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표의 <프랑스 식탁 문화와 매너>

디저트(dessert; 프 dessert 데쎄르)에 관한 매너(3)

지역내일 2010-05-22

3) 커피
정식 코스 식사의 마지막은 차를 마시는 순서이다. 식사 주문에 정식코스 메뉴(따블 도뜨, table d''h?te)를 주문했으면 차 종류는 일반적으로 포함되어 나오지만, 일품 요리(A la carte)로 했으면 별도로 시켜야 한다. 식후에는 카페오레(caf? au lait - 우유를 넣은 커피)처럼 양이 많고 연한 종류보다는 블랙커피나 엑스프레소 등의 진한 종류의 커피가 더 어울린다.
디저트로 커피가 제공될 시점부터는 대화를 더욱 활발히 전개시켜도 되는 시간이다. 따라서 커피는 짧은 시간에 서둘러 마시기보다는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적당히 몇 번에 걸쳐 나누어 마시는 것이 좋다. 만약 가정에 초대된 경우라면 식탁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고,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다. 식사가 끝나면 대개 안주인이 “거실에서 커피나 디제스티프(식후 주)를 마시면 어떻겠는가?” 라며 제안한다. 이때에는 꼬냑이나 아르마냑과 같은 브랜디 류의 독한 술(40도 혹은 50도)을 권하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 대화가 길어져 저녁 식사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비즈니스를 위한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라면 비즈니스 에서 중요한 이야기가 커피를 마시는 때에 이루어지니 식사를 다 하였다고 먼저 식탁을 뜨는 일이 없어야겠다.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의 고산지대이다. 에티오피아의 시골에 가면 고개를 젖히고 우러러 볼 만큼 높은 야생의 커피나무가 있다. 그 마을 사람들은 자연히 떨어지는 커피콩을 주워 모아 그대로 끓여서 마신다고 한다. 재배하는 커피나무는 너무 자라면 수확하기 어려우니까 적당히 잘라서 높이를 조절한다고 한다. 이 커피는 에티오피아에서 아랍 세계로 전해진다. 이슬람 세계는 당연히 술을 마시지 않으니 커피를 마시는 일이 급속하게 퍼졌을 것이다. 커피콩을 볶는 것은 아라비아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한 나그네가 모닥불 옆에서 노숙을 하던 중, 커피콩을 담은 주머니를 잠결에 발로 걷어차서 그것이 타다 남은 모닥불의 재에 가서 얹혀 타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할 수없이 탄 커피콩을 끓였더니 놀랍게도 향기가 더 좋은 커피가 되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전해 듣고 사람들은 커피콩을 볶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커피 마시는 습관은 아라비아에서 이집트로 건너간다. 나중에 이집트를 정복한 오스만 튀르크에게 전해지고, 다시 베네치아를 거쳐 17세기에는 파리와 런던으로 소개된다.
커피를 마실 때 일반적으로 지켜야 할 매너들
● 처음에 커피가 서비스 될 때 찻잔의 손잡이는 왼쪽에, 스푼은 앞쪽에 놓는다. 그리고 스푼은 사용한 후에는 반드시 접시위에 놓는다. 컵안에 놓아두면 잘못하여 컵을 뒤집거나 하는 위험의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마실 때는 기호에 따라 설탕과 밀크를 넣은 후 스푼은 반드시 찻잔 뒤쪽에 놓고 손잡이를 오른쪽으로 돌려 잡는다. 그러나 커피 잔을 입으로 가져갈 때 컵 안에 스푼을 꽂아두지 않도록 한다.
● 커피 잔을 쥘 때는 손가락을 권총 방아쇠 당길 때처럼 손잡이에 끼지 말고 엄지와 검지로 손잡이를 가볍게 쥐는 게 우아하다. 이 때 새끼손가락을 펴 하늘로 뻗지 않는다. 서양 식탁에서는 왼손으로 컵을 바치거나 받침을 들지 않는다.
● 커피는 섭씨 70도 내외일 때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뜨거울 때는 입으로 불지 말고 약간 시간을 두었다가 마신다.
● 설탕이나 크림을 상석에 앉은 사람이나 상대에게 먼저 권하는 것이 매너이며, 설탕이나 크림들을 넣은 뒤 너무 많이 젓는 것도 보기에 흉하다.
● 슈거 볼(설탕 통)에서 설탕을 떠와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공용의 슈거래들(일종의 설탕 전용 스푼)을 쓴다. 자신의 티스푼으로 설탕을 떠오는 것은 좋지 않다. 각설탕은 손으로 집어넣어도 무방하다. 서양 사람들은 설탕을 천천히 녹여 처음에는 약간 쓴 맛을 그리고 나중에는 달콤한 맛을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 상대방의 취향을 물어보지도 않고 커피에 밀크와 설탕을 타 주는 일부 한국인들이 있는데, 개성을 존중하는 서구인들에게는 조심해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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