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종합병원 관절내시경센터 김상은 진료부장
54세로 평소 건강한 편이고 운동도 즐겨하는 활동적인 남성 A씨, 어느날 아침 평소와 다름없이 잠자리
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펴는데 어쩐지 오른쪽 어깨가 뻐근하다. 왠지 컨디션도 좋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좋아질거야”라고 자신을 타이르며 출근준비를 서두른다. A씨는 수년째 당뇨가 있어 식이요법, 운동요법을 병행하며 약도 꾸준히 먹고 있다. 그러나 통증이 있고 2~3일 후 팔이 잘 안 올라가며 밤이 되면 통증으로 잠을 설치기도 한다.
운동을 하면 좋아지겠지 생각하고 스트레칭도 해보고 가벼운 아령운동도 해본다. 하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져가고, 병원에 가서 진찰도 받았지만 “오십견”이라면서 약먹고 물리치료하면 좋아진다고 한다. 난 도대체 무슨 병에 걸린거지? 도대체 “오십견”이 뭐야?
의학적인 용어로 “오십견”이라는 병은 없습니다. 이 말이 어떻게 유래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통상적으로 중년의 나이에 어깨가 아프고 굳어지면 “오십견”이라고 칭하고 나이가 들면 겪어야 할 운명처럼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년의 나이에 생기는 어깨질환은 의외로 많습니다. 동결견, 충돌 증후군, 회전근개 파열, 상부 관절순 파열, 견봉하 점액낭염, 견갑하근 파열, 견봉쇄골 관절염, 퇴행성관절염, 류마치스 관절염, 상완골두무혈성괴사, 양성 및 악성종양, 전이암 등 많은 질환이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당뇨병, 감상선질환, 심장질환, 중풍, 수술 후 후유증 등 전신질환으로도 어깨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깨통증이 있을 경우 정확한 진단을 받아서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해야 합니다. 종종 치료시기가 늦어져 치료결과가 좋지 않은 안타까운 경우도 있습니다. 나이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질환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20대 정도의 젊은 나이에서는 탈구, 아탈구, 관절의 불안정, 근력약화, 외상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통증이 많고, 60대 이후의 노인인 경우에서는 회전근파열, 퇴행성 관절염 등 퇴행성 질환으로 인한 통증이 많습니다. 중년의 나이에는 충돌증후군, 상부관절순 파열, 견봉쇄골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들이 원인이 될 수 있어 보다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어깨통증이 발생하면 우선 정형외과 전문의의 자세한 병력 청취와 꼼꼼한 진찰소견이 중요합니다. 통증의 양상이나 특징, 통증유발자세, 근위축 등을 관찰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진찰 후에는 X-ray검사, 초음파검사, CT, MRI 등 정밀힌 진단으로 어느 정도 확진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검사 소견만으로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하려면 의학적 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어깨통증의 원인이 밝혀지면 그 원인에 따른 치료가 중요하겠습니다. 충분한 휴식과 소염제등의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 보존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행히 수술해야 하는 경우에도 80%이상은 관절내시경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며 과거 절개수술에 비해 회복도 빠르고, 통증도 적으며 해부학적 복원이 가능하여 수술결과가 매우 좋습니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관절용 내시경을 이용해 환부를 1cm미만으로 절개하고 내시경을 집어넣어 진단과 동시에 관절에 생긴 염증을 제거하는 수술법으로 환자들의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시킨 수술법입니다. 어깨관절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통증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나이가 들면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 여겨 잘못된 민간요법을 사용하거나 또는 치료시기를 놓쳐 질환을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깨통증은 무엇보다 정형외과 전문의를 조기에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통해 관절 내부를 직접 들여다보고 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합니다.
다른 부위의 수술과는 달리 어깨 수술 후에는 대개 3∼6개월간의 재활치료가 필요하며, 의사의 지시에 따라 운동범위와 운동량을 잘 조절해야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어 환자 자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관절수술과 함께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며 심한 운동이나 관절에 무리가 가는 생활습관으로는 수술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오십견”, “사십견” 이렇게 나이별로 불분명한 진단을 내리고 민간요법을 맹신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습니다. 자신의 통증이 무엇 때문에 생겼으며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잘 알아보고 좋은 치료를 받아야만 합니다. “오십견” 이라는 불분명한 진단으로 더 이상 고통받지 맙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