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숲으로 올라가는 산책로
주말에 어디를 갈까? 보통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인터넷이나 신문, 잡지를 뒤적여 볼 것이다. 게다가 토요 휴업일까지 겹치면 체험 학습이라는 이름 아래 어디론가 떠나야 제대로 부모노릇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매번 1박 2일로 여행을 갈 수는 없는 법. 먼 곳이 부담스러워 부산 시내를 살펴보면 막상 갈 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 부산은 그저 바다만 바라보는 그런 도시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도 구석구석 잘 찾아보면 생각보다 괜찮은 곳도 많다. 단지 가지 않을 뿐이다.
제향을 올리는 모습
매년 3회 호국 선열을 위한 제향을 거행
동래구 안락동에 있는 충렬사도 마찬가지다. 재미있는 놀거리와 화려한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지만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을 생각하면 한 번 쯤은 다녀와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변에 물어보면 충렬사는 알지만 정작 가본 사람은 많지가 않다. 또 충렬사가 정확하게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는 학생들도 있다.
충렬사는 임진왜란 당시 왜적과 싸우다 장렬한 최후를 마친 동래부사 송상현, 부산첨사 정발, 다대포첨사 윤흥신 등 부산 지방의 순절 선열들을 모신 사당이다. 충렬사에 봉안된 신위(神位)는 모두 93위다. 1605년부터 송공사(宋公祠)를 세워 매년 음력 2월과 8월의 중정일(中丁日)에는 안락서원 주관으로, 매년 5월 25일에는 시민이 주축이 되어 제향(祭享)을 거행해 오고 있는데 충렬사를 찾은 3월 28일에 마침 406회 춘기 제향을 올리고 있었다.
충렬사에서 만난 김종익 학생 역시 제향을 취재하러 왔다고 했다. “청와대 어린이 기자단 푸른누리 소속이에요. 충렬사 제향에 대해 기사를 쓰려고 왔어요”라며 집이 온천동이라 가끔 충렬사를 찾는다고 말했다.
목련이 화사하게 피어있는 충렬사 내 연못
충렬사 경내에서 전통혼례도 가능
충렬사에서는 일반 시민을 위해 전통혼례도 시행하고 있다. 충렬사의 전통혼례는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을 계승 발전시키고 검소한 혼례문화의 정착을 도모하고자 1985년 5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충렬사에서는 혼례장, 폐백실, 의자 등을 지원하고 혼례복, 사진 등 기타 준비사항은 혼례 당사자가 혼례대행업소를 선정하여 혼례를 치르도록 하고 있다. 장소는 충렬사 경내 전통혼례장 및 소의당(폐백실)이고 시간은 10:00~16:00 (10월~익년3월은10:00~15:00), 1시간 간격이다.
충렬사를 찾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잉어
초등학교 사회 교과에 보면 부산의 10대 자랑거리 대해 알아보는 과정이 있는데 충렬사도 포함되어 있다. 한 초등학교 교사의 말에 따르면 학생들이 전국의 유명한 곳이나 해외는 종종 다녀와도 생각 외로 부산의 유명한 곳은 안 가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책에서 읽어서 아는 내용과 직접 가보고 체험한 경우는 느끼는 바가 다르다. 오늘부터라도 시간을 내서 부산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느껴보자. 잘 알지만 잘 안가는 곳이기에 의외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tip
충렬사 내 명상의 숲을 지나면 ‘동장대’로 통하는 산책로가 있다. 호젓하고 경관도 좋아 인기가 많은 곳이다. 매년 6월 1일~10월 31일까지만 개방하니 날짜에 맞춰 가자.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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