역내일 2010-06-14

교육은 사람이 희망입니다

“처음엔 다들 어렵겠다 했지요. 쟁쟁한 후보들하고 게임이 되겠느냐 그만두라 말리는 사람들도 많았구요. 그런데 선거가 다가올수록 자신이 생기더라구요. 무엇보다 교육현장에 대해선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이 없다는 신념이 확고하니까 흔들림이 없었죠.”
용인교육청 교육장 출신의 지정환 후보와 이천교육청 교육장 출신의 최의석 후보를 누르고 경기도 교육의원 제7선거구(용인 여주 이천 양평 안성)에서 당선된 문형호(66) 교육의원. 당선자로 확정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당선의 기쁨과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35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육은 사람이 희망’이라고 말하는 그를 지난 9일 용인 수지 풍덕천동 인근 사무실에서 만났다. 

점진적 고교평준화 이뤄야 … 교원평가제는 반대 
“어느 신문보도를 보니까 저를 ‘진보’로 분류해놨던데 난 그런 거 안 따집니다. 보수면 어떻고 진보면 어떻습니까. 서로 좋은 거 따서 쓰면 그만인 것이지 어느 한 쪽 고집할 거 없지요.”
첫 말머리에서 그가 노선 애기를 꺼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전남 화순 출신의 문 교육의원은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의 광주서중 동문이다. 그가 김 교육감의 6년 선배가 된다.
“초중학교의 친환경무상급식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제가 꼭 이뤄낼 겁니다. 하지만 혁신학교나 교원평가에 있어선 생각이 좀 달라요.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에서 29년 학생들을 가르친 현장경험을 토대로 차분히 변화를 이뤄갈 생각이지요.”
용인의 고교 평준화와 용인 외고 자사고 전환에 대한 그의 입장을 물었다.
“선거현장에서 만난 용인지역 학부모들 중 젊은 학부모세대에서는 평준화에, 40대 이상 중년에서는 용인외고 등 특목고에 관심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고교평준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학생들이 교육의 주체가 되려면 평준화가 합당하지요.”
문 의원은 공교육 살리기와 교원평가제도 도입에 대해서도 확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히틀러의 말 중에 ‘13번 거짓말을 들으면 참말이 된다’는 얘기가 있어요. 공교육이 무너졌다, 선생님들 자질이 부족하다 하도 떠들어대니까 정말 그런 것으로 참말이 되어버린 형국이에요. 주춧돌이 잘 못 놓여있을 뿐이지 그 집 전체가 무너진 건 아니죠. 교원평가제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이라기 보단 ‘굳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가 말하는 잘못 놓인 주춧돌이란 ‘사교육비와 입시과외’다. 문 의원은 대형학원의 유명강사들과 일선 학교의 교사들을 일률적인 잣대로 비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마치 상위 2% 우수 학생들로 구성된 특목고와 일반고의 대학 진학률을 비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이 있죠. 우리 교육에 딱 들어맞는 말입니다. 교장, 교감, 장학사, 교육장 같은 감투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일선 교사가 되어 생생한 교육현장을 잘 알아야 제대로 가르칠 수 있어요.”

인재 육성 위한 전문 특성화학교 비전 제시
선거기간동안 그는 지역 특성을 살린 특성화전문학교에 대한 구상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명문대 유치 등 현실성 없는 공약을 남발하기보다는 교육의원의 권한 안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교육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용인은 삼성전자 등 유수 기업들과 연계해 디지털중학교를 세우면 보다 효율적인 인재 양성이 가능할 거라 봅니다. 학생들도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이어지는 진로설계를 탄탄히 해 나갈 수 있는 거죠. 양평은 우주천문학교, 여주는 민족선비학교, 이천은 전통문화예술학교, 안성은 여러민족문화학교 등을 세워 혁신학교(특성화학교)로 운영하는 것이죠.”
광주서중, 광주제일고, 광주교대와 조선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1965년 전남 화순군 북면의 당시 남국민학교에서 처음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국어를 전공한 문 의원은 한글 1급 자격증을 취득할 만큼 우리말 사랑이 남다르다. 지난 2000년에는 한글 창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번 선거 공보물에도 배움집(학력) 신발자국(경력) 상탐(수상) 삶(주소) 등 톡톡 튀는 우리말을 넣어 눈길을 끌었다. 
“한글의 70%가 한자로 이뤄져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절대 아니에요. 우리글은 우리글이고 한자는 한자지요.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학교에서 갓 쓰고 한복입고 민족 얼을 얘기하면서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는 것도 난 말이 안 된다고 봐요.”
성적보다 품성이 먼저라는 사실을 진작에 깨닫고 아이들의 즐거운 학교 만들기에 앞장서 온  스승 문형호. 그는 “이제 경기도 교육의원이라는 역할 안에서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의 마음을 읽는 교육행정인이 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문형호 경기도 교육의원의 약속

1. 초중학교의 친환경 무상급식
2. 무상교육 유치원 확대로 저출산 방지
3. 홀대받는 인재 육성 위한 특성화학교 비전 제시
4. 심야학습은 10시까지
5. 사교육비, 입시과외 근절 위한 학제개편
6. 돈이 아닌 사람교육에 중점
7. 한글 잘 알기 운동
8. 말하기 읽기 쓰기 짓기 초등 4년 과정
9. TV 덜 보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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