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장애인과 독거노인들에게 따뜻한 희망을
부천에는 장애인으로 구성됐지만 장애인을 돕는 단체가 있다. 바로 곰두리교통봉사대(회장 정남수)다. 정식 명칭은 (사)경기도 곰두리 장애인교통봉사협회로 부천은 중앙회로 활동한다. 88년 장애인올림픽을 계기로 차량봉사단체로 출발해서 92년 부천 중앙회의 문을 열었다. 장애인 봉사와 복지증진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이들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지난 11일 부천남부천우체국 옆에 있는 봉사대를 찾아가 대원들을 만나 봤다.
장애인이 장애인을 돕는 단체
곰두리교통봉사대원들은 하루 일과가 바쁘다. 자기 일하랴 봉사하랴 분주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이웃을 돕는데 시간을 내는 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서다. 힘들고 외롭고 지친 소외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들이. 봉사대 서영엽(봉사국장)씨는 이곳에서 7년 째 차량봉사를 한다. 그녀는 영구 임대 아파트 통장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인과 독거노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그들에게 편지를 읽어주는 작은 일에서부터 손과 발이 되는 역할을 도맡아 해왔다. “때로는 딸 같이 이야기도 들어주고 입에 맞는 음식도 만들어 드리고 나들이 동행도 해드려요. 편찮으신 분은 차량을 이용해 병원에 모셔가고요.” 지금까지 이웃들과 봉사대원들이 다녀온 곳은 만두공장, 바닷가, 남이섬, 허브농장 등 다양하다. 십시일반 회비를 모아 나들이를 다녀오는 건 해마다 열리는 행사니까. 이들은 한 달 평균 30여 건의 차량봉사를 한다. 무의탁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도움을 청하면 언제든 달려간다. 대원들 또한 장애를 가진 똑같은 입장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없는 사람이 없는 심정을 안다고 하는 말이 있어요. 제 몸 아플 때도 있었지만 다시 일어나게 됐으니 얼마나 감사해요. 봉사 해야죠 당연히.”
더불어 실천하는 다양한 봉사
“아파트 부녀회장을 하다 보니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다른 곳으로 이사 가서 돕지 못하다가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면서 이웃의 힘든 사정을 눈으로 보게 됐지요.”
이규신(여성총장)씨는 곰팡이가 피고 화장실도 없는 지하방 독거노인을 도우면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게 됐다. 또한 몸이 불편한대도 열심히 봉사하는 중앙회 정남수 회장을 보면서 보탬이 되려고 봉사대에 참여했다. “차량 봉사를 하다 길에서 딱지도 여러 번 끊었죠.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젠 길을 걷다가 노인이 앉아있으면 손부터 내미는 게 습관이 됐다니까요.” 남을 돕는다는 그 자체로 기뻐하며 만족해하는 이 씨의 미소가 아름답다.
명칭은 교통봉사대지만 이들이 하는 일은 다양하다. 도원초등학교 앞에서 교통안전 지도도 하고 중증장애인 및 독거노인 나들이 행사도 연다. 또한 대장동노인회관과 심곡본동성당 노인정 등 7곳에 노래방기계도 지원했다. 지난 2004년부터 올 4월까지는 부천지역아동센터 57곳에 어린이 문구종합선물세트를 선물하기도 했다. “노트와 샤프펜슬, 인형 등을 넣은 박스를 접고 포장하느라고 대원들이 애를 먹었어요. 하지만 그런 시간이 다시 오나요 어디? 누군가를 돕는 일은 내가 도움을 받는 일이더라구요. 모두가 행복하면 좋겠어요.”
나보다 못한 이웃 위한 도움
곰두리 대원들이 여러 곳의 어려운 이웃을 돕다보니 사각지대가 보였다. 그들은 차상위계층인 잠재빈곤층과 비수급 빈곤층이다. 이들을 위해 곰두리 봉사대원들은 솔선수범한다.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찾기 어렵다구요? 우리 동네 가까운 곳, 바로 옆집에 있어요. 저희는 형식적인 봉사는 하지 못합니다. 진짜 사랑으로 보듬고 나가고 싶으니까요.”
대원들은 생활, 몸, 여건 상 불편한 사람들을 위로한다. 그들을 보듬어야 대원들은 만족의 기쁨을 누린다고 한다. 하지만 갖추고 살면서도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땐 정중히 거절한다. 어려운 사람을 위한 봉사라는 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므로. “독거어르신을 다음에 찾아가야지 하고 보면 돌아가셨을 때가 있었어요. 이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으니 눈에 보일 때 도움을 드려야죠.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고 온 것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저희들의 봉사활동은 계속 될 겁니다.”
문의 032-668-0105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미니 인터뷰 곰두리교통봉사대 중앙회 조희정 상임 회장
2002년 곰두리 봉사회 경기도 상임 부회장 취임 후 현재까지 곰두리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고 있는 조희정(48) 상임 회장. 대수술을 받아 장애인에 속한다며 웃는 그녀가 제일 잊지 못하는 것은 장애우들과의 만남이었다. “오산 성심학교 방문 때 장애 학생들이 다가와 안기고 매달리는데 솔직히 말해서 놀랍고 무서웠죠. 울고 싶었어요. 다가설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마음이었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그 때 생각만 하면 웃음이 나오니까요. 지금은 그 애들이 너무 너무 예쁘답니다.” 봉사는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사람들의 편견이 곰두리 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장애가 되고 있다고 솔직하게 전한다. 현재 곰두리 장애인 학교와 복지시설의 설립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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