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중증장애인 등에게 사랑의도시락을 나누어 주는 사랑의먹거리나눔운동본부. 이곳에서 9년 넘게 사랑의도시락을 나르고 있는 민경희(54) 씨가 있다. ‘민경희’란 이름 석자가 알려진 것은 그녀를 알아보는 다른 봉사자에 의해 얼마 전에야 밝혀졌다. 오랜 시간을 소외된 이들에게 사랑의도시락을 배달하면서도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가 궁금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을 설득한 끝에야 그녀는 마지못해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 응해 주었다.
“지인에 의해서 처음 사랑의먹거리나눔운동본부를 잠시 방문하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해 준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어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이 좌우명이셨던 친정아버님의 장례식에 그 동안 아버지께 도움을 받았던 분들이 찾아오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노라고 고백함으로 가족들이 아버지께서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서셨던 분이셨음 알게 되었죠. 돌아가시는 날까지 당신이 도왔던 분들을 이름을 밝히시지 않으셨던 아버지의 그 정신을 닮아가는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무수리라고 부른다. 무수리 민경희 씨의 남편이자 오정동에 위치한 강정형외과 강귀식 원장도 그녀의 봉사를 적극적으로 외조하는 사람이다. 그녀가 남을 돕겠다고 나서는 일에는 적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는 그는 환자들에게도 칭찬받는 의사다. 강정형외과를 자주 이용한다는 환자들에게서 ‘강 원장은 환자가 해달라고 해도 필요치 않는 의료행위는 절대 하지 않는 의사라 믿음이 가고 돈 없는 환자는 용케도 알아보고 배려하는 신기한 더듬이가 달려있는 의사’라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이들이 많다.
강귀식 원장은 “저희 병원을 찾아오시는 환자들은 주로 동네 어르신들이 많기에 환자라는 생각보다는 내 부모, 형제라는 생각이 들어선지 불편한 증상들을 빠르게 해소시켜주면서도 의료비의 부담을 좀더 줄여 주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때로는 환자들이 다른 병원에서는 엑스레이를 찍지 말라고 해도 팍팍 찍는데 여기는 왜 안찍어주냐고 찍을 증상이 아닌데도 떼를 쓰시는 경우가 있지만 잘 설명해 드리면 이해를 하시고 저를 더욱 신뢰해 주시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강 원장은 무수리 아내 민경희 씨의 봉사를 돕는 일 뿐 아니라 무료진료를 통해 소외계층을 돕는 일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무수리 아내 민경희 씨는 남편의 전폭적인 외조에 힘입어 소외계층 환자들을 위해 현재 음악심리치료(노인심리 및 아동심리)를 공부하고 있다.
“봉사가 남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허영입니다. 남이 아닌 나를 돕는 일이며 내면을 충실하게 채우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시락을 배달해 오면서 예전에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며 보내던 날들 속에서 느끼던 헛되고 덧없어 공허했던 마음들과는 달리 충만한 기쁨이 잦아들고 내면이 꽉차오르는 벅찬 감동을 느낍니다. 봉사란 단어 대신 다른 단어는 없을까요?”
문의 : 011-422-3022
유혜련 리포터 yoo25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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