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시니어가 사는 법

용인시 문화관광 해설사회 홍의달 회장

지역내일 2010-05-17

용인의 문화 유적,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은퇴 후 이런저런 사업구상도 해보고, 친구들 만나 취미 활동도 해봤지만 오래지 않아 금새 진력이 나던 무렵이었다. 우연히 신문에 난 문화해설사 기사가 섬광처럼 꽂혀 2006년 용인시 문화관광해설사 2기로 출발, 현재 5년째 활동 중이다. 오늘의 주인공 홍의달 문화관광해설사(61ㆍ용인 마북동)의 간단 이력이다.
“유교 집안에서 나고 자라 어릴 때부터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학습이 자연스레 이뤄졌어요. 천자문 배우고 선비문화, 예절이 저절로 몸에 익을 만큼 사대가 집안에서 자랐던 거죠.”
안동지역 뿌리 깊은 유교 집안의 엄격한 환경에서 자란 배경이 먼 미래 문화관광해설사라는 새로운 명함으로 이어지리라고는 홍씨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역사 공부가 좋았고 옛 유적지에서 선조들의 흔적을 엿볼 때마다 저절로 관심이 쏠렸다. 그러던 홍씨에게 해설사라는 직함이 얹어지니 그야말로 물고기가 제대로 물을 만난 셈.
“사람들에게 좀더 생생하고 재미있는 내용을 알려주려면 유적지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 뿐 아니라 그 속에 얽힌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풀어놓아야 합니다. 해설사가 된 이후 5년 동안 입시생처럼 공부 했다면 조금 과장일까요? 하하하”

문화 해설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한다는 자부심 느껴
지금은 베테랑 해설사로 활동 중이지만 은퇴 전에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기업체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했었다. 직장과 아이들 교육 때문에 줄곧 서울에서 살다가 은퇴 후 분당을 거쳐 용인으로 오게 된 홍씨. 용인을 알리는 해설사지만 거주한지는 채 10년이 안된 경우다.
“용인은 저처럼 대부분 외지사람들이 모여들어 도시를 형성한 곳이에요. 수지구나 기흥구가 대표적인 경우죠. 그래서 고장에 대한 이해가 깊지도 않고 잘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우리 같은 문화 해설사들이 고장을 알리고 고장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해설사로 활동하면서 용인이라는 고장에 누구보다 강한 애착이 생겼다는 홍씨.
“용인은 널리 알려진 문화 유적지는 드물지만 교육적인 가치가 높은 곳이 많아요. 민속촌이 대표적인 경우로 국내 어느 곳에서도 찾기 힘든 최고의 교육 장소죠.”
화강암이 많은 지역이라 ‘돌 박물관’이 생겼고 예부터 쓰던 물건이 ‘등잔 박물관’으로 모아졌고 오래도록 터를 지켜온 고택(古宅)이 유적지가 된 것 등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 선조들의 생활과 풍류를 공부하기 좋다는 설명.
아이들에게는 재미난 이야기 할아버지로, 성인들에겐 심도 있는 역사 선생님으로, 고령층에겐 편안한 대화친구로, 그렇게 관람객에 따라 모양과 모습을 바꾸는 다재다능한 해설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 홍씨의 역할. 힘들고 어려운 점도 있을 터.
“나이 불문하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섞여서 오는 경우가 제일 어려워요. 어느 쪽에게 눈높이를 맞춰야 할지 조금 애매하거든요. 그래도 해설하고 나서 만족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고 보람과 만족을 느끼죠.”
홍씨는 문화해설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돈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지만 난 돈은 없으니 내가 알고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해설을 통해 지역사회에 환원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대충 할 수 없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 사회 환원을 제대로 하는 거겠죠.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제가 얻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공기 좋은 유적지를 찾아 걸으며 건강도 좋아지고, 공부를 하니 뇌도 튼튼해져  치매 걱정도 없으니 말입니다. 하하하.”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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