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의 근린상가는 기존 도심 상권과의 차별화와 함께 중소형 아파트로 구성돼 고객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판교 아파트 단지 내 근린상가와 단독주택 단지에 들어선 주택상가에는 소형 수퍼마켓, 세탁소, 제과점, 치킨전문점, 식당 등 생활필수업종들이 영업 중이다.
높은 분양가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권으로 대부분의 상가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초기 선점 전략을 펼치며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가들이 있다. 아직 썰렁할 것 같기만 한 판교 상권에서 월 매출 수천만원대를 올리며 성업 중인 판교 대박집들. 그들만의 특별한 마케팅 전략과 문전성시의 비결을 들어본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파리바게트 동판교중앙점
“죄송합니다, 손님! 오늘 빵 다 팔렸는데요”
“샌드위치가 벌써 다 팔렸네요, 죄송합니다. 손님~”
봇들마을 동양엔파트 상가 1층에 위치한 파리바게트 동판교 중앙점에서는 손님이 찾는 빵이 다 팔려 사과하는 직원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곳은 평일에도 하루 매출 250~300만원을 올리는 대박 빵집. 길 건너편까지 통틀어 30개의 상가가 있는데, 그 중 28곳이 부동산이고 먹을거리를 살 수 있는 슈퍼는 단 한 곳 뿐이다.
“쉽게 사 먹을 수 있고 아이들 간식거리로도 좋아 빵이 잘 팔리는 것 같아요. 신선한 빵을 최선의 서비스로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파리바게트라는 브랜드 파워도 무시할 수 없죠.”
도료업계 CEO 출신의 지형복(56) 사장은 지난해 가을 서울 목동에서 판교로 이사하면서 제과점을 시작했다. 그가 빵집 사장님이 된 건 ‘아이들을 다 키워놓은 후에 작은 빵집을 하나 해 보고 싶다’던 아내 고춘아(54) 씨의 꿈에서 출발했다. 새벽에 본사에서 들어오는 신선한 재료를 받아 샌드위치를 만들기도 하고, 오븐에서 향긋한 빵을 구워내며 부부는 그 꿈을 이뤘다.
“빵집의 하루 일과는 새벽 6시에 샌드위치 재료가 들어오는 것으로 시작해요. 오후 4시를 마지막으로 하루 4번 그날 그날 신선한 빵이 들어옵니다. 워낙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파리바게트가 문을 열어 고맙다는 손님들 인사를 받을 때 기분 좋아요.”
작년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연말, 연초, 발렌타인데이 등 이벤트가 있을 땐 화장실에 갈 짬도 없이 케익을 팔았다고. 하지만 지 사장은 아직 절반의 성공을 이뤘을 뿐이라고 말한다.
“매출이 많아도 높은 임대료가 적지 않은 부담이긴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주변 아파트에 1000여세대가 더 입주할 예정이고, 그때가 되면 매장 확장도 검토할 생각이에요. 욕심이 너무 많다고 할지 모르지만, 저희 부부가 생각하는 최고점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하하.”
문의 031-8017-0089
판교 중국집 1호 짜짜루
“빠라빠라빠라밤~ 딩동~ 자장면 시키신 분!”
판교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작년 2월 서판교 모아 미래도 지하상가 1층에 문을 연 판교 중국집 1호점 짜짜루. 배달직원만 10명에 월 매출 1억원이라는 소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직접 찾아가 물어봤다.
“1억이요? 작년 5~6월 이사철에 가장 많이 팔았을땐 그랬죠. 주문 노트 한 면이 30줄인데, 하루에 7~8쪽 채우는 게 보통이었으니까요. 지금은 그렇게 못 팔아요. 저희 집 이후로 문 연 중국집이 몇 곳인데요.”
짜짜루의 이병옥(50) 사장은 중화요리업계에 몸 담은지 13년차를 맞는 베테랑 요리사. 지난 96년 처음 분당에 들어와 죽전 도담마을, 수지 상현마을에서도 중국집을 운영했다. 주문량의 90% 이상이 배달이다 보니 지금은 주로 배달업무를 관리하면서 주방에는 따로 조리사를 두고 있다.
짜짜루의 배달지역은 운중동 판교원 등 서판교지역 전역. 오픈 초기엔 아파트 등 공사현장 배달이 절반 이상이었다면 지금은 가정집에서 들어오는 주문이 더 많다.
“장사 잘 되는 비결이 뭐냐고 많이들 묻는데, 대답은 간단해요. 메뉴가 수 십가지 있지만 자장과 짬뽕, 탕수육이 맛있으면 그 집은 성공한 거에요. 뭐니뭐니해도 음식점의 생명은 맛이죠.”
음식점이라고 해서 점심, 저녁 끼니때만 바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판교 아파트 입주 초기에는 공사현장이 많아 오후시간 새참으로 자장면 20~30개씩을 배달했다고.
“그땐 점심장사 끝나기가 무섭게 저녁장사 준비하기 바빴어요. 이번에 판교에 들어와 장사하면서 다른 곳이 문 열기 전에 초기 선점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죠.”
홀 서빙과 주문을 맡고 있는 아내 김현아(49) 씨의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10여분 간격으로 울려대는 주문전화. 지금 시각 오후 3시 40분, 판교 중국집 1호점 짜짜루가 여전히 성업 중인 것만은 분명해보였다.
문의 031-8017-1700
판교원마을 신남원추어탕
전통의 맛 그대로 테이블에서 끓여먹는 추어탕
“아직 주변 단독주택들 공사가 한창이라 손님들이 제대로 모이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라 예상했어요. 그런데 개업 한달도 되기 전에 자리가 없어 돌아가시는 손님이 있을 정도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분당 이매동에서 기와집이라는 한정식집을 10년 넘게 운영하던 김종수(70) 사장. 원래 추어탕 마니아인 김 사장이 지난 3월 중순 판교동주민센터 뒤편에 신남원추어탕을 개업했다. 테이블이 20개 있는 50여평의 식당은 점심시간이면 자리가 없어 기다려 먹어야 할 정도다. 특히 10~20여명이 오붓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방은 평일에도 최소한 하루 이틀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고.
“맛있는 추어탕 맛을 찾아 서울은 물론 인천 대구 남원 전주 등 전국 곳곳 안 다녀 본 데가 없어요. 서민음식이긴 해도 좀 더 고급스럽게 먹을 수 있는 추어탕 개발을 위해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이집의 베스트 메뉴는 김 사장이 직접 연구 개발한 신남원추어탕(8000원). 전골냄비에 담겨 나온 추어탕에 깻잎, 부추, 송이, 팽이버섯 등을 넣어 한소끔 더 끓여먹는데 기존 추어탕과는 사뭇 다르다. 금요일 점심시간, 학교 학부모들 모임을 이곳에서 가진 송지원(53·판교동) 주부는 “고급한정식집처럼 실내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음식 맛도 좋아 세 번째 오게 됐다”면서 “뚝배기에 담겨 한그릇 뚝딱 먹고 가는 추어탕이 아니라 전골처럼 채소를 넣어 직접 끓여먹으니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추어탕의 미용영양학적 가치가 알려지면서 매장을 찾는 하루 200여명의 손님 중 70% 이상은 30~50대 여성 손님들이다.
“까다로운 주부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기가 쉬운 일이 아니죠. 맛은 물론 가격, 서비스, 분위기까지 3박자가 맞아떨어져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손님들께 웰빙 건강식을 제공한다는 자부심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의 031-701-7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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