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문화·유적 알리는 명예로운 봉사직
… 50세 이상 시니어 활동 높아
여러 지역의 유적지에 가면 그곳의 역사와 유래, 숨은 사연들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통해 무심코 지나쳤던 표지석 하나에도 세월에 얽힌 사연과 뒷이야기가 있음을 알 게 되고 더불어 우리 선조들의 생활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넓어진다. 이렇듯 유적지 관람이 조금 더 재미있고 풍부해 질 수 있는 이유, 문화관광해설사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성남과 용인에는 은퇴 이후 경력을 살리거나 평소 관심 있던 역사공부를 기반으로 해설 활동을 하는 시니어들이 많다.
게다가 이들의 활동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오랜 연륜과 경험이 묻어난 깊이 있는 해설로 관람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또 은퇴 이후 생기는 시간적 공백을 해설을 위한 연구에 쏟을 수 있고 지역에 대한 애정과 따뜻한 시선으로 새로운 유적지를 개발하는 등 이들이 가진 존재적 강점은 누구보다 크다.
‘내가 가진 열정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보람된 활동’이라며 자긍심 또한 남다른 시니어 문화관광해설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성남ㆍ용인 시니어, 문화 해설사 참여 높아
성남시의 경우 ‘성남문화원’에 소속된 해설사 15명이 교육을 이수하고 해설사로 활동 중이다. 이들의 나이는 평균 50대 후반.
성남문화원의 박미화씨는 “주부, 공무원, 교사 등 은퇴 전 다양한 경력을 가진 중ㆍ장년 이상의 시니어 분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흐름은 용인도 마찬가지. 용인시청 문화 관광부 소속으로 활동 중인 ‘문화관광해설사’ 35명 중 절반이 50대, 60대 이상도 9명에 이른다.
용인시 문화 관광과의 이영선 계장은 “대체로 지역에 대한 관심과 봉사 마인드가 높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스스로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들 시니어 해설가는 대졸 이상의 학력에 은퇴 전 교장, 대기업 임원, 직업 군인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이 특징.
그러나 이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고장에 대한 이해와 애정, 그리고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은 열망이 활동을 북돋아 주는 가장 큰 동력이라고 말한다.
공부하고 진화 하는 문화관광해설사
성남문화원의 문화 해설사로 활동 중인 서종철(63)씨는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우연한 계기로 해설사 교육을 받고 활동을 하게 됐다”며 “취미와 적성에 맞는 일이라 재미를 느끼고 지역의 유적지들을 찾아 움직이고 말하고, 또 공부를 하다 보니 몸과 마음에 활력이 생겨 더 없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용인시 문화광광해설사로 활동 중인 홍의달(61)씨도 은퇴 후 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찾다가 활동을 시작한 경우다. “처음 해설활동을 시작할 5년 전만 해도 친구들에게 해설사 한다는 얘기를 못했어요. ‘관광 가이드’한다는 얘기 들을까봐 머뭇거렸었죠. 그런데 지금은 ‘지역을 알리는 해설가 선생님이 바로 나’라고 당당히 이야기 합니다.”
고장의 문화를 소개하는 활동이 이들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면 멈추지 않는 학습열의는 이들의 역량을 키우는 햇빛이다.
해설사의 역할은 남녀노소 누구든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일. 고장에 대한 역사부터 문화, 지리, 속담, 구전 가요 등 해박한 지식이 전제조건이다. 게다가 인터넷 등 각종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울림을 주는, 깊이 있고 풍부한 해설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도 필요하다. 때문에 이들은 전문 강사를 초빙해 새로운 지식을 충전하고 규칙적인 학습모임을 통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새로운 유적지를 개발해 UCC나 영상 자료로 만들고 고장을 소개하는 번듯한 안내 책자를 만들기도 한다. 이 같은 사례는 작년 8월, 용인시 문화관광해설사들이 ‘용인의 젖줄 경안천’, ‘테마가 있는 산행길’ 등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작품으로 용인시 홍보 UCC 대회를 열어 큰 호응을 얻었던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적성 맞고 보람 있는 활동 원하면 도전 해 볼만
각 지역마다 문화와 유적지, 관광지를 개발해 알리고 홍보하는 ‘로컬(local) 관광 사업’이 활발해 지면서 문화관광해설사들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 용인시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시티투어’를 통해 본격적인 지역 관광 사업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용인의 유적지를 체험과 교육 등 2개 코스로 모아 탐방 하면서 문화관광해설사들을 참여 시킨 것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이영선 계장은 “용인은 비교적 볼거리가 많음에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아, 앞으로 유적지를 발굴하고 안내하는 작업에 해설사들의 역할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예는 광주시의 경우도 마찬가지. 지역의 유서 깊은 유적지인 남한산성 투어에 문화광광해설사들을 투입해 관광 안내를 진행하고 있는 것.
남한산성 문화관광해설사 안규현씨는 “현재 남한산성 문화관광해설사 18명 중 10명 이상이 시니어들이고 이분들의 해설에 관람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서종철(63) 문화 해설사는 “자신의 적성에 맞고 사람을 만나 활동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특히 나이든 어른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보람도 크다”고 전했다.
한편, 지역의 문화관광해설사가 되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수해 자격증을 받으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지역의 문화관광해설사
성남문화해설사
성남문화원에서 2006년부터 진행한 ‘성남 문화해설사’ 수업을 이수한 사람들로 현재 15명이 활동 중이다. 올해는 충원 계획이 없고 내년쯤 모집을 새로 할 예정이다. 향토문화에 관심과 봉사 정신을 갖춘 성남시민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일주일에 두 번, 이론수업과 현장답사를 한다. 수업은 12주 동안 진행되며 ‘성남의 역사와 문화’를 집중적으로 배우게 된다. 수료자에게는 성남문화원의 문화 인증서가 발급되며, 각종 문화 사업에 문화해설사로 활동할 수 있다.
문의 031-756-1082
남한산성 문화관광 해설사
현재 18명이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남한산성의 역사에 얽힌 사연과 인물, 배경, 건축물의 특징 및 정사와 야사, 전설까지 해설로 녹여 내고 있다.
남산산성 투어와 역사관 설명 등 2파트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으며 정해진 교육 시간(140시간)을 이수하고 경기도가 발급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면 해설사로 활동 할 수 있다.
문의 031-746-1088
용인시 문화관광 해설사
현재 35명이 활동 중이다. 용인시 문화관광부 소속의 해설사로 활동 할 수 있으며 해설사가 되면 한 달에 5회~10회 이상 기본적인 해설이 주어진다.
명예 봉사직으로 별도의 봉급은 없으나 차비와 식비로 일일 3~5만원의 실비가 지급된다.
올해는 충원 계획이 없고 내년 초 충원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용인시 ‘시티투어’를 운영하면서 중국어 등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을 우선 선발 할 예정이다.
문의 031-324-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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