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고교생들의 평균학력과 SKY(서울대 고대 연대)진학률의 단순 비교는 자칫 무의미할 수 있다. 평균 학력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진학률이 높은 것은 아니기 때문. 하지만 누가 뭐래도 학력은 진학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강남보다 학력이 높은 분당 고교생들은 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기본 조건을 갖춘 셈. 따라서 과제는 높은 학력과 비례하는 진학률일 것이다.
특목고에 집중된 교육 예산을 일반고 배분하고, 분당지역 진학지도교사단 구성을 통해 학부모와의 소통을 높이는 교육주체들의 다양한 전략 모색이 절실해 보인다.
분당 지역 고교들 경쟁력을 높이기 솔루션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보았다.
일반고 경쟁력 대대적 홍보로 최상위권 잡는 것 급선무
상위권 대학 진학률을 결정하는 것은 상위 10~20%의 학생. 따라서 분당 중학교 최상위권 학생들이 특목고 등 타지역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 학교가 우수한 학생들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는 곧바로 진학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분당지역 중학생의 상위 10%정도가 특목고로 진학하고 있다. 3년 후 대입에서 결과를 낼 수 있는 학생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
올가교육 김홍중 원장은 “특목고 이탈현상은 분당의 일반고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뒤 “매년 400명 정도의 상위권 학생들이 특목고 등으로 진학해 분당을 빠져 나가는데, 이 학생들을 반 만 줄여도 SKY진학률에 있어 분당은 강남을 뛰어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낙생고 전종문 교사 역시 “분당 일반고가 높은 진학률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의 불신이나 오해가 특목고 이탈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학교 측의 대대적인 진학 실적 홍보와 대안 제시로 서울과 특목고로 빠져나가는 인원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월성 교육 강화로 일반고에 남아도 되는 이유 만들어야
카이스트에서 의대에 진학하기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입시변화로 외고메리트가 적어진 만큼 특목고 선호 경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올해부터 상위권학생들의 분당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월성교육 확대, 학교별 특성화교육 운영, 전문적인 진학지도 등으로 상위권 학생들이 분당 일반고에 남아도 되는 이유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중학교때부터 수능을 위한 기초를 다지며 폭넓은 공부를 해온 분당 학생들은 기본기가 탄탄하다. 이 학생들에게 특목고 못지않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실적으로 낼 수 있을 것. 과학중점자율고로 전환한 중앙고에 올해 우수한 학생이 몰린 것은 이를 반영한다. 해외진학반, 미술반 개설한 대진고, 낙생고 발명반, 분당고 과학심화반 등은 진학률을 높이고 있는 좋은 사례다.
대진고 윤경섭 교감은 “대진고는 저마다 다른 학생들의 적성과 재능을 찾아내 맞춤 교육을 위한 반을 개설했다. 교내 교사뿐만 아니라 외부 강사를 영입해 집중지도 함으로써 진학률을 높이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학습 탄력적 운용 필요 요구
대부분의 분당 일반고에서 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자율학습은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기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학생의 자율적 선택이 아니어서 불만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 강남지역 고교들은 대부분 선택에 의해 자율학습을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분당도 자율학습의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다.
고1 아들을 둔 학부모 장순미(서현동)씨는 “자율학습이 반 강제적인 것 같다”며 “아이에게 부족한 부분은 사교육에서 보완하고 있는데 평일에는 시간을 내기 어려워 주말에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격일제나 선택에 의한 자율학습 운영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한편 입학사정관제와 수시 등 입시가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인 자율학습은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이나 특기를 개발할 시간을 제약하기 때문에 입시변화에도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청문학원 김세한 원장은 “SKY 등 명문고 진학을 위한 경로는 수십, 수백 가지가 넘고 그 핵심은 다양성인데 일률적인 자율학습은 새롭게 변화되는 입시에 대비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Mini Interview 분당고 김성수 진학지도 부장교사
“진학에 유리한 다양한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만들어줘야 합니다”
분당고에서만 8년 동안 진학지도를 담당해온 김 교사. 평준화 이후 최상위권 학생들이 특목고로 빠져나가는 비율이 강남보다 많은 것이 결정적으로 진학률에도 영향을 준다고 그는 보고 있다. 때문에 분당 중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 나가지 않고 마음 놓고 분당에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특목고에 비해 일반고가 안정적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분당지역 고교들이 입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가장 먼저 최상위권학생들이 분당 고교들에 지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제안하는 것은 우선 탄력적이면서 특성화된 맞춤식 교육과정 운영이다. 예를 들면 과학중점학교라든가 과학특성화학교, 외국어특성화학교, 수학특성화학교 등을 더 많이 확대하는 것이다.
“특성화교육의 탄력적 적용이란 학생들의 성향을 파악하여 맞춤식 교육과정을 변화하면서 운영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분당고의 경우 일찌기 과학을 특성화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진학지도에 반영하고 있어요. 비전스쿨이나 우수학생 특별관리 프로그램, 교과동아리 같은 것이죠. 특히 올해부터 학생부에 대외수상을 입력할 수 없는 만큼 권위 있는 교내대회를 활성화하는 등 학교 안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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