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부산’ 도시철도 북카페

도심 철도역 모퉁이에서 책 읽는 즐거움을 맛보다

시청역, 덕천역에 이어 연산역도 곧 개소 예정

지역내일 2010-05-28 (수정 2010-05-28 오전 9:47:36)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도시철도역. 찾기 쉽고 만나기도 편해 약속 장소로도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있다 보니 기다리는 시간동안 무료하게 시간을 때우는 모습도 제법 눈에 띈다. 이런 자투리 시간을 알차게 사용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니 바로 도시철도 북카페다. 4~6평 정도의 공간을 깨끗하고 환하게 꾸며 누구라도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현재 두 곳이 운영되고 있고 한 곳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시청역 북카페


제1호 시청역 북카페

부산도시철도 제1호 북카페는 작년 9월, 1호선 시청역에 첫 선을 보였다. 현재는 하루 백여 명의 시민이 찾을 만큼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15㎡(4.5평) 규모로 탁 트인 공간에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신간을 포함, 1천 500권 가량의 도서가 구비되어 있어 오며가며 편하게 앉아 책을 읽기에 그만이다.
오전 11시 반경에 북카페가 두 번째라는 윤미경 (거제4동, 51)씨를 만났다. “처음에는 책을 파는 곳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북카페라더군요. 지나간 책을 갖다놓았나 싶었는데 의외로 신간이 많아 좋아요. 책도 깨끗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찾으려고 합니다”라며 도서관이 집 근처에 없어 책읽기가 불편했는데 정말 편리하고 좋다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이어 이런 공간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도 덧붙였다.
북카페 관리자인 제희숙 씨는 “약속 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어요. 시청에 볼 일이 많으니까요. 장시간 책을 읽으시는 분도 꽤 있지요. 판매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아니지만 영광도서와 협력하고 있어 책을 주문하시면 사다드리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덕천역 북카페


제2호 덕천역 북카페

덕천역 북카페는 도시철도공사, 부산시, 부산문화재단, 부경대의 다각협력으로 탄생했다. 공사는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부산시는 설치비를 지원했으며 부산문화재단과 부경대는 북카페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덕천역 북카페는 준비 단계부터 부산 예술인들이 참가, 공간 자체가 설치 미술작품이 되는 신개념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구성됐다. 그래서 북카페도 아트폼(Art-form), 즉 ‘예술정거장’이라는 뜻의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다. 덕천역 북카페는 김정민 작가의 ‘기억집합체’라는 작품으로 카페 내부의 가구들이 시민에게 부산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 속으로 이끄는 안내자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점심시간이 막 지나서인지 내부에 연세 지긋하신 할아버지 한 분만 책을 읽고 계셨다.
“방송을 통해서 북카페가 생긴다는 것을 들었어요. 역에 올 때마다 어디쯤 생길까 하며 나름 위치를 상상하곤 했지요. 시청역 북카페도 다녀오고 18일 개소식 때도 왔어요.”라며 북카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힘들게 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회사원을 거쳐 지금까지 꾸준하게 글을 쓰고 있다는 말도 이어졌다. “내가 이래봬도 백일장이나 회사 공모전에서 썼다하면 95%는 상을 받았어요. 자식들이 책을 내자고 할 정도라니까”하시며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하루 50명 정도가 이용한다는 덕천역 북카페. 향후 독서지도교실, 독서토론회, 작가와의 만남, 미니 갤러리, 연주회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실시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덕천역 북카페를 자주 이용한다는 문정일 할아버지


제3호 연산역 북카페 곧 개소 예정

덕천역 북카페 모델을 적용해 1호선 연산역에도 5월말이나 늦어도 6월초에 세 번째 북카페를 개소할 예정이다. 연산역 북카페는 안창마을 등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오픈스페이스 배(대표 서상호)의 작품 ‘비온 후’로 꾸민다.
책 읽는 부산을 표방하며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온 도시철도 북카페.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 사이로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는 모습이 대비돼 더욱 여유로워 보였다.



시청역 북카페는 1번 출구 쪽, 덕천역 북카페는 7번 출구 쪽에 있다. 아직까지 안내 표지판이 많지 않아 정확한 위치를 알고 가는 것이 찾기에 편리하다. 운영시간은 오전11시부터 오후8시까지고 공휴일은 문을 닫는다.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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