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골 말그미와 함께 한 ‘부천의 청계천’
지난 11일 하천생태안내자 동아리인 복사골 말그미들과 함께 시민의 강을 걸었다. 부천지역의 친환경 인공하천인 시민의 강을 중심으로 그곳에 있는 생태 환경을 찾아보고, 걸어보는 시간이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씨였지만 부천 상동에 소재한 원천공원에서 하천생태 안내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부들과 함께 복사골말그미들을 만나 시민의 강 나들이에 나섰다.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포함된 강
지난 4일 참가자 15명은 시민의 강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그 일주일 후 원천공원에서 백송어린이 공원에 이르는 약 1.5km의 길을 걸으며 하천생태 안내를 받기로 한 것이다. 유모차와 어린이, 젊은 주부에서 할머니까지의 참가자들은 필기도구와 현미경, 수첩 등을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부천시 상동 원천공원은 전국 최초로 조성된 생활하수 재이용 도시형 생태하천인 시민의 강 발원지다. 원천공원 폭포 속에 헤엄치는 잉어와 소금쟁이들이 노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공원 인근에서 복사골말그미 나순화씨가 봄맞이꽃을 발견했다. “앵초과에 속하는 봄맞이꽃은 이른 봄 양지바른 따뜻한 들이나 풀밭에 자라나기 때문에 봄을 맞이하는 꽃이라고 부르죠. 작고 귀여운 게 너무 이쁘죠?” 꽃 주변에 둘러선 주부들이 잘 들여다봐야 겨우 보이는 작은 꽃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지난 2003년 조성돼 상동 일대 5.5km를 흐르는 시민의 강은 부천의 청계천 소리를 듣는 하천이다. 이 강은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오를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며 산책하는 사람들과 함께 흘러간다. “서울 청계천보다 우리 시민의 강이 더 멋지다”고 누군가 이야기했다. 하천이 없는 부천에서 인공으로 조성한 시민의 강에는 각종 어류와 조류, 수서곤충과 수서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아이들의 자연학습장이며 자전거와 도보 산책길로도 안성맞춤이다.
시민의 강은 다양한 생물 서식지
“겨울을 나기 위해 바닥에 딱 붙은 식물들을 로제트 식물 또는 방석식물이라고도 해요. 황새냉이, 꽃다지, 달맞이, 망초들이 그렇죠. 여기 와보세요. 살구나무도 있어요. 열매가 달려있네요.” 나순화씨의 설명을 들은 참가자들이 왜 로제트 식물이라고 하는 지를 묻는다.
“잎이 난 모양이 장미꽃 같아서 로제트 식물이라고 부른다”고 나 씨는 답했다. 정임연(59)씨는 부산에서 손자를 보러 상동 한아름 마을 아들집에 왔다. 무료해서 신청했는데 재미있단다. 정 씨는 “회양목에 열매가 달린 것을 평생 처음 봤다”며 웃는다. 회양목을 들쳐보니 아랫단에 열매들이 맺혀있었다. 참가자들은 시민의 강을 걸으며 민들레와 선개불알풀 등의 들꽃과 노란꽃창포, 골풀 등 수생식물도 만났다. 자연물을 이용한 초대장도 만들었다. 또한 버드나무에 얽힌 왕건이야기도 들었다. “버드나무의 뿌리는 아스피린의 원료가 되구요. 껍질은 말라리아 예방약을 만들어요.” 상동고등학교 뒤편을 지나 시민의 강을 따라 계속 걸었다. 시민의 강은 서울 외곽순환도로변 2.7km와 중동대로변 2.3km, 흥천길변 0.5km를 흐른다. 전국 최초의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이용해 재처리된 물로 수질은 상수원 2급 수준이다.
동네에 이런 강이 있어서 행복하다
“시민의 강에는 정말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네요. 분위기 좋은 강가를 걸으며 모르는 식물 이름을 알게 돼서 좋아요. 다음에 오면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설명해줘야겠어요. 제가 사는 동네에 이런 강이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복사골말그미 정혜진씨가 화석식물인 은행나무와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설명할 때 갑자기 번개가 쳤다. 바람이 불고 빗방울도 떨어졌다. 그 날 프로그램은 그것으로 끝마치기로 했다. 참가자들은 아쉬움을 남기며 헤어졌다. 시민의 강은 꿈속의 강, 추억의 강, 빛의 강, 가족의 강 등의 테마로 나뉘어 있어서 각 구역마다 분위기가 색다르다.
복사골말그미와 함께 걷는 시민의 강 프로그램은 오는 6월8일까지 매 주 화요일 총 6회의 일정을 치르게 된다. 5월18일은 시민의 강 어류, 25일은 호수공원 논 생태이야기, 6월1일은 하얀어린이공원 소풍, 8일은 시민의 강 해캄제거와 나뭇잎 배 만들어 띄우기로 진행된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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