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지사 후보들의 윤곽이 대부분 확정됐다. 자유선진당 충남도지사 후보에 박상돈 의원이 확정됐다. 한나라당은 후보 추가공모에 박해춘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이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완구 전 지사는 결국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다. 일찌감치 공천이 확정된 민주당 안희정 예비후보와 진보신당 이용길 예비후보는 잇따라 정책을 발표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 공천 확정 = 자유선진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변웅전)는 20일 오전 회의를 열어 충남도지사 후보 공천자로 박상돈 의원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출마를 선언했던 박 의원은 조만간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예비후보로 등록,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 의원은 천안중학교와 대전고, 육군사관학교를 거쳐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았다.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과 아산군수, 서산시장, 충남도청 기획정보실장을 거쳐 2004년 열린우리당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2008년 총선에서는 자유선진당으로 당을 옮겨 당선된 재선의원이다.
박 의원이 충남도지사 후보로 확정되자 그 동안 공천경쟁을 벌여왔던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밀실담합 공천”이라며 “충청민심을 저버린 처사로 이번 공천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그 동안 경선원칙이 불공정하다고 반발해 왔으며, 박 의원이 공천심사 서류를 늦게 제출한 것을 문제 삼아 현재 서울남부지법에 ‘자유선진당 6·2지방선거 충남도지사 후보 신청자격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이 전 장관은 “불공정 경선 시비가 일고 있고 법원의 판결도 앞두고 있는데도 공심위가 밀실담합을 통해 공천자를 확정했다”며 “이번 공천은 어떤 이유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또 박 의원과 자유선진당을 향해 “정부여당에게는 법과 원칙을 요구하면서도 자신들은 이를 헌신짝처럼 짓밟는 공심위의 독선적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면서 “따라서 우리는 국민들과 도민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끝까지 분명하고 공정한 도지사 선거를 치러나갈 것이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며 그 결과에 따라 확고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나라 공천 박해춘 단독 신청 = 한나라당은 충남지사 후보 추가공모를 실시한 결과 박해춘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이 단독으로 응모했다.
중앙당 공심위는 추가공모 마감결과, 이 전 지사는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고 영입인사로 발표했던 박해춘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만 공모에 응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박 전 이사장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전 이사장은 최근 천안에 선거사무실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한편 이 전 지사가 공모에 응하지 않은 것은 본인 스스로 세종시 원안고수 및 불출마 입장을 번복할 명분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전 지사는 작년 12월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발, 지사직을 사퇴하고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완구 카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충남도당은 21일 이 전 지사의 전략공천을 중앙당 공심위에 요구했다. 도당은 건의문을 통해 “이 전 지사가 나서지 않으면 선거에서 공멸한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 전 지사를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안희정,이용길 정책발표 등 발빠른 행보 = 안희정 민주당 예비후보는 22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정책발표회를 갖고 ‘사람 중심의 충남 신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그동안 시·군 지역을 돌며 지지기반을 다져오던 안 후보는 이날 도지사 후보로서의 첫 번째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전국 16개 시도지사가 국정 운영 기조를 토론하고 협의하는 지도자회의 정례화 제안 △500만 충청인과 500만 출향인이 함께하는 충청광역경제권 수립 △창의·혁신·환경의 21세기 혁신농정 △서민·골목경제 보호 등 4대 분야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세부 정책으로는 △16개 시도가 참여하는 가칭 균형발전연구소 건설 △산학연 혁신클러스터 구축과 이를 위한 혁신인재 양성 및 인재 유치센터 설립 △제3세대 산업단지 조성과 강소펀드 조성 △당진항 국가무역항 지정과 항만물류 전담부서 설치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한 광역 단위의 거점급식지원센터 설립 △작목별 조합 구성 및 특성화 영농조합법인 지원 강화 △골목 상권을 지키기 위한 SSM 규제 조례 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특히 “행복도시 수정, 수도권 규제 완화, 부자감세를 저지하지 않고는 충남의 진정한 발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농업발전 전략 없는 발전전략은 가짜”라며 ‘충청 광역경제권’ 건설 추진 등 충청권의 단합과 21세기 혁신 농정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용길 진보신당 충남지사 후보도 연일 정책을 발표하면서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 후보는 20일 “충남지사가 되면 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주거-고용-생활안정책 등 이른바 ‘세바퀴 정책’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의 진보신당 충남도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남지사에 당선되면 적어도 충남에서만큼은 장애로 인한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약속했다.
그는 장애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주택을 건설, 매입해 장애인에게 장기 임대하는 장애인 임대주택제 도입 △단독주택 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지원 △장애인 전세자금 대출 지원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 안정책으로는 △장애인 공정임금제 도입 △지자체 장애인 공무원 의무고용률 상향 조정(3%→5%) △중증장애인 및 장애여성 의무고용할증제 실시 등을 제시했다.
또 생활 안정책으로는 △활동보조서비스 확대 △장애여성 임신·출산·양육 지원 △장애아동 통합복지시스템 구축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앞서 13일에는 공공·무상의료 실현 공략도 발표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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