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길을 한참을 달려가니 산속에 이솝 유치원이 보인다.
하얀 집과 푸른 숲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유치원 입구에 들어서니 깔깔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한가득이다, 뭐가 그리도 좋은건지. 아이들의 소리에 절로 흥이난다. 같이 흥이나 반갑게 맞아주시는 한 분, 바로 김현숙 원장님이다. 소녀같이 수줍은 미소가 매력적인 분이다. 말씀하시는 음성은 나긋나긋 골이 난 아이들의 마음도 쉬이 풀어주실 것 같다.
1996년 교육자의 길에 들어선 후 14년이 넘게 유아교육에 몸담아 오신 김 원장님께 어떻게하면 우리 아이를 기쁘해 할 수 있겠냐 묻자 숨고르기를 하신다. 그만큼 중요하고 할 말이 많다는 뜻일 터.
일단 부모가 기뻐야 아이도 기쁘단다. 내가 지쳐있지는 않은지 부모 자신의 정서상태를 점검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단다. 가정의 행복을 말할 때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만족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 칭찬하기보다는 내면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줘야한다. 또 아이의 작은 행동과 말에도 철없이 기뻐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렵지 않다, 오버하며 민망하게 호들갑을 떨고 오지랖을 보이면 된단다. 요즘은 아빠의 역할이 대두되고 있는데 아내가 아빠의 권위를 세워주고 아빠는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게 좋다.
“아이들은 가정에서도 행복하고 원에서도 행복해야합니다” 김현숙 원장의 교육관으로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방편으로 김 원장의 배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배우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 생각해서 항상 공부한단다. 자꾸 새로운 것을 배워 유치원에 접목 시켜 교육하니 주변에서는 원장님을 ‘트렌드세트’라 부른다고.
현재 이솝유치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숲 체험 프로그램’도 거제시에서 처음 도입했다. 아이들에게 숲이 좋은 건 숲에 나가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요즘은 ‘알파걸’이다 해서 남아들이 주눅드는 경우가 있는데 숲에서 지렁이를 잡아 여아들에게 보여주면서 남아들은 소위 말해 ‘기가 산다’고.
이솝친구들은 책도 많이 읽고 악기도 다루는 데 이것도 원장님이 실험정신으로 도입한 것이다. 책을 읽으면 상상력이 자극되는데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고 팁도 살짝 알려주신다. 또한 유아기는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니 음악수업도 해야겠다 생각했단다. 음악을 느끼고 즐기면서 리코더를 배운 아이는 어느새 한 곳을 완주 할 수 있게 되고 성취감을 느끼고 기뻐한다. 요즘 원장님은 ‘다중지능이론연구회’에서 공부하신다. 장점지능과 약점지능을 통해 개별화교육을 하는 실험무대인데 이것도 검증해 실제 교육에 도입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신단다.
원을 운영하면서 어떨 때 가장 보람을 느끼냐는 질문에 이솝복덩이(원생들을 복덩이라 부른다)들이 졸업해서 잘 됐을 때 가장 기쁘다하신다. 동창회를 열어보면 초등학교에 가서도 말도 잘하고 영리해서 감투를 쓰거나 영재반에 뽑히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 번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바바이야기 초대장을 받았는데 하은수라는 졸업생이 듀오로 공연을 하는 가슴 벅찬 일도 있었다.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가슴아픔일도 많다. 그럴때면 그 아이를 위해 남몰래 기도한다는 김현숙 원장님. 앞으로도 쉼없이 공부하는 거제 유아교육계의 새로운 방향을 이끄는 ‘트렌드세트’로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란다.
김경옥 리포터 oxygen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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