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 충남대학교 58주년 기념행사에서 공적상을 수상한 임해경 예술대학 학장을 만나기 위해 신록의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충남대학교 캠퍼스를 찾았다.
그는 2008년 9월부터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학장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많은 일들을 준비하고 또 실행시켜왔다. 전국 국립대 최초로 충남대 예술최고위과정(CAM, (CNU Art&Music Program for CEO))개설(2009년 3월 24일), 지방대학 최초로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오케스트라 서울 예술의전당 특별연주회(2009년 11월), 학내에 오케스트라관 착공(2010년 5월) 등 대형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기념행사에서 공적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임 학장은 “그동안 추진한 일들은 혼자만의 힘이 아닌 동료 교수, 선후배 교수, 교직원들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실현가능한 일이었다. 이들 모두에게 진정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장 임기를 3개월여 앞두고 그간 그가 이루어 놓은 일들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전국 국립대 최초로 예술최고위과정 개설해
지난해 3월 전국 국립대 최초로 충남대 예술최고위과정(CAM)을 개설하며 예술을 대중 속으로 한발자국 더 가까이 끌어들였다. 이 CAM과정은 그가 학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실행할 정도로 오래도록 소원하고 바라던 꿈이었다고.
“10여년의 외국 생활을 하면서 선진국들은 대도시 뿐 아니라 중소도시에서 자신들의 도시 고유의 문화를 보존하고 가꾸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어요. 하지만 귀국 후 전국 각지 공연을 다니면서 객석에서 문화를 즐기는 관객들의 매너 수준을 볼 때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향상되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도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선진국이란 경제적, 정치적 위상과 함께 그 사회의 문화적 수준 또한 세계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CAM 과정을 개설하게 됐어요.”
임 학장은 CAM 과정(예술과 경영, 문화읽기, 공연관람 등)의 우수프로그램 유치를 위해 그 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알고 지내던 문화·예술계의 저명한 인사들을 섭외해 놓은 상태였지만 갑자기 어려워진 국내·외적 경제상황으로 인해 CAM 과정 회원 모집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어려워진 경제상황에 시기가 좋지 않으니 취소하자는 의견과 개설 시기를 몇 년 후로 미뤄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어려울 때 일수록 문화가 주는 기쁨과 위로의 순기능을 생각해 개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보라는 소수의견도 있었어요. 그 소수의견에 힘 얻어 CAM과정 홍보차 지역 사회 여러 저명인사들을 방문하게 됐는데 그 중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최고위과정을 수료하신 어느 인사께서 경험담을 전해주시며 CAM강좌를 대전·충남 중년 남녀들의 사추기(思秋期) 감성관리 과정으로 만들어 보라는 말씀에 큰 용기를 얻을 수 있었어요.”
그의 동분서주한 노력으로 인해 접수 마감을 앞두고 45명 정원을 넘어 최종 54명이 등록하는 정말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지난해 예술최고위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을 살려 올해는 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으로 2기생 CAM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임 학장은 “지역의 많은 인사들에게 더욱 문호를 넓혀 지역의 문화를 한층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 강좌가 정착되면 가까운 미래에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우리 대전이 명실공이 문화예술창조도시가 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방대학 최초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회 갖다!
그가 학장의 임기 동안 이룬 또 하나의 쾌거(?)는 2009년 11월 22일에 열린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오케스트라 서울 특별 연주회다. 지방대학 최초로 충남대학교 관현학과 120여명의 학생들이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회를 진행한 것이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의 연주는 예산확보와 대관심사통과라는 산을 넘어야 가능했어요. 너무 감사하게도 우리가 신청한 예산이 확정되었고 부족한 부분은 최고위 원우들과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어요. 그 다음 문제는 대관으로 지방대학에선 처음 있는 일인데 현재 서울 편중의 문화에서 벗어날 좋은 기폭제가 되지 않겠냐며 서울 음악계 지인들께 우리의 열정을 보이며 간청을 드렸죠. 얼마 후 대관심사통과라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연주회를 위해 교수와 학생들은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좋은 연주를 위해 열정을 바쳐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모두가 땀을 흘려 연습한 결과 당일 연주회는 대성공이었다.
가슴 졸이며 연주회를 지켜보았던 임 학장은 “손에 땀을 쥐고 경청했다. 그 순간이 나 자신의 연주회보다 더 떨리고 가슴 벅찼다. 그 기쁨과 희열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최선을 다한 학생들, 물질적·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 최고위과정을 포함한 많은 원우들, 충대 모든 부서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 학장의 임기 말에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연습을 위한 오케스트라관 건립이다. 학장이 되면서 학교측에 학생들의 고충을 직접 보여주고 전하며 오케스트라관 건립 당위성을 펼쳐 지난 5월 착공해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임기 내에 완공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오케스트라관이 완공되면 학생들이 콘서트홀에서 직접 단을 쌓고 물건을 옮기다 파김치가 되어 연습하는 일은 없겠죠. 하루 빨리 완공되어 학생들이 고생하지 않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제자 사랑이 가득한 그의 마지막 말이다.
김진숙 리포터 kjs9976@hana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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